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구미 마을은,
오지 중에 오지라고 소문이 나서,
사람이 오히려 많이 찾는 장소인데...
나도,
비수구미가,
얼마나 산골마을 인지 확인하려고,
든든하게 챙겨 먹고서 오지를 다녀오려고 합니다.
어지간히 먹었어야 하는데,
너무 많이 먹어서 어쩔 줄 몰랐고...
암튼,
'과하면 모자람만 못한다.' 했는데,
그 말이 정답이었습니다.
그나마 다행은,
소주는 풍족하게 먹었다는 것,,, ㅎㅎ
출발 장소는,
잠실역 8번 출구인데,
여기가 인생 최고의 피서지였고...
왜냐하면,
돈이 많은 동네라 그런지,
버스 정류소에 에어컨이 24시간 가동되네요!!!
에어컨이 얼마나 빵빵하면,
유리 창문에 물방울이 가득 맺혔고...
차가 막혀서,
3시간이 남짓 걸려서,
해산령에 도착했는데...
차에서 내리자마자,
선선한 기운이 피부를 감싸고...
역시,
더위를 피하는 방법은,
계곡이 최고인 듯...
해산령은,
북쪽 한국과,
불과 10Km 남짓 떨어진 장소인데...
여기까지,
이 정도 인파가 몰려든 걸 보면,
정말로 특별한 장소인 듯...
어쨌든,
정말 많은 산객들이,
더위를 피해서 구름처럼 모여들었고...
역시,
남과 북이 대치 상황이라서,
통제도 심할 뿐만 아니라,
위협적인 문구도 곳곳에 붙어있고...
철문은,
굳게 잠겨 있지만,
좁은 골목을 들어가면,
비수구미 트래킹은 시작되는데...
당일,
날이 후덥지근해서,
산행을 포기하고,
숲 속에서 술이나 했으면 했고...
등산로와 나란한 계곡은,
물이 시원한 것이 아니라 차가웠고...
뿐만 아니라,
물소리는 얼마나 시원한지,
듣고만 있어도 한기가 밀려오는 느낌이었고...
암튼,
소름 돋는 계곡을 따라서,
졸졸 내려가는데..
산에는,
추자나무 열매가,
제법 토실하게 여물었는데...
단단한 껍질은,
돌맹이로 내리쳐서 깨 보니,
고소한 알맹이가 제법 많았고...
아직은,
조금 이른 감이 있지만,
결실의 계절이 다가오고 있네요!!!
계곡에서 들려오는,
시원한 물소리는,
시원하다 못해 속이 뻥 뚫고...
내려가기 싫은데,
가야만 하는 현실이 야속하기만...
만일,
다음에 여길 온다면,
먹을 것을 많이 챙기고,
시간도 넉넉하게 잡고 와야 할 듯...
트레킹 코스는,
등산로라기보다,
넓은 임도를 따라 내려가는데...
길가에는,
다양한 야생화가 피었고...
특히,
빗물을 촉촉하게 머금은,
조그만 노루오줌은 꽃말처럼 산객을 쑥스러워하고...
비수구미 트래킹은,
이렇게 넓은 길을 따라서,
2시간가량 내려가는 장소입니다.
오르막은,
단 1미터도 없고,
오로지 내려가는 길만...
그래서,
정말 특별한 일이 아니면,
여기는 올 일이 없을 듯.... ㅎㅎ
지난밤에,
달맞이꽃은 화려하게 피고,
해가 뜨니 꽃을 접었네요.
꽃잎에,
아직도 촉촉한 물방울이 있는 걸 보니,
비와 함께 밤을 지새운 듯하고...
암튼,
행복한 밤을 보내고,
좋은 결실을 맺었으면... ㅋㅋ
이 느낌을 사진에 담으려고,
수십 분을 노력했는데...
노력했던 이유는,
공기는 덥고 물은 시원함으로 인해,
대낮인데도 희뿌연 물안개가 자리하고 있어서...
이 장소뿐만 아니라,
여기저기에 이런 상황인데,
이런 장소에 있으면 선선한 느낌을 몸으로 전해오고...
냇가에는,
등골나물이 여기저기에 피었는데...
등골나물은 꿀도 많이 나지만,
새순을 된장국에 넣어 먹으면,
별미라고 합니다.
난,
쌀밥만 먹고 자라서,
먹어본 경험이 없으니 할 말이 없고... ㅋㅋ
올여름은,
비가 잦으니,
야생 버섯이 지천으로 피어나고...
길가에는 냄새무당버섯이,
내 발보다 더 크게 자라고 있는데...
빨간색 모습이,
독버섯처럼 보이지만,
독은 없지만 쓴맛이 강해 먹을 수 없다고...
한 시간 남짓 내려왔는데,
계곡은 한기가 가득하고...
등산로가,
계곡을 조금이라도 벗어나면,
후덥지근한 날씨로 인해 숨이 막힐 지경이었고...
가능하면,
계곡에 딱 붙어서 산을 내려가는데...
여기도,
물이 풍부해서 그런지,
일부 구간에는 이끼가 제법 많고...
이끼가 가득한 바위에는,
누군가 간절하게 소원도 빌었지만...
흙 한 줌 없는 바위에서,
뿌리를 내린 잡목들도 대단하기만...
아직도,
계곡은 3Km 이상 걸어야 하는데...
하늘이,
점차 개는 모습을 보니,
오늘 산행은 날씨가 도와주려 하는 듯...
암튼,
무더위를 피해,
여유롭게 산행을 즐겼고... ㅎㅎ
길가에는,
알지 못하는 야생화들이,
지천으로 피었는데...
이 좁쌀풀도,
꽃이 노랗게 피었는데...
올해는,
풍년이 들려고 하는지,
좁쌀풀이 고개를 숙이고 있고...
산을,
내려갈수록,
물소리의 웅장함은 커져만 가고.
소리뿐만 아니라,
수량도 많이 늘어서,
계곡을 들어가기가 쉽지 않았고...
암튼,
골이 깊어서 그런지,
계곡은 수려한 모습이고...
많지는 않지만,
듬성듬성 물레나물이 피었고...
이미 때가 늦어서,
일부는 꽃이 모두 지고 열매가...
암튼,
늦게 피었지만,
화려함은 잃지 않았고...
아직도,
갈 길은 먼데...
계곡 주변에는,
일부 농가들이 아직도 경작을 하고...
비닐하우스에서,
뭘 키우는지 모르지만,
산행 당일에는 옥수수가 자라고 있었고...
길가에,
조그만 엄나무가(음나무) 자라는데...
주변을 아무리 둘러봐도,
어미 나무가 없는데,
어디선가 씨가 날아와서 자란 듯...
암튼,
야생의 엄나무도(음나무) 만났고...
내려가는 길이,
가끔은 계곡을 벗어나는데...
하늘은,
점차 맑아서,
기분은 좋아지지만...
이런 구간을 걷다 보면,
땀은 비 오듯이 흘러내리고...
길가에서,
다소곳이 자라는 고추나물은,
국민하교 다닐 때를 기억하면서,
이 길을 걸어보라 합니다.
그 시절에는,
이런 길이 대부분이고,
포장된 릴이 없었는데...
암튼,
북한이 지척인 곳에서,
지리산 자락을 추억하며 걸었고...
저 차로 인해서,
지금까지 산을 다니면서,
가장 놀랬습니다.
왜냐하면,
비수구미 계곡은 차가 없다고 생각했고,
내려오는 동안 차를 보지도 못했을뿐더러...
비포장길을 내려오는 차소리는,
멧돼지 발소리와 너무 비슷해서,
정말로 기절할 뻔했네요.
SUV(멧돼지) 소리에 놀라서,
뛰는 심장을 진정시키고 있는데...
주변에 있던 마타리꽃은,
너무 놀라지 말라며,
위로의 말을 건네고...
암튼,
등산로가 너무 좋아서,
희한한 경험을 했고...
계곡은,
물이 너무 차가워서,
들어갈 엄두도 내지 못했고...
그래서,
다리에 걸터앉아서,
오분 남짓 발을 담갔고...
그나마 오분도,
발을 넣다가 뺐다를,
무한 반복했네요!!!
산에는,
추자나무가 지천으로 자라는데...
표준어로 가래나무라 하고,
열매는 기름을 내서 복용하면,
혈관 질환에 엄청 좋다고...
그런데,
소소한 문제가 있는데,
추자를 30개는 까야 한 모금 정도 나온다고... ㅋㅋ
산행도 거의 마무리되는데,
계곡은 아직도 서늘하기만...
역시,
골이 깊으니,
수량도 많을뿐더러,
시원함도 격이 다르네요.
만약,
여길 다시 온다면,
술과 안주를 가지고 와서,
하루 종일 물놀이만 했으면...
비수구미 계곡에는,
3~4 가구가 농사를 짓는다고 하는데...
부지런한 농부는,
경운기를 대신하여,
산악용 오토바이로 농사를 짓고...
외지로 나가는 길도 없고,
길도 험한데,
어떻게 농사를 짓는지??
오지임에도,
전기도 들어오고,
펜션도 몇 채 눈에 들어오는데...
활짝 핀 으아리꽃에게,
사람이 많이 찾느냐고 물었더니...
외지인은 거의 없고,
주말에 산객들만 찾는다고...
외지인이 없는 곳에,
엄청난 식당이 자리하고 있는데...
1인당 1만 원을 지불하면,
밥과 국을 포함하여,
12가지 나물을 원하는 만큼 먹을 수 있고...
맛도 좋을 뿐만 아니라,
원하는 대로 먹을 수 있지만,
모든 걸 스스로 해야 한다는 단점이...
도토리묵이 1만 원,
산채비빔밥과 반찬은 1인당 1만 원,
그리고 소주는 한 병에 4천 원...
지금까지 먹은 음식 중에,
Top 3에 드는 식당이었고...
암튼,
소주 2병과 더불어,
게눈 감추듯 해치웠고... ㅎㅎ
식사를 마치고,
이제 사람이 사는 곳으로 가는데...
비수구미에서 나가는 방법은,
이 다리를 건너 2Km를 걸어가는 방법과...
산 정상까지 다시 걸어서 올라가는 방법,
그리고,
배를 타고 파로호를 건너는 방법이 있다고...
나는,
흔들 다리를 건너서,
평화의 댐 방면으로 가려하는데...
가는 길은,
내려온 길과는 전혀 다르게,
조그만 오솔길로 이어지고...
계곡 구간은,
넓은 임도구간인데,
도심으로 가는 구간은 이런 모습이고...
근래,
비가 많이 오더니,
파로호는 만수위까지 차 올랐고...
비수구미 마을로 가기 위해서는,
배를 타고서,
이 호수를 건너야 한다고...
암튼,
비수구미는 정말로 오지인 듯...
등산로에 철조망이 있는 걸 보니,
군사적 위험이 정말 심한 장소라 생각했으나...
철조망의 용도가,
멧돼지 이동을 막는 것이라 하니,
정말로 어처구니가 없었고...
암튼,
이런 산길을 약 1Km 걸어야 하는데,
이제야 비로소 산행을 한다는 느낌이... ㅎㅎ
산을 지나면서,
파로호를 바라보니,
호수가 엄청 맑고 깨끗하네요.
역시,
사람이 없는 장소는,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펼쳐지고...
비수구미 계곡보다는,
계곡 산행을 마치고,
세상으로 나오는 길이 훨씬 멋있네요!!
등산로에는,
개머루가 지천으로 열렸고...
머루보다 맛이 떨어지지만,
관절염에 효과가 좋다고 하는데...
그래서,
하나 먹어 봤는데,
차라리 관절염을 달고 사는 것이... ㅎㅎ
현재 위치는,
파로호의 최상류 지역인데...
근래,
비가 많이 와서,
호수가 엄청 크게 보이고...
(날이 가물면 또랑처럼 보인다고... ㅎㅎ)
더구나,
날이 흐리다가,
점차 개는 모습이 너무 잘 어울렸고...
등산로는,
산 허리를 굽이돌다가,
호수를 끼고 인간 세상으로 이어지는데...
산객들이,
발길을 멈추고서,
무언가에 진심으로 열심인데...
특별한 것도 없는데,
나도 궁금해지고...
근래,
비가 많이 와서,
조그만 폭포가 만들어졌는데...
사람이 머문 이유는,
폭포가 아니라,
얼음장처럼 차가운 물 때문이었고...
나도,
얼마나 차가운지,
머리를 디밀었는데,
1분도 참을 수가 없었네요!!!
시원한 폭포에서,
한기를 온몸으로 느끼고 나서,
다시 길을 나서는데...
호수 주변에는,
칡이 지천으로 자라고...
진한 칡 향기는,
장미에 견주에도,
절대 뒤지지 않을 듯...
이제,
파로호를 뒤로하고,
인간들이 거주하는 공간으로 가는데...
아쉬운 마음에,
자꾸만 뒤를 돌아보았고...
참고로,
파로호 보다는,
화천댐이 맞는 표현입니다.
땀과,
계곡 물로 얼룩진 몸은,
시원한 계곡에서 깨끗하게 씻었고...
물론,
인적이 드문 관계로,
홀딱 벗고서... ㅋㅋ
암튼,
시원하게 비수구미를 즐기고,
이제는 남북 분단의 현장으로 갑니다.
비수구미에서,
걸어도 되는 장소에,
이렇게 웅장한 인공 구조물이 자리했고...
이 댐을 만든다고,
내 돈도 들어갔는데...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일을,
군사정권과 그 졸개들이 이렇게...
내가,
평화의 댐을 원하지는 않았지만,
내 돈으로 만든 댐을 즐기려고 합니다.
즐기는 방법은,
약 120미터 정도 되는 댐을,
내려간 다음 다시 올라오기로...
물론,
산책로를 따라서,
엄청나게 많은 계단을 지나야 하고...
계단을 부지런히 내려오면,
조그만 터널이 있는데,
용도는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북한의 금강산 댐이 무너지면,
이 통로로 물이 빠지는 장소일 듯...
물론,
나의 추측이지만,
댐 아래 이런 터널이 있을 이유가 없어서...
드디어,
댐 아래까지 내려왔는데...
사람이 찾지 않아서,
공원에는 잡초만 무성하네요.
참고로,
내려오는 데는 5분이 안 걸렸지만,
뛰어서 올라가는 데는 10분이 넘게 걸렸고...
날도 더운데,
댐 아래까지 다녀오느라,
다시 몸은 땀으로 범벅이 됐고...
평화의 종이라고 하지만,
남과 북이 전쟁을 목적으로 한,
이상한 구조물이고...
참고로,
평화의 댐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물이 없는 댐이라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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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쪽 산을 찾으면,
역사의 아픔이,
곳곳에 남아있네요.
비수구미에는,
역사의 상처가 있다면...
내 마음에는,
친구들과 함께 하지 못한,
애절한 슬픔이...
산이라 생각하면,
찾아올 생각이 추호도 없지만,
친구들이 온다고 하면,
한 번쯤은 기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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