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은 부처님 가르침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연꽃의 달이다. 진흙 속에서 피어나는 연꽃은 번뇌에 괴로워하는 중생들의 마음을 달래주는 꽃이다. 그런 까닭에 종교를 초월해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연꽃과 문화행사가 어우러진 연꽃축제가 최근 전국적인 문화행사로 자리잡으면서 불자와 국민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봉선사.대원사.정토사 등 사찰 주축
세계의 연꽃 108종 만날 수 있어
음악회.전시.퍼포먼스 등 풍성
연꽃축제는 꽃과 직접적인 인연이 있는 사찰뿐 아니라 지방자치단체에서도 각종 행사를 열고 있다. 풍성한 행사를 준비하고 있는 곳은 연꽃축제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사찰이다. 남양주 봉선사, 보성 대원사, 강화 선원사, 성남 정토사, 아산 인취사 등 전국 주요사찰에서 개최하는 대규모 연꽃축제는 ‘꽃구경’을 넘어 음악회, 전시회, 백일장 등 다채로운 문화행사를 함께 준비하고 있어 손님들을 맞이할 채비를 끝낸 상태이다.
서울 인근 최고의 연꽃 밭을 이루고 있는 남양주 봉선사는 오는 7월 23부터 25일까지 ‘광릉 봉선사 연꽃축제’를 성대하게 연다. ‘연꽃 그 물들지 않는 아름다움으로…’란 주제로 열리는 봉선사 연꽃축제는 산사문화를 폭넓게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축제의 중심은 연꽃을 주제로 한 백일장 사생대회 그리고 사진전시 및 촬영대회이다. 푸짐한 상품이 걸려있는 백일장 및 촬영대회에는 불자와 지역주민 그리고 서울시민까지 폭넓게 참여할 수 있도록 준비 하고 있다. 풍성한 볼거리와 불교전통문화 체험행사도 열린다. 영산대제, 산사음악회, 설봉스님 도예전이 그것이다. 설봉스님 도예전에는 도자기와 다완 등 아름다운 생활도예 50여점이 선보인다. 이와 함께 축제기간에는 특히 붇다라끼다 스님과 함께하는 ‘웰빙걷기 명상프로그램’이 광릉수목원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우리나라 최대의 천연자연림인 광릉수목원 오솔길을 걷게되는 이번 프로그램은 최근 웰빙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사람들의 호응이 예상된다.
보성 대원사는 오는 8월30일까지 ‘제2회 대원사 연꽃축제’를 연다. 이번 연꽃축제에는 그동안 가꿔온 7곳의 연못과 100여종이 넘는 연꽃 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 수집한 108종의 수련과 50여종의 수생식물 등을 축제기간 동안 만날 수 있다. 특히 오는 7월 3일에는 명상음악가 나왕 케촉을 초청해 ‘하늘 호수 연꽃 명상 캠프’를 열 예정으로 있다. 연꽃 피는 소리 명상, 연잎 위의 청정 새벽이슬 마시기 명상, 하늘 호수 생 연꽃 차 시음회 등 축제와 명상프로그램이 함께 어우러지는 마당이다.
강화 선원사(주지 성원스님)는 지난해에 이어 ‘제2회 논두렁 연꽃축제’를 7월 24일부터 8월1일까지 갖는다. 강화에서 자생하는 수련을 중심으로 300여종의 연꽃이 본래 논이었던 연못에 가득 피어난다. 단순한 연꽃 구경에 머물지 않고, 연잎 자연염색, 대장경 판각 체험, 연 요리, 연꽃 민화 그리기, 공연 등의 문화행사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축제로 열린다. 이와함께 연꽃을 소재로 한 사진과 그림 300여점을 모아 축제기간 동안 상설 전시한다.
영남불교대학 관음사 칠곡법당은 8월15일부터 22일까지 대구 칠곡 운암지 시민공원에서 ‘영남인 연꽃대축제’를 개최한다. 주요행사로 작은 음악회, 연꽃향내 맡으면 걷기 참선, 어린이 불교학교, 연꽃 사진 그림전 등을 연다.
성남 정토사는 8월말 연꽃축제를 열고 승무, 부채춤, 사물놀이 등의 다채로운 문화행사를 펼칠 예정으로 있다.
연꽃축제가 사찰에서만 열리는 것은 아니다. 전국의 많은 지방자치단체가 준비한 연꽃축제도 여럿이다. 전국적인 행사로 명성을 얻고 있는 전남 무안군의 제8회 무안 백련대축제가 8월 14일부터 22일까지 열린다. ‘생명의 꽃 평화와 빛의 순례’란 주제로 열리는 이번 백련대축제에는 연꽃무용 창작타악공연 등 한낮의 백련퍼포먼스, 백련 연꽃사진촬영대회, 평화를 위한 대순례 등 다채로운 행사가 펼쳐진다.
| | 사진설명: 연꽃은 기원전 3세기부터 부처님 가르침을 상징하는 신성한 꽃으로 여겨졌다.
| 용문사와 사나사가 위치한 경기도 양평군 양서면 용담리에 있는 연꽃 테마학습장인 세미원(洗美苑)에서는 세계 각국의 연꽃 100여종을 볼 수 있다. ‘수련.마음으로 보는 연꽃’이란 주제로 8월 22일까지 열리는 이번 축제는 8월 5일부터 12일까지는 ‘향백련축제’가 집중적으로 열린다. 밤에는 수십 개의 항아리 등으로 만든 분수대에 조명을 설치해 화려함을 더해준다. 일년 내내 수련을 볼 수 있는 세계 수련관과 수생식물의 환경정화능력을 실험하는 교육장, 향백련의 품종을 도입해 시험 재배하는 장소로 구성되어 있다.
이밖에도 경기도 성남 중원구청 주최로 열리는 ‘제3회 여술마을 연꽃축제’는 7월9일부터 17일 까지 세계연꽃 300여종을 선보이며, 연꽃사진전도 연다. 김제 금산사가 위치한 전주에서는 7월말 ‘전주연꽃 예술제’가 개심사와 간월암이 위치한 충남 태안에서는 7월 25일부터 8월15일까지 ‘2004 제 2회 태안 연꽃축제’가 개최된다. 300여종의 연꽃을 선보이며 사생대회, 연꽃 부채 만들기 등의 부대행사도 함께 연다.
강화 선원사 성원스님은 “불교를 상징하는 연꽃은 현대에 있어서는 친환경적인 의미와 함께 불교행사와 문화행사가 결합된 지역 축제 한마당로도 해석될 수 있다”면서 “앞으로 강화도도 연꽃 축제를 통해 ‘연화도’로 새로 태어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연꽃 축제가 해마다 전국화 되어가고 다양한 문화행사가 결합되면서 불자뿐 아니라 지역주민과 함께 하는 행사로 확대되어 갈 추세다. 특히 ‘웰빙문화’에 발맞춘 명상수련 등 수행과 결합된 행사는 앞으로도 불자들 뿐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불교에 자연스럽게 다가서는 기회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임나정 기자 3Dmuse724@ibulgyo.com">muse724@ibulgyo.com
- 연꽃과 불교와의 관계
더러움에 물들지 않는 청정함 상징
연꽃은 불교를 상징하는 꽃이다. 불교 연꽃의 자태와 특성이 불교가 나타내고자 하는 뜻을 함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의 마음은 본래 청정해서 나쁜 환경 속에 처해 있다 할지라도 그 본성은 더럽혀지지 않는다는 불교의 기본교리가 반영된 것이다.
연꽃이 불교의 상징적인 꽃으로 된 것은 다음 몇 가지 이유에서이다. 첫째, 처렴상정(處染常淨)이다. 연꽃은 깨끗한 물에서는 살지 않지만 자신의 꽃이나 잎에는 묻히지 않는 것이다. 이것은 마치 불자가 세상의 더러움에 물들지 않고 오직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들어 아름다운 신행의 꽃을 피우는 것과 같은 것이다. 둘째, 화과동시(花果同時)이기 때문이다. 연꽃은 꽃이 핌과 동시에 열매가 그 속에 자리를 잡는다. 이것을 ‘연밥’이라 하는데, 즉 꽃은 열매를 맺기 위한 수단이며 열매의 원인인 것이다. 이 꽃과 열매의 관계를 인과의 관계라 할 수 있으며 인과의 도리는 곧 부처님의 가르침인 것이다. 셋째 연꽃의 봉오리는 마치 우리 불교 신도가 합장하고 서 있는 모습을 상징한다. 부처님 앞에 합장하고 경건히 서 있는 불자의 모습은 마치 한 송이 연꽃이 막 피어오르는 것과 흡사한 것이다. 이러한 여러 가지 이유로 연꽃은 불교의 상징적인 꽃으로 사랑을 받고 있다.
- 연꽃예찬-‘애련설’
중국 북송 주돈이가 연꽃을 찬미한 수필
연꽃에 관한 예찬론으로 예로부터 유명한 것이 〈애련설(愛蓮說)〉이다. 애련설은 중국 북송의 사상가 주돈이(周敦, 1017~1073)가 연꽃의 아름다움을 문학적으로 표현한 수필이다. 다른 꽃과 연꽃의 비교를 통해 연꽃이 갖고 있는 아름다움을 극찬한 〈애련설〉은 연꽃의 ‘청정한 아름다움’을 담백하게 묘사하고 있다. 다음은 애련설의 전문이다.
-물과 육지에 나는 꽃 가운데 사랑할 만한 것이 매우 많다. 진(晋)나라의 도연명은 유독 국화를 사랑했고, 이씨의 당(唐)나라 이래로 세상 사람들이 매우 모란을 좋아했다. 나는 유독, 진흙에서 나왔으나 더러움에 물들지 않고 맑고 출렁이는 물에 씻겼으나 요염하지 않고 속은 비었고 밖은 곧으며 덩굴은 뻗지 않고 가지를 치지 아니하며 향기는 멀수록 더욱 맑고 꼿꼿하고 깨끗이 서 있어 멀리서 바라볼 수는 있으나 함부로 가지고 놀 수 없는 연꽃을 사랑한다. 내가 말하건대, 국화는 꽃 중에 속세를 피해 사는 자요, 모란은 꽃 중에 부귀한 자요, 연꽃은 꽃 중에 군자다운 자라고 할 수 있다. 아! 국화를 사랑하는 이는 도연명 이후로 들어본 일이 드물고, 연꽃을 사랑하는 이는 나와 함께 할 자가 몇 사람인가. 모란을 사랑하는 이는 마땅히 많을 것이다.
水陸草木之花 可愛者甚蕃 晋陶淵明 獨愛菊 自李唐來 世人 甚愛牧丹 予獨愛蓮之出於 泥而不染 濯淸漣而不妖 中通外直 不蔓不枝 香遠益淸 亭亭淨植 可遠觀 而不可褻玩焉 予謂菊 花之隱逸者也 牧丹 花之富貴者也 蓮 花之君子者也 噫 菊之愛 陶後鮮有聞 蓮之愛 同予者 何人 牧丹之愛 宜乎衆矣
- 연꽃의 식물적 특성
2000년 지나도 발아될 정도로 수명길어
인도를 중심으로 한 열대 아시아가 원산인 연꽃은 연꽃과의 다년생 수초로 마디가 있는 둥근 막대모양이고 옆으로 길게 뻗는다. 잎줄기가 부채살처럼 퍼져 있는 연녹색의 크고 둥근 잎(40cm정도)이 뿌리줄기에서 나와 물 위에서 자라는데 물에 젖질 않는다. 분홍색 또는 흰색 꽃이 7~8월 사이에 피고 한 꽃대에 한 송이만 핀다. 연꽃의 종자는 넓은 타원형으로 길이 1㎝ 정도이며 2000년이 지나도 발아될 정도로 수명이 길다.
물 위로 줄기가 높이 솟고 잎이 큰 꽃은 하화와 수면에 잎이 떠 있고 꽃줄기가 수면에서 약간 솟아 핀, 보통 수련 등이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하화를 연꽃으로 부르고 있다.
[불교신문 2043호/ 6월29일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