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는 머리가 큰 게 아니고 입이 커서 대구일 겁니다.
경상북도 대구시가 아니라 생선 대구 이야깁니다. 예전에 부산 쪽에서 온 후배가 서울은 '대구 뽈찜'을 제대로 하는 집이 없다고 투덜거려서 물었더니 남쪽 지방에서는 대구 뽈찜이 인기가 높은 안주라고 했습니다.
저는 안 먹어 본 것은 꼭 먹어봐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이라 부산에 갔을 적에 친구에게 그 얘기를 했더니 왜 무산까지 와서 겨우 대구 뽈찜을 먹느냐고 면박만 받고 먹어보진 못했습니다. 서울에선 대구탕은 팔아도 대구 뽈찜은 흔히 볼 수 있는 게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러다가 몇 년 전에 공덕동 시장 안에서 한 번 시켜 봤는데 그런대로 괜찮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어디 전문으로 하는 집이 있으면 가 볼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게 그게 그렇게 눈에 띄는 곳이 없어서 잊고 지냈는데 어제 마포역 부근에서 한 곳을 찾았습니다.
대구탕과 뽈찜을 전문으로 한다는 집인데 들어가서 뽈찜을 하나 시켰습니다. 뽈찜이 나온 뒤에 보니까 일번적인 해물찜과 차이가 없습니다. 콩나물 위주에 생선 고니와 알집이 들어 있는 해물찜집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그런 모습이라, 이게 해물찜이지 어디 뽈찜인가 하고 뒤적였더니, 대구 대기라가 하나 있는 했습니다.
대구 대가리가 큰 거였다면 그래도 좀 발라 먹을 것에 있을지도 모르지만 어디 동태 대가리만한 거 하나가 잔부였습니다..... 그럼 차라리 해물찜이라고 하지 그게 무슨 대구 뽈찜이라는 얘긴지,,,, 그럭 저럭 셋이서 소주 여섯 병 정도 마셨는데 양이 적은 편은 아닌 것 같습니다.
다만 대구 뽈찜이라고 하려면 대구 대가리가 주가 되어야 하는데 콩나물에 다른 해물이 3/4이 넘는다는 게 문제였습니다.
時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