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읽을 때마다 새로운 감동과 여운을 남기는 시집 추천! 「공명의 길 위에서」 (김덕진 저 / 보민출판사 펴냄)
두 번째 시집을 내게 되었다. 첫 시집을 내고 반년 조금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오래전에 쓴 시들이 제법 많이 남았고, 썩 정리가 되지 않고 삶이 지체하는 듯한 느낌이 들고 무기력하기까지 했다. 시간은 흐른다. 과거에 쓴 시와 최근에 쓴 시가 함께하는 것이 썩 어색하지 않으리란 생각으로 힘을 냈다. 시간 차가 느껴질 수 있지만 많은 부분 홀로 자연과의 교감이나 공명을 노래한 것이니 크게 무리는 되지 않을 것 같았다. 시간은 계속 흘러 언젠가 개인의 삶은 끝나고, 내심 원할 것 같은 먼 우주로 여행을 떠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먼 후에 혹 글이 남아 읽힌다면 공명으로 미약하나마 다시 울릴지도 모른다는 근원조차 희미한 생각이 게으른 몸을 일으키게 한다. 여전히 바람은 대체로 시원한 느낌을 주며 스치고 지나간다.
<작가소개>
저자 김덕진
• 2021년 서정문학 신인상 수상
• 서정문학 작가회 회원
• 서정문학 운영위원
• 한국문인협회 시 분과 회원
• 공저 「한국대표 서정시선 12, 13, 14」, 「서정 뜨락에 핀 꽃」
• 시집 「바다에 꽃빛 비치고」
E-mail _ adis7z@naver.com
<이 책의 목차>
제1부. 바다가 보이는 카페에서
등대
물성말 등대 주변 풍경
바다로의 초대장
빛
선원수첩
섬
안개
야항(夜航)
어둠 속에서
어둠을 본 꿈
연상
우향(雨鄕)
잔을 들고
장면
지중해에서
출항기
커피 생각
커피 한 잔
황혼
회산도(懷山島)
제2부. 꽃이 있는 마음의 뜨락
5월에
개머루
갯장구채를 지나며
꽃순이
꽃이라 부를게요
나도수정초
나비 날개
느낌
빨래
상고대
석류의 추억
세월
은둔
이어지는 비
자연 속에서
자연의 시
작은 꽃들을 보며
풀꽃 (1)
풀꽃 (2)
풀꽃 (3)
풀꽃 (4)
제3부. 자연에 마음을 띄워
국수 먹는 날
꿈에 쓴 시
도깨비
동짓날
딱새
바이러스
빛바랜 혼
산불
생로병사
소리에 향을 피운다
시계
시를 부르다
오징어
인연
잠자는 시간
종소리
종점
지금
해변에서
행복한 사람
제4부. 추억을 그리며
2021에서 2022
건축 공사장에서
까치 소리
별빛의 상심
비 내리는 하루
비몽사몽
빈집
생선찌개
신체학적 예술
안팎
어느 맞벌이
열대야
오렌지 하나
지난 보름
추모(부모)
추석
페인팅
하얀 운동화
회상
휘파람
제5부. 바람길에 서서
가볍게 걷는 거야
깊어가는 해에
누가 먼저 꺼냈을까?
동물원
마라톤
만남의 길
바람
사람답게
삶은 순수에서 싹터야 한다
새야
안개 낀 산책길
안녕(추모)
어떤 바람일지라도
여로
이젠
잠자리
추운 날
한 줄기의 바람이고 싶다
함께해요
해원(解冤)
<본문 詩 ‘삶은 순수에서 싹터야 한다’ 전문>
있다는 것은 기대와 관심
또한, 걸리적거리는 불편함을 주지만
없다는 것은 아늑함과 평화
또한, 사랑도 없을 공허함을 준다
없다고 생각해도 나타남이 마음을 열고
있다고 생각하나 보이지 않음도 마음을 연다
마음을 여니 존재감에도 새롭고
마음을 여니 허무함에도 새롭다
모두가 모여 밝은 세상으로
변화의 의미는 순수에서 싹터야 한다
꽃을 보듯 새로움이 아름답길 바라며
새로움은 순수에서 싹터야 한다
<추천사>
김덕진 시인의 인생이 담긴 시편을 섭렵하여 보았다. 그가 지나온 삶의 궤적은 외길을 걸어오면서 삶의 어려움도 많았으나 나름 잘 견디며 살아왔다고 자부하는 시인의 모습이다. 그는 진심으로 살았으며 성실하게 살았다. 이 시집은 시인이 지나온 길 위에서 마주친 자연과 삶의 모습을 잔잔한 언어로 독백하듯 이야기하고 있다. ‘공명’ 즉 ‘함께 울다’라는 단어를 통해 여운을 나누고 공감하며 서로 어울리길 바란다. 이를 위해 시인은 우리 곁에서 스쳐 가는 작은 순간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포착하고, 그 안에 담긴 감정과 생각을 섬세하게 풀어내고 있는데, 그 속에서 느낀 감정들은 시인의 언어를 통해 독자의 마음 깊숙이 스며들 것이다. 또한, 한 편 한 편이 마치 짧은 영화와도 같아 읽을 때마다 새로운 감동과 여운을 남기기도 하는데, 잔잔한 언어의 향연 속에서 독자는 삶의 진정한 의미를 찾아가는 여정을 시인과 함께하게 될 것이다. 또한 우리는 일상 속의 특별함을 다시금 깨닫게 되며, 각자의 길 위에서 서로 어울리며 서로를 느끼며 빛나는 삶을 더불어 살아갈 용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에겐 아름답고 화려했던 시간은 지나갔지만 아직도 잔향이 깊은 시간이 남아 있다. 지금까지의 시간보다 훨씬 의미가 깊고 소중한 시간이라 하겠다. 가족이 있고, 사람이 있고, 시가 있고, 세월이 한참 남아 있다. 자신이 있고, 존재가 있고, 수많은 만남이 있다. 이 시집을 통해 삶에 지친 이들에게 작은 휴식이 되길 바란다.
(김덕진 지음 / 보민출판사 펴냄 / 248쪽 / 변형판형(135*210mm) / 값 12,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