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승리보다..최선을..

[한박사[호랑이]]

승리보다는 최선을..."

5월 23일 베어스 팬들의 베어스를 위한 침묵응원

이성환 기자

	▲ 다음카페 베어스 팬클럽 베사모는 지난 23일 잠실야구장에서 침묵응원을 펼쳤다.
	ⓒ2003 이성환

지난 5월 23일 잠실야구장. 이곳에서는 8승 31패로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는 두산베어스와 꼴등에서 2등의 초라한 성적을 보이고 있는 롯데자이언츠의 시즌 6차전이 벌어졌다.

홈구장 승률 .11(2승 18패), 자이언츠와의 상대 성적 1승 4패, 최근 4연패 홈팀인 베어스에게는 응원을 할만한 가치를 느낄까 싶을 정도로 나쁜 기록들밖에 없었다. 그나마 위안거리라면 자이언츠가 베어스와 함께 4연패를 당하고 있다는 정도. 베어스 팬들의 입장에서는 왜 이 경기를 보러 와야하는지 그 이유조차 알 수 없을 정도의 초라한 성적이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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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어스 몰락, 무엇이 문제인가

필자는 지난 4월 30일 "베어스 몰락,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제목으로 베어스의 성적 하락에 대하여 짚어 본적 있다.

▲ 경기 전 침묵응원을 준비 중인 베사모 회원들
ⓒ2003 이성환

여기서 "지속적으로 이어진 트레이드로 인한 프랜차이즈 플레이어의 이적이 팀 전체의 사기 저하에 큰 영향을 미쳤기에 베어스의 몰락은 이미 예견된 것"이라고 주장하며 "이런 분위기에서는 베어스 선수들에게서는 몇 년 전까지 찾아볼 수 있었던 곰의 뚝심을 찾아 볼 수 없고,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를 찾아 볼 수 없다"라고 이야기한 적이 있다.

베어스 구단의 가장 큰 매력은 곰과 같이 뚝심 있는 플레이였다. 경기에 지고 있더라도 끝까지 물고 늘어지며 상대편을 괴롭히고, 어떠한 어려운 상황에서도 단합된 팀 플레이로 이겨나가는 것이 베어스 구단의 가장 큰 장점이었다. 이것이 2000년도 코리안 시리즈에서 3연패 뒤 3연승이라는 극적 승부를 불러왔고, 2001년도에는 시즌 3위의 성적에도 불구하고, 준 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를 걸쳐 코리안 시리즈 우승까지 거머쥐는 명승부를 펼치게 한 큰 이유였다.

▲ 베사모 회원들의 침묵응원
ⓒ2003 이성환

이런 베어스가 8승 31패의 초라한 성적에 성의 없는 플레이를 거듭 보여주자 이제는 팬들이 나서기 시작하였다. 인터넷 다음카페 베어스 팬클럽 '베어스 사랑 다모이(이하 베사모)"는 23일 자이언츠와의 경기에 맞추어 선수들에게 선전요구의 메시지를 담은 침묵응원을 감행하였다. 그들은 5회 공수가 끝날 때까지 침묵응원을 진행하였고, 그 이후에는 일반 팬으로 돌아가 열심히 응원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베사모 운영 진은 이번 침묵응원에서 "베어스 선수들과 프론트는 이미 패배 증후군에 빠져있고, 선수들은 플레이에 성의를 보여주지 않고 있다"라며 "침묵응원은 제발 경기를 할 때 열심히 뛰어달라는 의미에서 준비하였다"고 이번 응원의 이유를 설명하였다.

자리에 모인 베어스 팬들은 단순히 경기에서이기라는 이야기가 아니라 땅볼을 치더라도 1루 베이스까지 열심히 뛰어달라고 이야기하는 것으로 보였다.

이런 의미에서 팬들은 플랜카드도 "승리보다는 최선을..."이라는 내용으로 사용하였고, 그 내용에서는 단순히 경기 결과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경기를 치렀냐는 과정도 중요하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듯 보였다.

사실 베사모는 심정수-심재학 트레이드가 있었던 지난 2001년도에 베어스 구단의 팬들을 생각하지 않는 구단 운영에 반발하여 집단항의 차원의 '베어스 팬권리 찾기 운동'을 주도했던 모임이었다.

"1루까지 열심히 뛰는 선수들을 보고 싶다"

베사모 카페 주인 강근원씨와의 인터뷰

	▲ 베사모의 또다른 플랜카드

-이번 침묵응원을 하게된 동기에 대하여 말해 달라.
"이번 침묵응원은 5월 23일 롯데자이언츠 전 5회까지 할 계획이다. 정말 사랑한다면 채찍질을 할 수 있다는 마음으로 이번 침묵응원을 준비하였다. 계속된 베어스의 연패로 선수들이 1루 땅볼을 쳐도 제대로 뛰지 않는다. 제발 경기를 할 때 열심히 뛰어달라는 의미에서 이번 응원을 준비하였다."

-플랜카드의 의미는?
"지더라도 최선을 다하라는 의미이다. 팬들 앞에서 무언가 최선을 다하는 플레이를 보여달라는 의미에서 만들어진 플랜카드이다."

-"베어스 선수들과 프론트는 이미 패배 증후군에 빠져있는 상태"라는 표현을 썼고, 선수들이 플레이에 성의를 보이지 않는다고 했는데 어디에 근거를 둔 이야기인가?
"신문기사가 완벽하게 맞는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냐는 이야기를 하고 하고싶다. 기자들이 무언가를 보았기 때문에 베어스 선수들이 성의 없는 플레이를 펼친다는 기사를 썼을 것이다. 아무리 못해도 웃고 나가고, 이기고 있을 때는 그나마 조금의 노력을 보이나 지고 있을 때는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는 기대하기 힘든 현실이 가슴이 아팠다."

-이번 침묵응원이 혹 팬들이 선수들에게 승리만을 강요하는 성적지상주의적 발상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나올 수도 있다. 예전에 '오비꼴찌'라는 말이 있었다. 오비시절 베어스가 두 번의 우승을 일구어 내기는 했지만,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한 시즌이 많아 붙은 별명이 '오비꼴찌'이다. 하지만, 이때는 달랐다. 당시 베어스의 선수 층은 상당히 얇았다. 그렇기에 열심히 플레이를 펼쳐도 지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지금의 상황은 다르다. 선수 층은 두텁다. 하지만, 선수들의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는 찾아 볼 수가 없다. 차라리 이럴 것이면은 가능성을 보고, 2군 선수를 대거 투입시키는 것이 좋을 수도 있겠다.

성적을 위해서가 아니라 곰의 색깔을 찾아볼 수 없다는 이야기이다. 간판선수들을 다 팔아먹었다고 하지만, 오늘 경기를 펼치는 자이언츠도 간판선수 없이도 열심히 경기를 치르고 있다. 지더라도 1루 베어스까지 열심히 뛰어갈 수 있는 선수들을 원하기에 이번 응원을 준비한 것이다."

-8승 31패 승률 .205, 베어스의 문제는 어디 있다고 보는가?
"첫 단추에 있었다고 본다. 베어스는 시즌을 시작하면서 11연패를 당했다. 처음에는 선수들의 패배를 끊겠다는 의지가 보였다. 하지만, 그 이후에는 마치 시즌을 포기한 듯 보이는 플레이가 많아졌다. 물론, 부상도 있었다. 그러나, 근성이 없어졌다. 선수들이 마치 이번 시즌을 끝났다고 보는 듯 보인다. 또한, 세대교체 문제도 있을 수 있다. 자이언츠의 경우는 세대교체가 잘 이루어졌다. 베어스의 경우는 에매하다. 신인선수들을 발굴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노장선수들이 좋은 활약을 보여주는 것도 아니다. 올 시즌이 아니더라도 세대교체가 잘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만약 끝까지 이런 모습을 이어간다면, 상당히 실망 할 것 같다."

-베어스가 지금까지 해온 선수 트레이드 문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프로라는 것은 간판 선수가 빠지면 백업선수가 있어야한다. 그런 의미에서 신인급 선수의 발굴이 중요하다. 대체선수 없이 간판 선수를 트레이드 시켰다면, 그것은 프런트와 코치 진에게 문제점이 있다고 볼 수 밖에 없다."

-지금 현시점에서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는가?
"좋은 선수 영입하는 것 좋다. 하지만, 선수 개개인의 마인드부터 바꿔야한다고 생각한다. 팬들 앞에서 열심히 플레이를 펼치는 프로의식을 가져야한다고 본다. 구단의 경우는 자금난으로 간판선수를 팔아서는 안 된다. 모기업의 지원이 없어 자금난을 겪는 다면, 스타마케팅으로 충분히 해결해 나갈 수 있다. LG트윈스의 경우 Metro라는 신문에 트윈스 관련기사를 매일 싣는다. 베어스는 홍보나 마케팅이 거의 없어 보인다. 마케팅 없이 적자를 냈다면 충분히 반성해야할 문제이다. 팬들이 바라는 베어스가 되었으면 한다." / 이성환 기자

이번 침묵응원 덕분인지 베어스는 자이언츠와의 시즌 6차전 4대7로 뒤진 9회말 공격에서 무려 4점을 뽑아내며 8대7 역전승을 거두었다. 실로 정말 오랜만에 보는 곰같이 뚝심 있는 베어스의 경기였다.

이번 침묵응원에 큰 의미를 두고 싶다. 이제 팬들은 단순히 경기의 구경꾼이 아니라 선수들의 경기력이나 구단 운영에까지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그룹으로 성장했다는 말이다. 사실 지금까지 보면, 우리나라 야구팬들은 단순한 구경꾼이었다. 경기는 구단들끼리 알아서 진행하는 것이고, 팬들은 단순히 그것을 구경하기만 하면 된다는 의미였다. 그렇다 보니 구단들이 마치 "보고싶으면 와서 보고, 싫으면 오지 말아라"라는 식의 운영을 진행 한 것 같이 보였던 것도 사실이다.

	▲ 침묵응원이 끝난후 다시 베어스 팬으로써 응원을 하고 있다.
	ⓒ2003 이성환

이번 일을 계기로 이런 구단들의 낡은 관념이 점점 사라지길 바란다. 팬들은 구경꾼이 아니다. 팬, 구단, 선수는 한국 프로야구를 이끌어갈 동업자는 이야기이다. 팬들이 없다면 프로스포츠는 존재할 이유도 없어진다. 팬들이 스포츠를 사랑하고 봐주기에 선수들도 플레이를 하는 것이고, 구단도 팀을 운영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선수나 구단은 팬들을 먼저 생각하는 플레이와 팀운영을 펼쳐야한다. 베어스 팬들이 이야기하는 것처럼 선수들은 프로의식을 가지고 팬들이 과연 어떤 경기를 즐기는 지를 알고, 그에 맞추기에 노력해야한다. 구단도 팀운영에 있어서 과연 어떤 팀 운영이 팬들을 즐겁게 하고, 보다 많은 팬들을 경기장에 불러낼 수 있는 지를 고민하여야한다.

▲ 텅빈 잠실 야구장 - 관중 감소 누구의 책임인가?
ⓒ2003 이성환

요즘 선수들의 사생활 문제나 감독들의 성적을 위한 야비한 작전 구사, 구단의 팬들을 무시한 팀 운영 등이 문제화되고 있다. 이런 모든 것이 문제화되는 것은 팬들을 그들의 중심에 두지 않기 때문이다. 팬들을 생각한다면, 절대 그럴 수가 없다.

선수들은 한국 프로야구에 소속 되어있기에 프로야구 명예를 실추시키는 일은 절대 하면 안 된다. 인간이기에 그런 일이 있다면, KBO는 특단의 조치를 내려야만 한다. 감독들은 성적에 목숨을 건 조잡한 승부보다는 팬들이 즐길 수 있는 좀더 재미있는 경기를 펼치기에 노력해야한다. 구단도 팀 운영에 있어서 팬들을 먼저 생각하고, 선수 팔아먹기 등을 멈춰야한다.

이런 모든 것이 이루어졌을 때 진정한 프로야구에 발전이 있을 것이라는 것을 필자는 믿어 의심치 않는다. 베사모 회원들의 침묵시위. 한편에서는 보기 싫으면 안보면 되는 것이지 뭐가 그렇게 말이 많냐라고 반문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 경기 후 팬들이 선수들을 지켜보고 있다.
	ⓒ2003 이성환

하지만, 선진화된 프로스포츠는 그런 것이 아니다. 팬들이 목소리를 내고, 선수와 구단이 그 목소리를 수용하는 것이 선진화된 프로스포츠가 사는 길이다. 국내 프로야구는 전체적으로 인기하락에 허덕이고 있다. 지난해 어려운 여건에서 큰 관중감소율을 보이더니 올해도 20%에 가까운 관중감소율을 보이고 있다. 이제는 정말로 갈 때까지 간 것 같은 느낌마저 든다. 이런 식으로는 국내 프로야구의 발전은 있을 수가 없다.

구단 선수 KBO는 보수적인 생각을 벗어나서 팬들의 목소리를 충분히 수용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여 주길 바란다.

베어스의 김동주 선수는 경기 후 필자와의 인터뷰에서 침묵응원에 대하여 "보기 안 좋은 것은 사실이다. 야구외적인 면에 대해서는 신경을 쓰지 않고 경기를 치르려고 노력한다. 우리가 잘해서 이런 일이 있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더욱더 열심히 하라는 채찍질로 알고 열심히 하겠다"라는 이야기를 했다. 이 이야기가 그냥 이야기만이 아니길 바란다.

	"팀 성적이 안 좋아 송구스러울 따름"
	두산베어스 구단 관계자와의 인터뷰
	-팬들이 오늘 침묵응원을 가졌다 알고 있었는가? "알고있었다. 그러나, 왈가왈부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 선수들에게 잘하라고 하는 것인데 무슨 말을 하겠는가?" -이들은 "베어스 선수들과 프론트는 이미 패배 증후군에 빠져있는 상태"라는 표현을 아끼지 않고 있고, 선수들의 플레이에 성의가 없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게임이 안 풀리다보니 경기에서 진 것이지 증후군이라는 표현은 인정할 수가 없다. 열심히 하려고 했는데 결과가 생각대로 나오지 않았을 뿐이다. 팬들이 열심히 뛰는 모습을 보여달라는 측면 같다. 증후군에는 어패가 있지 않나 싶다."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하고싶은 이야기는? "팀 성적이 안 좋아 송구스러울 따름이다. 승리를 하는 모습을 특히 홈에서 많이 보여주어야 하는데 이제 8승밖에 못 거두었으니 송구스러울 뿐이다. 한편으로는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도 열심히 응원해주는 팬들을 보면 언젠가는 좋은 날이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꼭 올해가 아니더라도 앞으로 좋은 팀을 만들기 위해 열심히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열심히 응원해주는 팬들이 정말 고맙다. 팬들에게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이겠다. 승리를 못하더라도 열심히 해라라는 채찍질로 생각하겠다." / 이성환

[jukebox]

한박사 고생많아요...남의집 기사까정 퍼오구 ^^;;..암튼 덕분에 긴글 재밌게 읽었어...근디..공익오비 글 잘쓰누만....나이롱 기잔줄 알았더니....ㅋㅋ

[(((둥★필중짱★둥)))정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버거소녀(박소연)]

거만해진 강근원씨가 보이는구나..... ( __) 근데... 기사는 잘썼네요... ^^

[SeoulBears(강근원)]

이...이런... 거 거만.. 오늘도 다들 딴지.. 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