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어제가 이월보름날이었습니다.
설날과 ‘정월 대보름’을 지나보냈으니 보름마다 절기를 나눠 의미를 둔 조상들 삶이 그리워집니다.
사실 절기 마다 민속적인 행사들이 있었지만 고향에서만 볼 수 있던 삶의 단면들이 생각납니다.
고향에서는 평소에도 자주 해야 할 일 가운데 하나가 집안 어른들 무덤의 풀을 깎고 깨끗이 다듬는 일이었습니다.
이런 일을 표현할 때, 흔히 ‘금초’니, ‘벌초’니, ‘사초’니 하는 말들을 쓰고 있었지요.
비슷하지만 서로 조금씩 뜻이 다릅니다.
‘금초’는 ‘금화벌초’의 준말로서, 무덤에 불이 나는 것을 조심하고 때맞추어 풀을 베어 준다는 뜻입니다.
‘벌초’는 무덤의 풀을 깎아 깨끗이 한다는 뜻이고,
‘사초’는 오래된 무덤에 떼를 입혀서 잘 다듬는 일을 뜻하는 말이지요.
일반적으로 '벌초'는 한가위 무렵에 무덤의 풀을 깎는 일입니다.
중부 지방에서는 ‘금초’라는 말을 많이 쓰고 있는데,
‘금초’의 본디말인 ‘금화벌초’에는 불조심의 뜻이 들어 있기 때문에,
불이 나기 쉬운 때인 한식 때 하는 벌초는 ‘금초’로 표현할 만합니다.
그러나 ‘사초’는 오래되어 허물어진 무덤에 잔디를 새로 입혀 정비하는 것을 말하므로 ‘벌초’와는 쓰임이 다릅니다.
어제 처남 내외가 연락도 없이 장인 묘소를 찾아 낙엽을 긁고 잡초를 뽑고 잔디씨를 뿌리러 다녀갔습니다.
‘금초’니 ‘벌초’니 ‘사초’니 하는 말들과는 다르지만 뫼를 돌본 것이지요.
무덤은 예부터 ‘뫼’라 하였으니, 웃자란 풀을 깎든 잔디를 입히든 무덤을 돌보는 일이 맞습니다.
처남 내외의 ‘뫼돌보기’를 겪고나니 고향 선영이 생각났습니다.
한식날에 나도 “뫼돌보기"에 나서야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우리말123^*^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