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6. 22. 달날. 날씨: 더워서 움직이면 자꾸 땀이 난다.
다 함께 아침열기-책읽기-점심-청소-몸놀이(단오 놀이)-글쓰기-마침회-교사회의
[숲 속 놀이터와 산딸기]
아침 산책 길 산딸기 따기는 줄곧 됩니다. 지난 주와 달리 굵고 붉은 산딸기가 주렁주렁 열려있고 맛도 더 들었습니다. 이번 주 부지런히
따먹어야 때를 놓치지 않겠어요. 다 함께 아침열기 때 아이들에게 많이 따먹으라고 알려주었는데 모둠마다 산딸기 따러 가네요. 그런데 산딸기가 많이
열리는 곳이 여러 군데인데 응달쪽은 다음 주 쯤 절정에 이를 것 같고 해 비치는 곳은 이번 주가 한창이지 싶습니다. 지금 추세대로 따면 실컷
따먹고도 효소 만들 양이 꽤 나올 것 같아요. 아이들이 딸 만한 곳이 있고 선생이 따야 되는 곳도 있으니 자연스레 선생이 딸 게 많습니다.
아이들은 따서 효소 담는 것보다 따먹는 재미가 더 좋습니다.
다 함께 아침 열기 때 주말 이야기를 하는데 아이들이 토요일에 축구 했던 걸 많이 말합니다. 어른들이 아이들이 축구 욕구를 채워주고 있어
좋습니다. 부모님들이 나서서 우리 아이들로 키우는 모습이 참 아름답고 고맙기만 합니다. 아침 나절 책 읽기 시간에는 과학자와 인물 책 읽는 데
반을 쓰고 자유롭게 책을 읽는데 시간의 반을 썼습니다. 책읽고 글쓰기는 다음으로 미루고 온전히 책 읽는데 공을 들이자는 아이들 마음에 오늘은
글쓰기가 귀찮은 것도 들어있지만 다음에 하면 그만이기에 책 읽기에 푹 빠집니다. 책 읽기 시간 앞서 잠깐 피리를 불며 노래를 만드는데 한 소절이
완성됐습니다. 이번 주면 또 한 곡이 나올 것 같아서 좋습니다.
낮 몸놀이는 단오 놀이를 하기로 했습니다. 지난 주말 메르스 여파로 단오잔치가 취소되어 우리끼리 단오 공부도 하고 놀이도 하는 뜻이
있습니다. 활쏘기와 장명루, 창포물에 머리감기를 하고, 지율어머니가 보내준 익모초즙 마시기에 도전하기로 했어요. 세 모둠으로 나눠 하는데
모둠마다 활동이 즐겁습니다. 조한별 선생과 권진숙 선생이 장명루를 맡고, 송순옥 선생과 김상미 선생이 창포물에 머리 감기를, 손호준 선생과 내가
활쏘기를 맡았는데 아이들이 활을 잡고 화살로 겨누는 게 쉽지는 않아 자세를 잡아줍니다. 먼 거리, 가까운 거리 두 곳에 과녁을 놓고 활시위를
당깁니다. 아이마다 저마다 활시위 당기는 모습이 다르지만 모두 멋진 궁수 같습니다. 호흡과 집중력을 기르기에도 좋은 활쏘기를 자주 해야지 싶은데
위험할 까 꺼내 놓지 못했는데 앞으로 자주 해야겠어요. 영호가 가운데를 정확히 맞춰 곁에서 '에헤라디여'를 외치며 춤을 추니 아이들이 웃습니다.
수인이는 활쏘기 재미가 좋은지 학교 마치고도 활 쏘기를 하겠다 합니다. 그래서 선생이 예전에 만든 활과 화살을 꺼내주었더니 아이들이 서로 쏘겠다
달려들어요. 당분간 즐거운 숲 속 놀이터 놀이감이 되기에 충분해 보입니다. 오래 전에 안골 터전에 있을 때 대나무숲이 있어 대나무 활과 시누대
화살을 만들어 놀이감으로 팔아 백두산 졸업여행 경비에 보탠 기억이 새삼스럽네요. 사포질, 톱질, 낫질, 실 묶기까지 정말 일을 많이 했지요.
6,7월 민들레에서 집중해서 다른 <놀이>, <놀이터> 이야기가 떠오릅니다. 아이들에게 놀 수 있는 시간을 주고, 지루한
놀이터가 오히려 위험하고, 모험과 용기를 기를 수 있는 조금 위험해 보이는 놀이터가 오히려 더 조심하게 되어 안전하다는 놀이전문가 글이 우리
처지와 아주 비슷해 보여 많이 공감이 갔는데, 우리 숲 속 놀이터가 약간 그렇습니다. 물론 더 안전 장치를 해야 할 게 있지만 줄타기와 나무위
집도 아이들에게 지루하지 않고 긴장과 재미를 주는 놀이감입니다. 활 쏘기도 마찬가지입니다. 활 쏘기 규칙을 정하고 화살촉을 안전한 재료로
덮으면 놀 거리로 괜찮지요. 숲 속 놀이터에서 아이들이 줄그네를 타고, 줄타기를 하고, 활을 쏘고, 비석치기와 자치기를 하는 모습은 언제나
정겹습니다. 좁으면 좁은대로 함께 살기에 알맞은 곳으로 만들겠지만 아이들에게 상상력과 집중력과 스스로 안전을 살필 수 있는 놀이감과 놀이터를 더
만들어 주고 싶은 게 선생 욕심입니다. 두 번째 숲 속 놀이터도 가꿔야 하고, 축구 좋아하는 아이들이 바라는 양지마을 축구장도 어서 빨리
찾아내야 하지요. 교육 활동 시간 마치고 나면 틈이 많이 나지 않아 그런 저런 일에 속도가 나지 않아 아쉽지만 하나 둘 실현해 가는 것도
괜찮습니다. 이번 주 과천동과 과천시청에 들릴 일이 많은데 시간이 허락할지 모르겠습니다. 아이들 교육 활동과 놀이를 위해 꼭 이뤄야 할 일들이니
좀 더 부지런이 움직일 수밖에요.
교사회의 마치고 모두 퇴근한 뒤 시간이 좀 있어 우면산에 산딸기를 따러 갑니다. 어차피 아이들이 딸 수 없는 좀 가파른 곳이라 선생이
따야 하는 위치입니다. 20분쯤 따는데 금세 들고간 쟁반에 산딸기가 수북합니다. 사전에 찾아 본 산딸기 효능은 정말 과실 중에 으뜸이라고 할만큼
대단하네요. 플라보노이드, 사포닌, 안토시아닌, 비타민, 포도당, 탄닌, 펙틴, 사과산이 들어 있어 항암에 좋고 천식이나 습진,
알레르기성질환에도 좋으며, 체기를 빼거나 야뇨증, 시력저하, 자양강장, 요도염, 요실금, 신장염에 좋은 자연초과실이라고 쓰여 있습니다. 약간 덜
익을 때가 약효가 더 좋다네요. 산딸기 많이 먹고 더운 여름을 이겨내야겠어요. 내일도 산딸기 딸 생각에 입맛을 다십니다. 아이들에게 한움큼씩 산딸기를 입에 넣어줄 생각을 하니 기분이 그냥 좋아집니다.
첫댓글 놀이터에 대한 부분이 마음에 와 닿네요. 숲속놀이터를 보면서 저학년 아이들에게는 조금 위험하지 않을까.. 라는 마음이 한편에 자리하고 있었는데, 지루한 놀이터보다 모험이 있는 조금은 위험한 놀이터가 더 안전하다는 부분이 왠지 설득력이 있어보입니다. ^^ 부모 마음속 걱정인형 내려놓는게 참으로 쉬운일이 아닌데, 이렇게 조금씩 알아가며 배워가며 나아지는거 같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
그래서 낮은 학년 아이들 가운데 1, 2학년은 나무위 줄 타기를 하지 않기로 하고, 3학년부터도 선생들이 있을 때 타기로 약속하고 있습니다. 안전 장치가 좀 더 보완되고 선생들이 같이 있으면 낮은 학년도 탈 수 있겠지요^^ 그런데 조금 위험해 보이는 놀이터에서는 더 조심하고 긴장하는 건 분명해 보입니다. 역시 아이들은 모험과 도전을 좋아하구요. 안전불감증이 아닌 정말 스스로 제 몸의 안전을 돌보도록 날마다 전체로 애쓰고 있어도 늘 사고는 순간인지라 어렵긴 합니다^^-전정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