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 홀씨-"와타보시" 음악제가 효시
9월 30일 저녁 7시. 경기도가 후원하고 (사)에이블아트와 (사)경기도장애인복지시설연합회가 주최하는 '제1회 대한민국 장애인 음악제'가 수원 경기도 문화의 전당 대공연장에서 열렸습니다. 장애인 음악제는 장애인들이 쓴 시에 곡을 붙여 노래하는 형식의 창작 음악제로, 장애인들의 아름다운 예술 과 삶의 정서가 표현된 공연 예술입니다.
장애인 음악제의 효시는 일본의 '와타보시 음악제'로 35년전(1975년) 일본 나라(奈良)시에서 생명의 노랫소리가 처음 울리기 시작하여 전 일본에 퍼지고 아시아태평양 지역 14개 나라에 민들레 홀씨처럼 번졌습니다.
자칫 장애우들만의 썰렁한 잔치로 끝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기우는 만만치 않게 붐비는 주차장 입구에서 깨졌습니다. 분비는 공연장 홀에는 유명인사 결혼식장 처럼 화환이 즐비합니다. 그 중에도 가장 많이 눈에 띠는 것은 현역 국회의원들이 보낸 화환입니다. 정책을 담당하는 정치인들이 장애우들의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이 무엇보다 반갑습니다. 아니었더라면 전시성의 낭비라는 생각이 앞섰었을 터이지만 장애인음악제의 위상을 높여주는 것으로 기분 좋게 받아들여집니다.
[여기 보이는 축하 화환들은 전체의 화환의 반도 안 된다]
여러분, 우리 오늘 그냥, 한 가족 합시다!
제1회 대한민국장애인 음악회 대회장 정 미경 의원(권선구)의 간략한 인사말 중 더 이상 꾸밈이 필요없는 한 마디가 화살처럼 가슴에 꽂힙니다.
"여러분, 오늘 우리 그냥, 한 가족 합시다! " 더 이상의 말은 군말일 뿐입니다.
감 옥
작시 최은주(22세)
지체장애 1급, 광명시
사람들이 나를 신기하게 보는 이유는
자신과 다르기 때문이고
사람들이 나를 불쌍하게 보는 이유는
내가 불쌍하게 살 거라는 생각 때문입니다.
사람들이 나를 안 된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손을 움직일 수 없다는 생각 때문이고
사람들이 나를 이상한 아이로 보는 이유는
절망 가운데 웃는 나의 모습 때문입니다.
나, 사람들을 신기하게 보는 이유는
편견이라는 철창에 갇혀 사는 사람들 때문이고
나, 사람들을 불쌍하게 보는 이유는
사회라는 우리에 갇혀 사는 사람들 때문이고
나, 사람들을 이상하게 보는 이유는
풍족함 가운데 목말라 하는 그들 모습 때문입니다.
나,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는 까닭은
그 곳에서 나오길 바라는 마음 때문입니다.
자기가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불행한 사람입니다.
남을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불행한 사람입니다.
그러나 가장 불행한 사람은 미래에 다가오는 자신의 불행을 전혀 알아차리지 못하는 사람입니다.
"오늘 우리 그냥, 한 가족 합시다! "
[사회자가 눈 높이에 맞춰서 맨바닥에 무릎을 꿇고]
전국 공모로 뽑은 장애인들의 노랫말- 시
이 날 발표된 8곡은 전국 장애우들을 대상으로 노랫말 시(詩)를 공모하여 선발하고 이를 바탕으로 작곡도 공모로 이루어졌습니다.
입상의 순위로 우열을 따지는 음악제가 아니기에 시상도 "민들레 홀씨 상(상금 2백만원)", "에이블아트 상(상금1백만원)", " 경기도장애인복지시설연합회 상(상금50만원)"등의 명칭으로 불렸습니다. 그 외 모두에게도 "아름다운 음악상", "아름다운 시(詩) 상"의 이름으로 각각 30만원씩의 상금이 주어졌습니다.
["숨바꼭질"을 작시한 김미선씨 인터뷰]
"민들레 홀씨 상"에는 1급 시각장애인 조미숙 씨(47세)가 시를 짓고 수원시립합창단 단무장 정창준 씨가 곡을 붙인 "겨울나무가" 선정 되었습니다. "겨울나무" 발표시에는 영통구와 권선구 여성 합창단을 정창준 씨가 직접 지휘하여 공연장의 분위기를 우아하고 화려하게 연출하였습니다. "민들레 홀씨" 상을 받은 조 미숙 씨는 내년에 방콕에서 열리는 '제11회 아시아 태평양 와타보시 뮤직 페스티발'에 대한민국 대표로 참가하게 됩니다.
장애인 음악제 행사의 찬조 출연으로는 경기도청 수화 동아리반의 수화공연, 승가원 난타공연단의 '북의 소리', "빛소리 친구들" FUN & ART COMPANY의 휠체어 댄스 공연이 감동과 재미를 더 하였습니다.
시각장애 바이올리니스트 김종훈 교수와 제35회 일본 와타시보 음악제 대상팀도 수준 높은 연주로 주목을 집중 시켰습니다.
[민들레 홀씨 상 수상곡 "겨울나무" 발표 장면]
"민들레 홀씨 상" 을 받은 '겨울 나무'
겨 울 나 무
작시 :조 미 숙 (47세)
시각장애 1급, 서울
긴 잠을 깼다
잘려버린 팔이며
벗겨진 살 속으로
누군가 놓고 간 봄날의 눈물
혈관 틈으로 쓰리고 아픈
외마디 비명 스며들어
지나는 골목마다 꽃을 피운다
꽃마다 창을 달고
바람을 종처럼 매어 놓으면
그대 오는지 알 수 있을 까
까치발 딛고 섰던 저 하늘 너머
잠시 힘찬 날개짓 내려놓고
흔들리는 창으로 날아오라
이름 없는 나뭇가지 내 숨결을 타고
그리운 그대 노래 들리는 날
그리운 그대 노래 들리는 날
["겨울나무" 작시 조미숙 씨(우), 작곡 정창준 씨(좌)의 기념촬영, 정미경 의원과]
지역사회의 크고 작은 정성으로 만든 시민 축제
분식점에서부터 구멍가게, 미용실, 음식점, 학원, 병원, 교회와 기업들의 크고 작은 손길들이 동참하여 첫 출발하는 장애인 음악제의 앞 날을 더욱 밝게 했습니다. 2009년 '10회 아시아 태평양 장애인 음악제'가 수원에서 열렸고 그 후속 행사인 이 번 의 "제1회 대한민국장애인 음악제"에 경기도에서 3000만원을 지원하였습니다. 이로 미루어 경기도는 민들레 홀 씨(와타보시,Wataboshi) 장애인 음악회의 '메카'로 자리매김한 것이 확연합니다.
(주: 본 음악제의 원제인 ‘와타보시 음악제’는 ‘민들레 홀씨’라는 뜻으로 35년전 일본 ‘나라’ 지역 특수학교에서 장애 어린이들이 쓴 창작시에 아마추어 뮤지션들이 곡을 붙여 지역공연이 시작된 이후로 아시아 태평양 지역으로 확산되었고, 에이블아트운동의 모태가 되었다.)
[사회를 맡은 박명규, 장주희 CBS 아나운서]
[시장자와 수상자 모두 몸이 불편하다]
[ "민들레 홀씨"합창. 앞줄 모자 작곡자 정명수,정미경 의원,장병용 에이블아트이사장,정 권 연합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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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잘 봤습니다. 좋은 자료 감사합니다.언젠가는 우리 좋구먼님의 코너를 따로 준비해 드려야 될 것 같네요. 정말 고맙습니다.
좋구먼님! 먼길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저에게 연락이 없어 문수사랑 회원님들은 오시지 않은것으로 알았습니다.너무 수고가 많으셨습니다. 정미경의원께도 이글 보내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