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이 우수수 떨어질 때
겨울의 기나긴 밤
어머님하고
둘이 앉아
옛 이야기 들어라
나는 어쩌면 생겨나와
이 이야기 듣는가
김소월의 시 ‘부모’입니다. 낙엽 지는 겨울, 긴 저녁 시간 부모님과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고픈 계절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묻듯 묻습니다. ‘나는 어쩌면 생겨나와 이 이야기 듣는가’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을 사자소학은 첫 문장에서
父生我身(부생아신) 하시고
아버지는 내 몸을 낳으시고
母鞠我身(모국아신) 이로다
어머니는 내 몸을 기르셨다.
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런데 어찌 어머니가 아니고 아버지가 나를 낳으셨을까요? 송강 정철도 ‘송강가사 훈민가’에서
아바님 날 나흐시고 어마님 날 기르시니.
두 분 곳 아니시면 이 몸이 사라실가.
라고 이야기하며 아버지 날 낳으셨다고 합니다.
여기서 아버지가 날 낳으셨다고 말하는 이유는 ‘낳는다’는 말이 한 생명을 세상으로 내보내는 것만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사실은 생명이 시작되도록 하는 일도 가리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태어날 때 우리는 1살이 됩니다.
즉, 옛날에는 아버지는 하늘 기운으로서 모든 만물을 낳게 하는 양의 기운이요, 어머니는 땅의 기운으로서 모든 만물을 기르게 하는 음의 기운이 된다고 했으니, 아버지는 양의 기운으로서 나를 낳았다 하는 것이고 어머니는 음의기운으로서, 나를 기르셨다하는 것입니다.
사자소학은 1921년에 직접 손으로 쓴 책으로 발간되었는데, 주자의 《소학(小學)》과 기타 경전 중 인간의 윤리도덕의 기본을 사자일구(四字一句)로 엮은 책입니다. 어린이를 가르치는 가장 기본적인 책의 첫 구절에서 부모의 감사함과 이 세상에 우리가 태어날 수 있는 생명을 주신 분이 아버지라고 일러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김소월 시는 이렇게 마치나 봅니다.
묻지도 말아라 내일 날을
내가 부모 되어서 알아보리라
자신이 부모가 되어봐야 우리는 부모님의 고마움을 사무치게 느낄 수 있나 봅니다. 추워지는 겨울날, 부모님의 감사함을 다시 한 번 더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그리고 우리 자식들을 다시 바라봅니다.
첫댓글 _()()()_
혹여 가페 귀농사모에 가입 하신 분 존함하고 비슷 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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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공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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