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지역 남부권에 가칭 ‘조양중학교’ 신설 문제가 지역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조양동이 지역 최대 인구밀집지역인데다, 올 연말 주공6차(432세대)와 양우 내안애(443세대) 아파트까지 준공하면, 내년에는 인구 유입에 따른 학생들의 통학 불편이 더욱 가중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중학교 신설을 놓고 오락가락 했던 교육당국은 교육부 방침에 따라 학교 신설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이어서 학생들의 통학불편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일 아침 등교시간대 조양동 주공4차아파트 1단지 앞 시내버스 승강장.
속초 시내를 순환하는 505번 시내버스의 도착이 임박하자 우산을 쓴 학생들이 하나, 둘 도로를 건너 버스승강장으로 몰려들었다. 버스 승강장은 이내 학생들과 출근길 시민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이런 혼잡은 등교시간 내내 계속됐다. 시내버스 안 상황은 더욱 심각했다. 학생들과 함께 시내버스에 올라서자, 버스 안은 이미 학생들로 초만원 상태였다.
505번 버스는 성호아파트를 출발해 주공4차아파트~부영아파트~설악여중~속초중~설악중~속초여중~속초관광수산시장을 거쳐 성호아파트로 돌아오는 순환버스다.
505번 버스 출발지인 성호아파트에서 이미 포화상태로 출발하다 보니, 주공4차 일대 학생들은 좌석에 앉을 수가 없었다. ‘콩나물 시루’ 같은 시내버스 등교전쟁이 매일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한 여학생은 “매일 아침마다 발 디딜 틈도 없는 시내버스를 타고 등교하는 것이 너무 힘들다”며 “집 근처에 학교가 빨리 생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시내버스가 설악여중과 속초중, 설악중을 거쳐 속초여중이 있는 관광수산시장 입구 승강장까지 가는데, 20분이나 걸려, 남부권 학생들의 등교가 만만치 않음을 실감케 했다.
이에 따라 일부 학부모들은 직접 자가용으로 자녀들을 통학시키다 보니, 학교 주변은 자녀들을 태우고 온 차량들이 뒤엉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조양동을 중심으로 중학교 신설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올 연말 주공6차와 양우 내안애아파트가 준공하는데 이어, 조양초교 인근(230세대)과 청호동 속초해변인근(400~500세대 예정)에도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설 예정이어서, 중학교 신설 요구가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현재 중3 아들을 자가용으로 직접 통학시키고 있다는 한 직장인은 “콩나물시루 같은 시내버스로 등교하는 것이 안쓰러워 직접 자가용으로 통학시키다 보니 아침마다 전쟁을 치른다”며 “교육당국은 즉시 대안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건형 조양동 주민자치위원장은 “예전부터 중학교 신설을 바라는 목소리가 있었는데, 최근 젊은 주부들을 중심으로 ‘인구가 계속 늘어나고 있어 중학교를 신설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며 “올 연말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완공되면 통학대란이 예상되는 만큼, 조속히 중학교 신설에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현재 조양·청호·대포동 등 남부권에는 지역 내 전체 초등학생의 절반에 가까운 2,000여명(6개교)이 재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속초양양교육지원청은 이 같은 지역여론에 대해 “가능한 한 신설하는 것이 좋지만, ‘가급적 학교 신설은 자제하라’는 교육부의 방침에 따라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남부권 중학교 신설과 관련해 교육지원청이 오락가락 행정을 보인 것으로 알려져 비난을 받고 있다.
교육지원청은 지난 2012년 인구감소를 이유로 속초시에 가칭 ‘조양중학교’가 들어설 부지의 학교용지 폐지를 요청했으나, 이후 지역에서 중학교 신설 여론이 일자, 지난해 12월 학교용지 유지를 다시 요청해 빈축을 사고 있다
속초시는 지난 2001년 조양동 861 일원 3,270㎡를 가칭 ‘조양중학교’ 시설부지로 지정했다.
속초 남부권지역 학생이 중학교가 멀리 떨어져 있어 통학불편을 겪고 있다. 사진은 지난 1일 오전 조양동 주공4차아파트 1단지 승강장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