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용서하지 마오

[촌할배 공대봉]

나를 용서하지 마오

남편이 세상을 떠난지 벌써 8년...

신혼때부터 남편은 밖으로만 돌았고 툭하면 온몸에

멍이 들도록 나를때렸다.

둘째가 태어나도 달라지지 않던 남편은

언제부턴가 자꾸 숟가락을 놓치고 넘어지는 것이었다.

정도가 심해져 진찰해보니

소뇌 위축증... 운동능력상실, 시력장애에 이어

끝내 사망에 이른다른 불치병이였다.

병수발을 하며 생계를 잇기위해 방이 딸린 가게를 얻었다.

남편의 몸은 점점 굳어갔다.

그 와중에도 남편은 좋다는 약과 건강식품, 갖고싶은 물건을 사오라고 고집부려 내속을태웠다.

그렇게 8년을 앓다 미안하단 말한마디 없이 세상을 떠났다.

세월이 흘러 큰애가 군대 가던날은 남편이 더없이 원망스러웠다.

등록금이 없어 가게된 군대였기 때문이다.

건강할때는 술만먹고, 아파서는 약값과 병원비에,

죽어서는 아플때 진빛갚느라 아들 등록금도 못내다니...

평생 짐만 주고간 남편과 영혼 이혼이라도 하고싶었다.

얼마전에는 작은아이 등록금을 마련하느라

집을 팔고 지방로 이사하게 되었다.

짐을싸고 빠진물건이 없나 살피다가 버리려고 모아둔

책을 뒤적였다.

그 사이에서 눈물인지 침인지로 얼룩진 누런종이에

쓰인글을 발견했다.

"애들 엄마에게...

당신이 원망하고 미워하는 모진 남편이오.

언제 죽을지 모르는 나를 살펴주어 고맙소.

난 당신에게 미움을 받아야 마땅하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하는 말 같구려.

여보, 사랑하오!

나 끝까지 용서하지마오.

다음 생에 만나면 그때는 좋은남편, 좋은아빠가 되겠소."

손에 힘이없어 삐뚤삐뚤하게 쓴 남편의 편지를 보는

내 얼굴에는 눈물 콧물이 범벅되어 흐르고 있었다.

기구한 운명을 타고난 한 여인을 알고있습니다.

그녀는 아내라는 직분 때문에 남편을 사랑하고

자식과 가족을 사랑했지만

결국 남편은 그녀에게 무거운 짐만 남겨둔 채

먼길을 훌쩍 떠나갔습니다.

둘이서 함께 가도 버거운 삶,

홀로 세상을 살아간다는 것이 여간 힘겹지 않지만

그녀는 오늘도 남편의 마지막 편지를 닳아 없어지도록

읽고 또 읽으며 기억 저편 너머로 사라져간 그리운 파편들을

줏어 모으고 있습니다.

모든 공감:

1.8천1.8천

[촌할배 공대봉]

펌한 글인데...
맘이찡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