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야 아버지의 한을 풀고 국가유공자로 등록할 수 있는 길이 열렸습니다" 김종규씨(70·부안군 계화면)는 지난 18일 전주지검 군산지청으로부터 60년만에 아버지의 재직증명서를 발급받았다. 아버지(김승조)가 한국전쟁 당시 군산지청 검사보로 근무했다는 사실이 확인되는 감격의 순간이었다. 김씨는 민원인의 한을 풀어주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한 군산지청 김종률 지청장과 한인수 민원실장에 재차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김씨가 군산지청 민원실을 찾은 것은 지난달 24일. 그는 "내 아버지가 6.25사변 당시 군산지청에 검사보로 근무하다가 북한군에 피살됐으나, 법무부에 인사기록이 없어 국가유공자로 등록을 못하고 있다"는 진정서를 제출했다.
김씨에 따르면 아버지가 한국전쟁 때 북한군에 체포돼 부안 인민경찰서에 수감된 뒤 검사라는 신분 때문에 모진 고문을 당하고, 1950년 9월26일 부안군 백산면 평교리 망산에 생매장당했다. 김씨는 부친의 명예 회복을 위해 10년넘게 법무부 등을 찾아 다녔으나 헛수고였다.
김씨의 억울한 사연을 들은 김종률 지청장과 한인수 민원실장은 법무부와 대검찰청, 법원행정처, 지역 일간지 등의 기록을 조회하기 시작했다. 군산지청은 '한국검찰사(1976년 대검찰청 발행)' 424쪽에서 퇴직검사 명단에서 '김승조'라는 이름을 발견했고, 국가기록원 사이트에서 관보 확인작업을 했다.
글씨가 작아 돋보기로 일일이 확인해야 했다. 드디어 1949년 2월24일자 관보에서 '김승조, 검사보에 임함, 전주지방검찰청 군산지청검사보에 보함'이라는 내용을 찾아냈다. 군산지청은 이를 근거로 이날 '검사보 김승조, 재직기간 1949.2.23∼불상'으로 재직증명서를 발급하고 김씨를 위로했다.
한인수 민원실장은 "힘든 작업이었지만 민원인의 한을 풀어줄 수 있어 기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