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신의 계약자 -Ⅰ 마신 크로비스 #1
정령계는 언제나 조용했다 물론 4개의 여러가지 하급 정령들이 뛰노는 소리가 있긴 했지만
왕들의 공간에는 왕을 보필하는 몇몇 상급 정령외에는 아무도 없었다.
뭐 그 예외로 현제의 엘퀴네스가 있다만...
"쿡쿡, 그래서 크로비스, 나이가 십만넘으면 뭐 파티라도 하게?"
"흠... 그것도 좋은 생각인걸? 마계의 분위기를 칙칙한거에서 신계처럼 화려하게 바꿔볼까 큭큭."
"그 전에 마족들 면상부터 바꿔야될꺼다."
엘퀴네스의 나이 만 삼천 구백 스물 넷.
정령왕의 나이치고는 이제 거의 소멸의 시기에 가까워지는 엘퀴네스였다.
4대 정령왕들중에서도 가장 능력이 좋기로 소문난 엘퀴네스는 신들중에서도 가장 오래살고 가장 신력이 높다는
마신 크로비스와 '절친한'사이 였다. 이런걸 끼리끼리 논다고 해야하나...
"근데 엘퀴네스, 너 유희안나가? 이프리트랑 트로웰은 지금 유희중이라면서?"
그러자 엘퀴네스는 부럽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중얼거렸다.
"계약중인 드래곤이 있긴 있지만 유희는 인간 계약자와 해야 재밌다니까... 이프리트는 지금쯤 또 귀족의 영애나
그런 신분으로 유희중일 테고 트로웰은 저번에 나한테 용병으로 유희를 지낸다고 한거 같은데..."
"어이, 엘퀴네스가 인간한테 소환되기를 바라는거야? 내가 구만년동안 살면서 엘퀴네스들과 친분은 다 있었지만
그중 인간에게 소환된 놈들은 두명이었나? 참 바랄것도 바래라 엘퀴네스는 인간이 소환하기에는 힘들다고~"
엘퀴네스는 크로비스의 말을 듣고 살짝 인상을 찌푸리면서 투덜거렸다.
그 모습을 보던 크로비스는 크흣 하고 웃으면서 엘퀴네스에게 부탁해 물을 한잔 들이켰다.
"근데 크로비스, 마신도 인간과 계약할 수 있지 않아?"
"어 할 수 있는데 어느 인간이 마신의 힘을 빌리려고하겠냐? 인간들에게 마족은 악마라고 인식되고 있으니...
크흑! 정작 그들의 왕이자 신인 나는 이렇게 좋은 놈인데! 이건 불평등이야!"
그렇다.
마계에는 마왕이란 존재가 없는 대신 마계의 모든 것을 마신이 다스리고 있으므로 마신 또한 인간과 계약할 수 있지만
그 계약은 정령들이 인간과 하는 계약과는 조금 다른 성질을 가지고 있었다.
그렇다고 모든 신들이 인간과 계약할수는 없다 이모든게 구만년 일생에서 착한짓만 해오고 열심히 일한 크로비스에게
내린 주신의 선물이랄까...
그렇게 계속 정령왕과 마신의 대화가 이어지고 있을 때 갑자기 나타난 소환진으로 부터 중급 천사 첸이 나타났다.
그리고 첸은 마신 크로비스에게 다급한 표정으로 말했다.
"크로비스님, 소집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런데 소집 주제가..."
"팬더모니엄에서 녀석이 탈출한건가? 이거 또 중간계에 나갔다와야겠는걸?"
"크흑 어떻게 그걸..."
당황한 첸에게 크로비스는 이런일이 한두번 아닌거 알면서 왜묻냐는둥 그렇게 말하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엘퀴네스에게 손을 흔들어주고서는 언령을 사용해 텔레포트를 시작했다.
팬더모니엄...
'더글러스가 탈출할거란 것은 예언의 신이 말해준 대로군.'
더글러스.
모든 것은 7만년전의 일이 었다.
원래 애초에 주신은 마계를 다스리는 자로 마왕을 두었고 그 위로 마신인 크로비스를 창조했고 약 2만년이 흐르고
새로운 마왕으로 추대된 더글러스는 재위초기에는 꽤나 좋은 정치로 크로비스를 비롯해 다른 신들에게도
이쁨(?)을 받는 존재였다.
하지만 더글러스도 언젠가 부턴가 권력에 욕심을 가지게 되었고 불노불사의 신들이 부러워지게 되었고 마침내
자신도 마신을 비롯해 여러 상급신에 버금가는 힘과 생명을 가지기위해 마계의 괴수란 괴수는 죄다 모으고
될수 있는 곳까지 힘을 뻗어 심지어 드래곤과 몬스터까지 가담하게 되었다.
게다가 상급신이 그렇게 흔치 않은데다 7만년 전이라면 지금의 반정도의 숫자밖에 존재하지 않았던 상급신이다.
결국 크로비스는 자신 휘하의 종족들이 일으킨 이 반란을 직접 해결하기 위해 주신에게 허락을 받고 자신과 뜻이 맡는
몇몇 상급신들과 신계를 지키는 천사들과 함께 더글러스의 반란군을 토벌하기 위해 출전했다.
이때 주신이 크로비스에게 만들어준 검이 엑소시트.
4대 원소 물, 불, 땅, 바람의 힘을 다룰수 있고 마신의 높은 능력을 더 높일 수 있는 신계 최고의 무기였다.
하지만 더글러스도 그 때까지 최고의 마왕이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였으니.. 게다가 그쪽 편에는 드래곤마저 가담해
있었다.
물론 전쟁의 승패는 마신이 이끄는 신계의 승리였고 더글러스는 마신의 엑소시트에 당한채 마계 최하층에 존재하는
최악의 감옥이자 봉인된 공간 팬더모니엄에 더글러스를 봉인시켰다.
마왕의 반란이라고 신계에서 몇몇 상급신들에의해 기억되는 이 전쟁에서 크로비스는 결코 잊을 수 없던 일이 있었다.
어쩌면 그 이유 때문에 크로비스가 지금까지도 홀몸일지도...
'쳇, 그 때 확실히 죽였어야됬나?'
첸에게 들어본바에 의하면 더글러스가 팬더모니엄에서 사라진것을 발견한건 일주일전.
현재 그의 행방은 행방불명이고 열다섯명정도의 상급신들이 호출을 받았다.
텔레포트의 끝에는 신들의 회의가 열리는 거대한 신전이 있었다.
크로비스는 앞에 있을 일에 한숨을 짓고 문을 열면서 나름 쾌활한 표정으로 들어가면서 말했다.
"마신 크로비스 납시오~"
이 융통성 없는 신들...
사태가 사태인 만큼 여신들 마저도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자리에 앉아있었지만 신계에서 최고의 능력과 주신의 사랑,
최고의 연령(?)을 자랑하는 크로비스가 등장하자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그에게 인사하고는 다시 자리에 앉았다.
가장 먼저 입을 연건 크로비스와 평소 사이가 썩 좋지않던 전쟁의 신 콘라드였다.
"7만년전의 망령인가? 우리의 마신님은 왜 그 때 그를 죽이지 못한걸까? 그렇게 잘나신 분이."
"허억!"
주변의 몇몇 상급신들이 그런 콘라드의 막장발언(?)에 들이키던 물을 내뿜으며 당황한 표정으로 크로비스를 바라봤고
크로비스는 별일 아니라는 듯 다른 신들에게 살짝 미소를 지어주며 안심시키고 콘라드에게는 특유의 카리스마를
발휘하며 한자한자 힘을 주어 말했다.
"전쟁을 좋아하는 전쟁의 신이 한 종족을 창조하고 그 종족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며 느끼는 감정을 알 수 없겠지?
난 내가 창조한 마족들에게 부모같은 존재다. 한번더 그런 발언을 할시 주신이 말린다해도 더글러스를 잡기전에
네놈의 목을 마계 중앙광장에 걸어두지."
이게 바로 마계의 상급신 크로비스의 진면목일까...
평소 그의 웃는 얼굴 뒤에 숨겨진 날카로운 카리스마를 알고 있던 몇몇 상급 남신들은 제발 콘라드가 반박을
하지 말아줬으면 하는 표정으로 콘라드를 힐끔힐끔 봤고 그런 모습에 눈에 불을 키고 짧게 탄성을 지르는
빛의 여신, 생명의 여신, 사랑의 여신, 밤의 여신들...
콘라드가 쳇하고 고개를 돌려버리자 안도의 한숨을 내쉰 학자의 신 헨리는 이곳에 모인 이유를 설명하면서
앞으로 해야할 일들을 정리하고자 모두를 집중시키고 있었고 그러는 가운데 크로비스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더글러스에 관한 건은 내가 해결하지."
그러자 헨리가 살짝 입을 떨면서 그를 말렸다.
"하지만 아무리 크로비스라고 해도 더글러스를 막는건 무립니다. 7만년 전에 저도 당신과 같이 전쟁에 참여했습니다만
더글러스는 이미 마왕의 범주를 뛰어넘은 존재입니다."
헨리의 말을 듣고 몇몇 여신들과 남신들이 헨리를 도와 크로비스를 말렸지만 크로비스는 그런 그들에게 안심하라는
듯 미소를 지어주면서 말했다.
"걱정 마세요들, 마신의 이름을 걸고 그 놈에 대한건 제가 완벽하게 해결하겠습니다."
그리고 크로비스는 더 이상 회의를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는지 문을 열고 나가버렸고 그대로 남겨진
상급신들은 서로서로 고개를 떨구고 뭔가 잘못됬다는 듯 한숨을 내쉬고 있었다. 그 때 한남자의 목소리가
회의장에 울려퍼졌다.
"걱정하지 마라, 크로비스는 어떻게해서든 더글러스를 처리할태니까."
그 말을 한 장본인은 신계에서 크로비스 다음으로 연령이 많은 명계의 상급 신 길버트였다.
크로비스와 오랜시간 같이 지냈고 헨리와 같이 마왕의 반란에서 크로비스를 도와 전쟁에 참여했고 신계에서
크로비스와 두툭한 친분을 유지하고 있는 신이었다.
"하지만..."
"너희들은 왜 이곳에 있는 한 자리가 비어있는줄 아나?"
길버트의 질문에 헨리를 비롯한 여러 신들이 고개를 갸우뚱하면서 평소에는 별로 관심이 없던 비어있는 한 신의
자리를 바라봤다. 그리고 헨리가 왜 그러냐고 물어봤지만 길버트는 그냥 알거 없다고 말하고서는 회의 끝이니
다들 돌아가보라는 말을 하고 문을 나섰다.
'비어있는 여신의 자리는 지혜의 여신... 크로비스의 첫번째이자 마지막 연인이었던가?'
첫댓글 움.......안타까운 마신의 과거..............네요.........
그런듯 하하......
으흥으흥 마신은 순애보??
ㄷㄷ 그렇게 되는건가요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