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26일 새벽에 집을 나섰다가 어제, 그러나까 8월 5일 늦은 밤에 돌아왔습니다.
가장 더운 때에 집을 나갔다가 온 셈인데 오늘은 07시 30분에 일어나 느지막한 아침을 맞이했습니다.
친구가 페인트칠을 하는 일을 하고 있어서 저도 좀 배워볼까 애기한 것이 갑자기 현실이 되어서 26일 새벽에 집을 떠났습니다. 처음에는 집에서 출퇴근하는 일인 줄로 생각했으나 현장이 경기도 용인 끝자락인 백암면 백봉리여서 거기서 먹고 자는 일이었습니다.
송내역에서 여섯 시에 만나기로 했는데 차가 시간이 안 맞아 택시를 타고 헤맸어도 여섯 시 반에 만나서 용인 현장에 도착하니 일곱시 45분이었고 거기서 옷을 갈아입고는 바로 일을 시작했습니다. 저야 페인트에 대해서는 아무 것도 모르는 초보라 일당 10만원의 잡부인데 그런 일을 하는 사람을 일본 말로 데모도라고 하더군요.
뭐 정해진 일은 없고 시키는 대로 하면 되지만 이 사람이 이 일을 얘기하고, 저 사람은 저 일을 얘기하니 정신이 없고 조금만 지체되면 듣기 싫은 소리 계속 나오고 정신없이 오전이 끝나니까 차를 타고 점심을 먹으러 가는데 6000원하는 한식 부페입니다. 그 공사장에서 일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거기서 점심을 먹는 것 같았습니다.
점심을 먹고는 현장에 도착하여 한 시 까지 쉬는데 먼지가 5mm 정도 쌓인 바닥에 아무 거나 주워다가 자리 펴고 누워서 좁니다. 정말 색다른 경험이었습니다. 다섯 시에 끝나고 나서는 숙소가 장호원에 있다고 30km가 넘는 길을 가서는 가정식 백반으로 저녁을 먹는데 6000원 짜리입니다.
밥을 먹고 숙소에 가보니 말로는 '우리 파크'인데 두 사람이 눕기가 빠듯합니다. 다행히도 친구와 같이 자서 마음은 편했습니다. 다섯 시 반에 일어나 씻고는 어제 저녁을 먹은 집에 가서 아침을 먹고는 다시 용인현장에 갑니다.
그렇게 사흘을 보내고는 경북 김천 산업단지 안에 짓고 있는 코오롱플라스틱 공사 현장에 가서 금토일월화수목을 일했습니다. 여기는 현장에서 얼마 안 떨어진 무인텔에 숙소를 정했는데 큰 방 하나에서 넷이 잤습니다. 아침 저녁은 식당에서 사 먹고 점심은 현장의 식당에서 먹었는데 너무 힘이 들어서인지 밥이 먹히질 않아 힘들었습니다.
원래는 오늘까지 일을 하고 올 계획이었는데 페인트가 다 떨어지고, 오늘 밤에 야간 작업을 해야한다고 해서 어제 밤에 급작스럽게 올라왔습니다.
체중이 4kg이 줄었는데 피서 제대로 했다는 생각과 좋은 체험 했다는 생각으로 흐뭇합니다.
긴장이 풀려서 인지 온 뭄아 다 쑤시고 힘이 없어서 다음 주에는 못 갈 것 같습니다. 좋은 체험하고 왔습니다.
時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