저는 원대한? 계획이 하나 있습니다.
와이프와 함께 투어 다니는건데요.
대학때부터 제 뒤에 탠덤 잘 하고 다녔고
최근에도 우랄 옆자리 앉아서 잘도 쫑알거리면서 투어 다니는걸 마다해 하지 않더군요.
캠핑 갔던 성주 경천섬에서 전동바이크를 빌려 탔는데 스스로 운전하며 바람을 가르는 이륜차의 매력을 느끼는 듯 하여 계획을 실행합니다.
여러 바이크를 물색하다가 전동바이크와 비슷한 느낌의 줌머를 하나 업어왔고 시장 보러 다닐때 쓰라며 툭 던져 줬더니 꽤나 재미있게 타고 다니더군요.
제 궁극의 목표는 스포스터 1200을 타게 하는 것인데요.
이제 계획에 따라 배기량을 좀 늘려줘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친구가 갖고 있는 줌머x(110cc)를 빌려서 줌머와 함께 트레일러에 싣고 만추의 배냇골로 향해 봅니다.
미리미리 준비해 뒀던 할리 FXRG 가죽 자켓과 핼멧, 장갑을 착용케하고 양산 종합운동장에서 출발. 에덴밸리를 지나 도래제를 넘어 배냇고개와 배내골을 거쳐 다시 양산 종합운동장으로 돌아오는 코스입니다.
다녀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이 언덕이 상당히 경사가 심한 고개라 평지 최고 시속 60키로, 언덕길 최고 시속 20키로인 줌머로 오를수 있을까 의문이긴 합니다.
심각한 표정으로 와이프에게 교통 흐름에 저속 바이크가 위험할 수 있으니 빌려온 줌머x를 와이프가 타는게 좋겠다고 꼬드겨 봅니다.
넓은 주차장에서 한두바퀴 돌아보더니 탈수 있겠답니다. 아싸! 계획 성공!!
드디어 길을 나섭니다. 할리 가죽 자켓 쫙 빼입고 로드는 50cc 줌머 리어는 110cc 줌머x의 기이한 투어가 시작되었습니다.
에덴밸리 오르는 길에 세나로 이야기 하며 참 많이 웃었습니다. 오르막 25킬로미터 속도로 오르는 저희를 지나쳐 가는 라이더들에게 열심히 손 흔들어 주며 “줌머야 힘을 내!!“라 외치며 높은 경사를 오릅니다.
제 와이프는 압도적인 고배기량(!!)인 줌머x의 토크와 스피드를 즐거워합니다. ㅋ⫬ㅋ⫬ㅋ⫬ 제 계획대로 되어가고 있습니다.
혹여 퍼지면 어쩌나 걱정했던 두 대의 줌머는 트러블 하나 없이 고개를 올랐습니다.
가을 바람을 가르며 짙은 단풍을 즐기며 저속이지만 투어를 함께 하니 기분이 좋습니다.
원래 저는 투어 나오면 점심도 안먹고 싸돌아다니는데 오늘은 와이프 취향에 맞춰 줘야 합니다. 뇌물이 필요합니다. 저 혼자라면 절대 안 갈 카페에 들러 커피를 마시며 쉬었다 갑니다.
도래제를 넘고 배내고개를 지납니다.
점심시간이 많이 지났는데도 밥 먹자는 소리를 안하네요.
스피드에, 풍경에 취한겁니다. 배고픈줄 모르고 길 위를 달리는 기분. 달려본 사람들은 다 아는 그 기분.
오후 3:30분이 넘어서야 식사를 하고 짧은 해가 기울어 싸늘해지는 산길을 달려 출발지로 복귀 했습니다.
지인에게 빌린 줌머x를 돌려주며 잠시 카페에서 이야기를 나누며 슬쩍 떠 봅니다.
“배기량 좀 높은걸로 바꿔줄까??”
와이프는 줌머가 너무 좋답니다. 귀엽고 실용적이라네요. 제 잔꾀에 쉽게 넘어가지는 않네요.
“다른 오토바이 사려면 당신이 갖고 있는 바퀴 하나 정리하고 사든지 해!!”
혹 때려다 붙이게 됬네요.
하지만 제 계획은 멈추지 않습니다. ㅋ⫬ㅋ⫬ㅋ⫬
제 와이프의 첫 투어 이야기였습니다.
첫댓글 한동안 소식이 안 올라와 매우 궁금했었는데 새로운 계획을 세우고 계시군요. 부부라이더의 멋진 모습을 그려보며 응원합니다. 깨발랄한 따님과의 우랄바이크 투어는 계속 이어지시는 건가요?~~
관심가져 주시고 응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부부 라이더 보면 같은 취미를 갖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모습이 부러웠습니다. 그래서 원대한 계획을 실행중입니다. ㅎㅎ. 제 딸과 주말마다 전국일주는 소소하게 하고 있는데 동영상 편집하는게 여간 손이 많이 가고 시간이 많이 들어서 메모리에 가득 채워 놓고 손도 못대고 있네요. 이제 밀린 숙제를 좀 해야겠네요. 응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철저하게 계획하시고 준비한 대로 실행에 옮기셔서 작전이 성공하시길 기도 드리겠습니다. 글을 읽는것 만으로도 행복함이 묻어나옵니다 부럽습니다. 항상 안전한 라이딩 하세요
응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차곡차곡 계획대로 실행해 보려 합니다만 와이프가 호락호락 넘어오지 않네요. 차분하게 좀 기다리며 꼬드겨 볼랍니다. ㅎㅎ. 앞으로도 진행이 되면 소식 알리겠습니다.
글 읽는내내 제 입가엔 어느새 미소가...
부럽습니다 그리고 부부라이딩 응원합니다
항상 안라하세요~~
재미있게 읽으셨다니 고맙습니다.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의 소중함을 알기에 같이 하는 놀이를 만드려고 노력중입니다. 앞으로도 재미있는 에피소드 생기면 글 올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다음 스토리가 벌써 기다려집니다~
안라하시고 화이팅~~
성원해 주시고 후기를 기대해 주신다니 마음이 들뜨고 무슨 스타가 된 것 같아 마음이 구름위를 나는 것 같네요. 겨울에는 일단 잠시 쉬고 내년 봄 되면 다시 꽃놀이 함께 다니며 바람을 잡아볼까 합니다. 좋은 소식 있으면 꼭 글 남기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재밋어요 후기도 꼭 올려주세요
제 롤모델이십니다
아휴. 롤모델이라 하시니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우리가 자유로움을 만끽하며 라이딩 하는 그 기분을 가족과 함께 나누고 싶다는 생각은 누구나 같을거라 생각합니다. 저도 조금씩 노력하겠습니다. 응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부럽습니다^^
그리고 성주아니고 상주 경천섬입니다^
항상 안전하게 운행하이소^^
칭찬해주셔서 감사합니더. 맞네예. 성주가 아이고 상주네예. 상주 자전거 박물관?에서 제 둘째딸은 두발 자전거를 처음 성공했고, 제 와이프는 전동 스쿠터를 운전하며 두바퀴의 매력을 맛보게 되었네예. 그래서인지 상주 경천섬을 생각하면 기분이 참 좋아집니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