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르는 연고에도 피부 알레르기가 있는 줄은 몰랐어요"
주부 최모씨(31,女)는 가구 정리 중 모서리에 피부가 긁히고 상처를 입어 상비약으로 두었던 후시딘 연고를 듬뿍 발랐다. 큰 상처도 아니고 연고를 발랐으니 금방 괜찮아질 것이라고 믿었지만 다음날 아침 오히려 상처부위가 더 화끈거리고 심한 통증이 생겨 피부과 병원을 찾았다. 병원에서는 상처 부위에 바른 연고에 최씨의 피부가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킨 것이라고 진단했다.
최씨처럼 어딘가에 손이 베이거나 다치면 후시딘과 같은 연고를 찾는 사람이 많다. 바르는 연고인 후시딘이나 마데카솔은 오랜 시간동안 그 효능이 인정돼 ‘만능 연고’로 애용되고 있다. 그러나 최씨와 같이 이러한 약물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피부가 있기 때문에 상처부위에 무조건 연고를 많이 바르는 것은 간혹 위험할 수 있다.
윤정현 부산대 임상약학과 교수는 “연고제의 항균성분에 부작용이 있는 사람들은 심하면 최씨와 같이 경미한 화상을 입을 수도 있다”며 “거의 모든 약물은 장기간, 다량 사용하게 되면 알레르기 현상이 일어날 수 있으므로 적당량을 사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약물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약물들을 어떻게 복용하는지에 따라서, 즉, 경구 혹은 주사제로나 국소적으로 복용하느냐에 따라서 알레르기 발생 빈도가 달라진다. 국소적으로 복용하는 약물(연고제, 파스제, 눈약, 안약 등)은 전신적으로 복용하는 약에 비해서 알레르기 발생빈도가 낮을 수는 있지만 여전히 알레르기 반응을 유발할 수 있다고 한다.
후시딘 연고의 주성분인 후시딕 에시드(fusidic acid)는 드물지만 알레르기 반응을 유발할 수 있다고 한다. 마데카솔 연고에 들어있는 네오마이신(neomycin)은 특히 국소적으로 적용했을 때 알레르기의 발생빈도가 높은 약물들 중의 하나로 알려져 있다.
또, 마데카솔 연고에는 염증을 억제시켜주는 코르티코스테로이드(corticosteroid)라는 스테로이드 성분이 복합되어 있는데, 이 성분은 네오마이신에 의해 발생하는 알레르기 증상을 은폐시키기도 하지만 그 성분 자체가 알레르기 반응을 유발하기도 한다. 이렇게 연고의 주성분이 알레르기 반응을 유발하는데, 연고제를 만들기 위해 첨가하는 연고기제, 보존제 등의 첨가물 또한 알레르기 반응을 유발할 수 있다.
알레르기 반응의 증상으로는 가려움증, 부종, 물집, 발진 등이 대표적이며, 드물지만 심각한 면역반응으로 아나필락시스(anaphylaxis) 등의 전신적인 알레르기가 나타날 수도 있다. 특히 약물을 오랫동안 사용하는 경우, 피부에 다른 병변 또는 상처가 있는 경우에는 이러한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이 외에도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는 국소용 약물로는 근육통이나 관절염 등에 사용되는 비소염진통제, 가려움증이나 통증에 사용되는 국소마취제, 무좀 등의 감염에 사용되는 항진균제, 가려움증에 사용되는 항히스타민제 등이 있다. 증상은 발진, 자극성 등의 접촉성 피부염에서부터 전신적인 반응까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