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스라엘군이 하마스 최고 지도자를 사살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네타냐후 총리는 전쟁을 끝내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미국과 유럽 지도자들의 경고나 만류가 별 소용 없다는 것은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러나 이스라엘 역시 중동의 일원인 만큼, 자신이 서 있는 땅을 파괴하고 자신의 이웃을 살해한 대가를 반드시 치르게 될 것이다.
2. 국제법에 따르면 무력 사용은 유엔현장 7장에 따르면 두 가지 경우에만 가능하다. 1) 정당한 자기 방어 또는 2) 유엔 안보리가 공격을 승인한 경우이다. 이스라엘은 이 가운데 어느 하나에도 해당하지 않지만 미국은 이 문제에 대해 답변을 회피하고, 이스라엘은 답변 자체를 거부한다.
3. 국제법은 언제 이렇게 무력해졌을까? 가까운 기원을 따지자면 미국의 아프간 및 이라크 침공일 것이다. 9.11 테러는 결코 이 전쟁을 정당화하지 않는다. 미국은 자국에서 제2의 테러 공격을 막은 것도 아니고, 그저 평범하게 침략 전쟁을 벌였을 뿐이다. 범죄인(빈 라덴)을 인도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타국을 공 격하는 게 정당한지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4. 이유는 복잡하지 않다. 미국의 분노가 두려웠기 때문이다. 스리랑카나 말리의 고층 빌딩이 테러 공격을 받아 수백명이 죽는다고, 테러리스트가 거주한 국가를 침략하는 걸 찬성하는 나라는 없을 것이다. 물론 언제나 그렇듯이, 미국은 예외다. 그렇게 세계 거의 모든 나라가 9.11 희생자들의 아픔에 눈물 흘리면 서, 또다른 인간들을 죽이는 전쟁에 찬성한 순간, 국제법은 무력해졌고, 유엔은 제2의 국제연맹으로 전락했다.
5. 지금 유럽 국가들은 어째서 러시아의 침략에 맞서는 전세계적 연대가 이루어지지 않느냐고 절규한다. 그러나 유럽 국가들은 그 동안 우크라이나는 멀리 있는 아프리카나 아시아 국가가 아니다. 우리의 이웃이다'라는 논리를 펼쳤다. 그러면서 비유럽 국가들이 함께 러시아를 규탄하고 푸틴에 맞서길 원한다. 유럽은 그렇게 여전히 자신들의 내부에 있는 유럽우월주의, 유럽중심주의를 드러내 버렸다. 그러면서 유럽은 왜 우크라이나와 팔레스타인은 다르게 취급하는가라는 질문에 침묵한다.
6. 국제법이 껍데기만 남는 것, 유엔이 무력했지는 것은 어찌보면 시작부터 예견할 수 있는 일이었다. 인간의 본능은 언제나 전쟁으로 기울며, 평화는 언제나 일시적이고 위태롭기 때문이다. 문제는 좌파, 진보, 평화주의 진영조차 9.11 이후 미국의 폭주를 막지 않은 것이다. 소련이 무너친 뒤에도 좌파가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좌파의 힘은 핵무기나 인공위성이 아니라, 다수의 명분에 의문을 제기하고 저항하는 데서 나오기 때문이었다. 탈레반의 인권침해', 후세인의 독재' 등의 이유를 대며 미국의 전쟁을 지지하 거나 묵인한 순간, 세계의 좌파, 적어도 미국과 유럽, 일본 등 강대국의 주류 죄파들은 소멸했다고 봐도 좋을 것 같다.
첫댓글 요즘 유투브나 쇼츠 등을 보면 기독교(개신교)가 sns를 통해 굉장히 공격적인 전도 활동을 펼치던데.. 우파나 자본주의 지지자들이 단지 물질이나 돈 만으로는 움직이는 게 아니라 기독교라는 정신적 지주가 있다. 기독교가 변형 훼손된 것인지, 원래 본질적으로 호전적인지 알 수 없으나 종교가 제 구실을 못하고 있는 것만은 확실하다. 좋은 글 잘 읽었고 건투를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