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의글 "지상낙원 - Paradise" 와 연결된 편입니다.
이곳 에리트리아 마사와 항은 북반구이기때문 우리와 절기가 같이나간다.
하지를 지나서부터 더위가 기승을 부리다가 8월 20일쯤
-우리나라 절기 처서- 가 되면 서서히 기세가 꺽여지기 시작한다.
더위가 최고조에 달할때는 연속 45도에 달할때가 제법된다.
이런 한낮의 이글거리는 폭염이 서서히 잦아드는 토요일 오후 쯤에
몇몇 동료들 과 탈 혹서계획 을 세운다.
차량,인원,먹을것,놀것,잘곳, 우리한테는 이런계획 짜는것에 천부적인
재능을 같고있는 동료가 있어서 뜻만 맞으면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장소는 이나라의 수도 아스마라, 해발 2000 미터가 넘는 고원지대 임으로
한창 더운 이곳이 40 도 정도일때 그곳은 약 22도 내외로 아프리카의 알프스라 불리는 곳이다.
오후 6시쯤되어 일과가 종료되면 대충 샤워를 마치고 집합장소에 모여
간단하게 준비사항을 체크한후 출발하여 1박2일의 탈 혹서여행을 시작한다.
약 20분쯤 이면 우리나라 백봉령 같은 고개가 시작되며 외기온이 달라진다.
꼬불꼬불한 백복령을 숨가쁘게 오르다보면 자동차 엔진온도는
빨간지점에 도달해있고 운전해온 나는 어질어질한 기분이다 .
약 40분만에 180도 커브를 100번은 돌았고 고도를 1000미터나 높혔으니말이다.
귀가 멍하고 현기증이 난다 .
외기온도는 견딜수있을 정도로 적당히 내려가있고 하여간
마사와 와 아스마라 중간쯤되는 이곳에 근사한 휴게소가 있어서
현지인 이고 외국인 이고 거의가 들려가는 이고장의 명소이다.
온도상 으로 여름 과 가을 의 중간 인곳으로
이곳주인은 아버지가 한국동란 에 참전했던 참전용사의 딸 이었는데
아랍계통의 피가 섞여서 인지 이목구비 가 뚜렷하고 붙임성 있는 행동에
한국말 도 곧잘하여 우리들은 거의 누이동생집 쯤 으로 여기며 쉬어가는 곳이다.
이곳에서 주로 즐기는 메뉴 가 "메생길라" 라는 어린양고기
숯불구이 와 각종 열대과일 쥬스가 있었는데 우리가 즐겨마신것은
선인장 열매를 갈아만든 쥬스에 휴대용으로 가지고 다니든 위스키 를
서너방울 떨어트린 칵테일 이었는데 색갈,맛,향기면에서 타의추종을
불허 하였으며 45도에 근접하는 살인적인 더위속에 있다가 이런곳 에서
즐기는 별난요리와 한잔의쥬스는 내가슴 속에 영원히 잊혀지지 않는
추억으로 자리메김을 하였으며 내가 퇴직을 하면
내고향 오원리 치악산 콘도 주위에 요런 간이음식점 을 차리려고 곰곰 생각중이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목적지인 아스마라를 향해 양의창자 같은
오르막길 을 또한시간정도 오르면 시야가 넓어지며 길거리에 핀
이름 모르는 기화요초와 피부로 느껴지는 외기온도가 우리나라의
초가을 날씨같아 2시간전에 느꼈던 살인더위는 벌써잊어버리고
이곳이 무릉도원같은 착각을 자아낸다.
우선 준비해간 긴팔와이셔츠 로 갈아입고
아프리카 해발 2000 미터 고원지대에 -케냐의 국립공원도 같은고도임-
피서온 돈많고 팔자좋은 한국사람인 양 자기최면을 걸고
현장에서 있었던 덥고,짜증나고,골치아팠던 일은 뒤로한체
금강산도 식후경이란 말도있듯이 이나라의 유일무이한 중국집에 들려
그동안 미각에 굶주렸던 혀를 즐겁게 해준다.
-단골메뉴가 스프링롤(만두),동파육,(돼지고기),찹수이(잡채),
시시케밥 (양고기꼬치구이),랍스타,복음밥,짜장에
현지포도주나,위스키를 곁들인 만찬-
담소 하다보면 이나라 유명인사 들을 어렵지않게 만날수있다.
대통령,당총재,건설부장관,전력청장등,--- ---
가볍게인사를하고 식사가 끝나면 이곳에서 꽤나유명한 나이트크럽으로 향한다.
내가 이곳을 특별히 선호하는것은 시간을 타임머신 을 타고 20 년 전쯤으로
되 돌릴수있기 때문이다.
즉 내본래나이 에서 20을 감해도 누구하나 의심하지않기 때문이다.
-월드컵 축구전을 보신분들중에 관찰력이 세밀한분은
느끼셨겠지만 외국선수 또는 사람중에는 나이20을 갖넘은 사람도
머리털이 반만있는 대머리가 제법있음-
좌우지간 적당히 즐기다 피곤해지면 우리가 유할 이곳에 있는 현장
영빈관 을 찾아가면 또반갑게 맞이하는 동료들,
(당시에 우리회사 에서 이나라에 발전소,항구,비행장,아파트 단지,다목적댐 을 시공 중 이었음)
새벽 2-3시까지 왁자지껄 하게 지내다 잠이든다.
새벽녘에 으스스한 한기에 이불을 찾아 덥고 다시한잠 청하고 아침에 일어나
산뜻한 기분으로 숙소주위를 거닐면 부지런한 동료가 가꾸어논 이슬머금은
정원에, 이름모르는 아름다운무명꽃 , 무명나무,채마밭이
달력에서나 보았음직한 대관령 횡계쯤의 초원에 고급스럽진 않지만
정갈한 민박집 같은 느낌이다.
간단한 아침식사 를 하고 초원에 임시로 만들어놓은 6홀짜리 간이골프장
에서 앞서간 사람도없고 따라오는 사람도 없는 느긋한 대통령 골프를 즐긴후
숙소내에 있는 엉성하지만 제법 사우나 모양을 갖춘 코리안 식 노천 목욕탕 에서
샤워랑 일광욕이랑 즐기며 일배,이배, 부일배 ------
해가 지고 달이떠오를때 쯤이면 또 요리에 있어서 일가견 하는
부지런한 동료가 준비한 통 "양" 구이 바베큐 가든파티 를 즐기며
넉살좋은 동료가 떠벌이는 벌써 10 번도 더들은 월남전 무용담 을
이번에는 어느대목에서 전번과 안맞을까 를 상상 하며 들어본다.
(한 현장에서 한 2 년 정도 같이 생활하다보면 그 동료 의 집안식구,연애담,무용담,
하여튼 자기 기억속에 있는 온갖 이야기를 적어도 3번씩 은 전부 듣게 되죠
심지어 지난번과 이번이 안맞는 것을 찝어내어 바로잡게 되지요)
참 재미있게 보냈던곳 - Paradise
첫댓글 이국적인 왜국에 일하러가도 그런재미가 있군요 저는 여태 왜국에 현장일 가본적이 없어서 님의 글을읽으며 마냥
부럽습니다 예전에 사우디나 쿠웨이트에 일하러 갔다온 친구들 이야기는 많이들었죠 님의 paradise 한 글에 머물며 쉬어갑니다.
시원 찮은글 읽어 주심에 감사 합니다.
ㅎㅎㅎ~
이렇게 편안하게 앉아서 즐기는 여행~
늘푸른님의 실감나는 표현력으로 꼬불거리는 길을 달리다가
멀미도 나고요~
가든파티도 즐기며~
더불어 지상낙원에서 유쾌함 가득 누리고 돌아갑니다!!!
다음편을 잔뜩 기대하는 맘은 여기쯤에 놔두고요^^*(넘 오래 기다리지 않게 하소서!!!ㅎㅎ)
오늘도 멋진 11월 누리게 하심을 감사드립니다!!!
꾸벅
마지막 남은 파라다이스 마다카스카르 를 소개할겁니다. 좀 시간이 걸릴것 같애요 ,
기억을 떠올려야 하니까요.
해발 2000M가 넘는 마치 "양의창자 같은 오르막길 을 또한시간정도 오르면'☜재치있고 감칠맛 나는 표현이 아니더라도 현장엘 함께 한 착각이 들 정도의 리얼리티에 잠시 넋을 잃다 갑니다.
월남전 무용담!? 어느분이실까 나중 듀엣으로 내레이션을 한다면 님의 감칠 맛나는 여행기를 추월할 수 있잖을까 여겨지는데....
비오는 날 어스름이 짙어갈즈음 종로 5가 광장시장 순희네 빈대떡 집 부근에서 얼굴이 벌개져 목청을 높이는
사람중에 한사람이 그사람일겁니다.
이제 곧 아부다비에서도..ㅎㅎ
이곳까지 두발로 찾아주신데 감사드리고 같이 노을공원에서 즐겨야 하는데 --- ---아쉬움이 많습니다.
이곳은 산에갈 산도 없고 막걸리 마실 정자도 없고 자기와의 싸움에서 자기의 존재 이유를
어쭙지 않은 이유로 자기 최면을 걸어 지탱하고 있습니다. 소주값 번다는 의미로 --- ---
이 지구상에서 그런 파라다이스가 어딘인지 찾아보니 아프리카 동부에 있는 국가이군요. 늘 아프리카 쪽으로 여행을 가보는것이 소원이었는데 기회가되면 여기도 한번 가 보고 싶네요. 그런데 우리와는 서로 친한 나라인가요?
우리와는 친하지는 않지만 여행하는데는 전혀 지장이 없죠 오지여행가 "한비야" 님께서 98 년에
아프리카 여행하면서 다녀가신곳이죠
일을하시면서도 행복하시겠습니다~~~여행하는것도 기쁘고 좋은데 좋은 친구들과 함께여행하는것은 최상의 행복 같습니다~~
함께했던 친구들과는 한국에 있을때면 한달에 한번씩은 정기적으로 만나고
비나 눈이오면 종로 5가 광장시장쪽에서 기웃거립니다.
꿈도 못꺼본 아프리카의 여행을 돈도 벌면서 여행을 하셨으니 행운을 타고 나셨군요 지상낙원의 추억으로 오래오랫동안 행복 하세요
퇴직후의 계획도 세워보며 즐기는 여행길은 그야말로 paradise입니다.
읽어주심에 감사드립니다
ㅎㅎ 전 사우디에서 3년 동안 지냈는데,,그곳보다 훨씬 여건이 좋은듯 하네요~~^^
젯다 3년 리야드 6년 마지막 사우디 생활이 93년 이었어요, 지금은 얼마나 변했는지 몰라도 사양합니다.
그곳에 비하면 에리트리아 는 정말 좋은 곳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