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 가족 23-3 "손이 왜 이래 왜 이렇게 늙었어?"
오후 3시 둥지요양원 앞
코로나 자가키트 검사를 하고 기다렸다.
그사이 둥지요양원 직원이 조부모님을 모시고 1층으로 내려왔다.
코로나 검사 결과 음성이 나와 1층 면회실로 안내되었다.
그곳에서 기다리시는 조부모님께 인사드렸다.
할아버지는 휠체어에 할머니는 워커를 의지해 이동하신 듯 하다.
할머니는 다행이 걸음을 걸으실 정도의 건강이신 것 같아 다행이다.
요양원 직원이
"000 어르신 면회 오신 분이 누구세요?"하고 할아버지께 물으니
"000 아들"
할아버지는 그 말씀 이후 한 말씀도 하지 않으셨지만 *남 씨가 하는 이야기, 잘 설명되지 않는 것에 대해 직원의 말을 들으시며 고개를 끄덕이셨다.
우리들의 말을 알아들으시고 답 할 수 있을 정도로 건강하신 것 같아 그 역시 다행이다.
할머니는 *남 씨가 직장을 다니고 월급을 제법 벌고 있고 조부모님을 뵈러 오며 딸기와 바나나를 사온 것을 열심히 말하니
"왜 밖을 쏘다녀! 위험하게 길잃어 버리게 그냥 집에 있지. 선생님 우리 애 집에만 있게 해 주세요 길 잃어 버려요"
언제나 우리들의 할머니는 손주가 그저 어린 아이로, 평생을 그저 어린 아이로 남아 있다.
"어르신. *남 씨 길 안 잃어버려요. 혼자서 버스도 타고 혼자서 출근도 하고 혼자서 본인이 필요한 물건도 사고 이제 길 안 잃어 버려요"
"그려?"
"네"
"여직 일은 다니고?"
"손이 아파 일을 한 달 쉬어요. 그 참에 어르신 뵈러 온거에요"
"손을 왜 다쳐 손을"
할머니는 *남 씨의 손을 덥석 잡았다.
*남 씨도 할머니의 손을 잡았다.
어르신의 손을 잡은 *남 씨가 한마디 한다.
"손이 왜 이래? 왜 이렇게 늙었어?"
*남 씨를 슬쩍 쳐다보니 얼굴이 붉다. 눈가가 붉다.
따뜻한 봄날의 햇볕을 쬐서 인지, 어느덧 세월이 지난 할머니의 주름진 손에 대한 안타까움인지… 40대를 넘긴 손자의 마음을 알 길이 없다. 다만 애써 웃는 *남 씨의 낯선 표정을 봤다.
*남 씨가 조부모님들과 있을 때
직원은 둥지요양원 직원에게 몇 가지 궁금한 것을 물었다.
어르신들의 외출이 가능한지, 외박이 가능한지, 용돈을 드려도 되는지, 가족들은 종종 오는지…
마지막으로 직원의 명함을 남겼다. 혹시나 어르신들에게 일이 생기면 꼭 연락을 줬으면 한다며 당부를 했다.
기쁜 일이든 슬픈 일이든 그 소식이 둥지요양원 직원에게서가 아니라 가족에게서 오길 바라는 마음 이지만 그래서 명함이 쓸모 없는 것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지만 부탁했다.
면회가 끝난 후 본가에 잠시 들렀다.
아버지가 계셨고 무뚝뚝한 안부를 전하고 집은 한바퀴 둘러보고 서둘러 인사를 하고 나왔다.
서둘러 인사를 하고 나왔다. 그저 또 오겠다는 말을 남기고...
2023년 2월 27일 월요일 남궁인호
할머니와 손자가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이 느껴집니다. -다온빌
김*남, 가족 23-1, 엄마! 지금 가요.(고향 방문)
김*남 가족 23-2 "뭘 사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