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뫼’는 사람의 무덤을 일컫는 말이지만, ‘산’의 방언이기도 하다. ‘태산이 높다 하되 하늘 아래 뫼이로다’로 시작되는 양사언 선생의 시조에 나오는 그 뫼다. 뫼가 수식어를 거느리는 접두사로 쓰이면 ‘묏’의 형태로 붙는다. ‘묏자리’, ‘묏등’처럼 말이다. 물론 이 경우는 무덤과 연관된 표현이다. 식물 이름 앞에 ‘묏’이 붙은 게 몇 가지 있다. 묏대추나무, 묏미나리, 묏장대, 묏황기, 묏억새 등이 그것이다. 이들 식물 이름 앞에 붙은 ‘묏’은 산 또는 무덤을 의미할 수도 있지만, 이 경우는 ‘야생의’의 뜻을 더하는 말인 ‘멧’의 의미에 더 가깝다. 오늘 소개하는 묏대추나무도 그렇다.
묏대추나무는 갈매나무과의 잎지는넓은잎중간키나무다. 전국의 마을 주변이나 산기슭 등에 분포한다고는 하나 개체가 그리 많지 않은 편이다. 나무 높이는 10m에 달하며 나무껍질은 회색을 띠고 새로 돋은 가지는 연한 녹색, 묵은 가지는 회흑색을 띤다. 대추나무의 나무껍질은 흑갈색이며 거칠게 벗겨지고 잘 터진다. 잎은 어긋나기로 달리고 달걀 모양이며 윤채가 있고 가장자리에 둔한 톱니가 있다. 잎 아랫부분에 3개의 큰 맥이 발달하며 턱잎은 가시로 변한다.
5~6월 잎겨드랑이에서 작은 담녹색 꽃이 2~3개씩 달린다. 열매는 공 모양 핵과로 9~10월에 암갈색으로 익는다. 열매는 먹을 수 있으나 대추나무보다 현저히 작고 과육도 적다. 대추나무 열매는 타원형이지만 묏대추나무는 열매가 둥근 편이며 나무에 가시가 더 많다. 씨도 확연히 다르다. 대추나무 씨는 길쭉한데 묏대추나무 씨는 둥근 편이다. 묏대추나무는 생장이 느리지만, 재질이 단단하고 문양이 아름다워 목재는 도장목으로도 쓰인다. 한방에서는 종자를 ‘산조인(酸棗仁)이라 부르며 불면, 번갈, 허한, 심복한열 등에 약용한다. 특히 불면증에 볶은 종자를 끓여 차로 마시면 효과가 있다.
글/사진 : 정충화
첫댓글 오늘 수업시간에 선생님께서 묏대추이야기를 하시네요. 선생님 글을 보니 도움이 많이 되네요.감사합니다
공교롭군요. 도움이 되셨다니 기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