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례에서의 둘쨋 날 아침식사로는 내심 내장탕이나 수구레국밥을 염두에 두있었는데 산에사네(게스트하우스) 바깥 사장님의 ' 시장사람들은 소머리국밥을 잘 먹어요.'란 말에 코를 꿰였습니다. 하기사 내장탕이나 수구례국밥은 아내의 취향과는 멀어도 너무 먼 음식이었습니다. 그나마 소머리국밥이라면 아내도 크게 반대하지는 않을 겁니다.
올벼쌀 & 참게
꾸지뽕 열매 & 말벌집
식품을 만병통치약 마냥 선전하는 문구들이 수두룩한데 이는 약사법위반 및 식품위생법위반 사항입니다. 의약품을 제외한 모든 식품은 효능 및 효과를 표시하면 안 됩니다.
야생버섯을 구입할 욕심에 서둘렀더니만 구례오일장이 근동에서는 제법 큰 장임에도 불구하고 아직 한산합니다. 한 바퀴 둘러보니 장도 다 서기 전이라 우선 아침식사부터 해야겠습니다. 산에사네(게스트하우스)에서 귀동냥을 한 덕에 별 고민 없이 소머리국밥집으로 향했습니다. 오전 9시도 안 된 시각인데도 먼저 오신 손님들이 있습니다.
가마솥소머리국밥(8천원/2017년 10월 기준)
“(소머리)수육은 어떻게 나올지 궁금하네.”
“읭??!!!!!”
“당신은 수육이 더 먹고 싶지?
“아침부터 웬 수육? 운전해야 하는데 궁시렁 궁시렁.”
소머리국밥이 입맛에 맞았는지 아내가 뜬금포로 수육타령을 합니다. 괜히 아침부터 설레게시리..., 소머리를 푹 고았는데도 성의껏 조리했는지 국물이 담백하니 아침녘 해장국으로도 맞춤입니다.
젤라틴성분을 많이 함유한 껍질부위
“지금 젤리같은 걸 씹었는데 맛있네”
“그게 비계(지방)처럼 생긴 건데 젤라틴성분이 많아서 졸깃하니 맛있어”
“국물도 잡냄새 없이 깔끔하네.”
“그러게 이집 잘한다.”
아내가 소머리고기의 참맛에 눈을 뜨나 봅니다. 차후로 소머리국밥을 먹을 때 아내한테 건더기를 양도받을 일이 줄 것 같습니다.
전라도 김치와의 케미가 좋습니다.
소머리국밥을 잘하는 집은 여럿 있습니다. 머리고기를 푸짐하게 담아주는 집, 국물이 깔끔한 집, 수육이 먹음직한 집 등 등 등...구례오일장 어물전 골목에 있는 가마솥소머리국밥집은 거기에 보테 젓갈의 곰삭은 맛이 깃든 김치가 일품입니다. 눈을 가리고 먹는다면 나주곰탕과 구분해내기가 쉽지 않겠습니다. 잡냄새 없이 감칠맛 나는 국물 역시 나주곰탕의 것에 비견할 만합니다. 내친김에 아예 나주로 가서 점심을 먹는 것도 재밌겠습니다...만 지금 내 곁엔 소녀틱한 입맛의 소유자인 아내가 있습니다. 과유불급이라고 괜한 욕심 부리다 산통 깨집니다.
담백한 국물은 아침녘의 해장용으로 딱인데 그 안에 담긴 소머리고기는 반주를 부릅니다. 본격적으로 음주를 하겠다면 특 정도면 충분할 것 같습니다. 저녁이라면 아예 수육을 주문하는 편이 났겠습니다. 2차를 염두에 둬야 하니 말입니다.
난전
오전 10시를 넘어서니 이제사 장날 분위기가 납니다. 배맛이 나는 태추단감이 맛있다는 첩보를 접했지만 품종에 상관치 않고 이날 장에 나온 단감 중 가장 잘 익고, 큰 것(차량단감)을 난전에서 구입했습니다. 서울에서는 어느 과일이든 완숙과를 접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완숙과는 유통기간이 짧기에 공판장에서 값을 헐하게 매기니 덜 익은 채 수확하여 후숙(긴 유통과정)을 시킵니다. 완전히 익은 상태에서 수확한 것과 미성숙한 상태에서 수확해 후숙을 시킨 것 중 어느 게 더 맛있을까요? 경험칙에 의하면 완숙과라도 묵은 것보다 갓 수확한 게 더 맛있었습니다.
<갑판장>
& 덧붙이는 말씀 : #구례오일장#매3일8일#득템#완숙단감#흰굴뚝버섯#꼬갱이상추#가마솥소머리국밥#곰삭은김치#맛있다
첫댓글 모란장에서 수구레(허파 섞어서) 사다가 마트표 곰탕궁물로 수구레 국밥으로 먹든지 아님 수구레 전골로 먹는다지...
(Feat. 어제도)ㅎㅎ
빨간맛 궁금해 Honey
깨물면 녹아든 수구레 그맛 ㅎ
부천에 소머리곰탕집이 영업을 안 한지가 오래라 좋은 소머리 먹은지가,,,참게 보니 상하이크랩 시즌이 다가오는 걸 느낍니다,,,
예전엔 지방을 오가는 길에 곤지암에 들러 소머리곰탕을 먹었었는데 말입니다. 아직 여전한지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