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38 皇女[황녀] ; 움직임
"처음 맛보는 차 같네요"
입안에 맴도는 기분좋은 향에 아바마마에게 말했다.
"모리스왕국 동쪽에서만 나는 차란다. 통증을 완화시켜주고 머리를 게운하게 해줄뿐더러, 향 또한 상쾌하여 좋아하지 않는이가 거
의 없는 차지"
나는 아바마마의 말에 웃으며 다시 찻잔을 기울였다.
"애슐리.."
아바마마가 낮은 목소리로 날 부르셨다. 그리곤 곧 자리에서 일어나 불안한 사람처럼 이리지러 움직였다. 한동안 응접실 안을 서
성이던 아바마마는 고개를 숙이며 말씀하셨다.
"무엇을 먼저 말해야 할지.. 모르겠구나...... 일단.. 애슐리 너무너무 미안하구나..."
어쩔줄 몰라하는 모습에 나는 찻잔을 내려놓고 아바마마를 올려다 보았다.
하얗게 변해가는 황금빛 머리카락과 짙어져가는 주름들이 아바마마도 늙고있다는 사실을 깨닳게 해주었다.
"돌려..말하지 않으마. 켄제국 제르미앙 황태자가 청혼을 해왔다"
내가 혹시나 잘못들은건가? 청혼이라니!
고개를 떨구자, 내 손이 부들부들 떨리고 있는것이 보였다.
"하...하지만!! 그 사람은 이미 결혼을 하여 아이까지 있다고 들었어요!"
"후궁! 후궁으로 들이고 싶다는 구나"
아찔했다. 생각도 못했던 말이 지금 아바마마의 입에서 나오고 있었다. 이런 말도안돼는 청혼을 왜! 왜 아바마마의 선에서 거절하
지 않고 내게 말해 주는것인지도 이해가 가지 않았다.
"하지만.. 하지만 저는... 저는 이미 텍스토르 황태자와 약혼 하기로 한것이 아니였나요!?"
내 말에 아바마마의 얼굴빛이 점점 어두워져 가는걸 느꼈다. 하지만 그에 반해 내 얼굴은 점점 색을 잃고 창백해져 가고있었다. 도
대체, 이런 실수를 하다니..
"렌델에게 들었지 않나?"
내 실수를 지적하는 아바마마가 원망스러웠다. 갑자기 전쟁을 준비하는 뮤란제국의 황제도 원망스럽고, 이럴때 청혼을 해오는 제
르미앙 황태자도 원망스러웠다.
"텍스토르 황태자와 연락하게 해주세요! 제가 말할게요, 뮤란 제국의 황제가 일으키려고하는! 전쟁을 막아달라 부탁해볼게요..
네?!"
저런 아저씨의 후궁으로 들어가느니, 나에게 호의적인 텍스토르 황태자와 결혼하는것이 나을거라는 생각에 아바마마의 감정은 무
시한채 울부짖었다. 그러자 조금전 까지는 내게 미안해하는 기색으로 가득했던 아바마마의 얼굴에는 노여운 빛을 띄기 시작했다.
"이 전쟁을 일으킨 장본인이!!!!!! 누군지 몰라서 하는말이냐? 네게 그 칼을 선물했던, 텍스토르 황태자란 말이다!!!!!!!!!!!"
아바마마의 말에 머릿속이 하얗게 비어갔다. 그리고 동시에 내 머릿속을 지나가는 영상.
"검을 선물한다라..그게 무슨 뜻인줄 알고 있나 황태자"
"검을 선물하는 것은 순수한 의도입니다. 그저 황녀님께서 검에 깊은 관심이 있다고 들었기에 준비한 것이옵니다"
"맘에 안드신다면 물리고 다른 선물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하지만 이 선물은 제가 독단적으로 결정한 것이기에 제국의
뜻과는 상관없습니다."
...그렇군 독단적인 결정이긴 하겠군....혹시!!!!!!!!!!!!!!
"아바마마.. 혹시....절 ...납치했던게...!"
이제애 모든게 이해가 가기 시작했따. 라이델이 텍스토르 황태자를 경계했던 이유도, 내가 납치당했을때 날 찾아 뮤란제국으로 가
려했던 이유도!
"다 지난일이다. 뮤란제국은 우리의 적이고, 켄 제국은 동맹의 조건으로 널 요구하고 있다. 애슐리... 네가 싫다면 거절하겠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는 아바마마의 눈이 너무나도 슬퍼보여 싫다는 말이 차마 입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나가보거라. 맘이 결정되면 그때 오거라... 너무 늦지않기를 바란다"
날 한참이나 바라보던 시선이 그치고, 곧이어 문이 열렸다 닫히는 소리가 들렸지만 나는 움직일수가 없었다.
눈을 감고 내가 할수있는 일을 생각해보았다. 랄프 선생님이 문을 열고 들어와 날 들어올릴때까지 하염없이, 시간이 얼마나 지나
는지도 모르고...
"랄프선생님... 멈추세요 . 절 내려주세요"
어쩔수 없다는걸 잘 알잖아 애슐리. 시간을 끌어봤자 달라지는건 없어.
선생님이 자리에 멈춰서 의아한 눈으로 날 내려다 보았다.
"내려주세요. 아바마마께 가야겠어요"
내 말에 선생님의 눈이 흔들리는 것을 보았다. 하지만 곧 내가 힘들게 내린 결정이란것을 알고는 나를 바닥에 내려 주었다.
"괜찮은거야?"
입을 열면 괜찮지 못하다는 말이 나올것 같아 웃음으로 대답을 대신하고는 아바마마의 집무실로 향했다. 뒤에 서서 따라오는 랄프
선생님 덕분인지, 결정을 내려서인지 오히려 마음이 편안해지는것을 느꼈다.
"애슐리 아펠리아 폰 차베스 황녀님 드십니다"
집무실 안에는 아바마마와 함께 제르미앙 황태자가 앉아있었다. 혐오스러운 얼굴이었지만 차라리 이자리에 같이 있는게 나을것같
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바마마와 제르미앙황태자에게 무릎을 굽혀 인사를 하고는, 최대한 당당하게, 아니 오히려 거만하게 보이도록 목과 허리를 빳빳
이 세우고 고개를 치켜들고 말했다.
"제르미앙 황태자님의 후궁으로 들어가겠어요. 하지만 뮤란제국과의 전쟁에서 이긴후 저의 신분이 유지될때, 결혼식은 그때 올리
도록 하죠"
아바마마의 표정은 핏빛을 잃어갔고, 제르미앙 황태자의 얼굴은 환하게 피기 시작했다.
"제르미앙 황태자님의 후궁으로 들어가는 사람은 클라이엔의 황녀에요"
아바마마의 슬픈 눈을 더이상 마주볼수 없어, 제르미앙황태자가 알아듣기만을 바라며 그대로 인사를 하고 나와버렸다.
"흐아아아앙, 흐윽, 흑으으읍..."
방에 들어온 후 부터 침대에 앉아 매트가 젖도록 울어대는 나를 보며 라이델은 안돼겠다란 투로 말을했다.
[차라리 둘이서 도망이나 갈까? 내가 벌어서 먹여살려줄게]
"흐윽, 크큭"
울만큼 울었는지, 라이델의 실없는 소리에 웃음이 나왔다.
[어~?! 지금 나 비웃는거지~ 내가 고양이로 있으니깐 가찮다 이거지~]
라이델의 귀여운 모습에 그만 라이델을 품에 안고 잠들어 버렸다.
"일어나세요, 일어나세요~ 황녀전하, 갑자기 오후에 1급회의가 잡혔어요. 황녀전하도 참가하라는 황제폐하의 명이십니다"
젠장. 깨기싫었는데... 꿈속에서 라이델이 잘생긴 왕자로 나와 함께 대련을 하고 있었다. 내가 이기려던 참이였는데....
샤워후 드레스를 입고 유모가 해주는 머리손질을 받고있을때 라이델이 옆으로 걸어와 말을걸었다.
[같이갈까?]
"무슨재주로? 그 깐깐한사람들이 널 회의장안에 들여보내줄거같아?"
[작게 변하면 들여보내주지않을까?]
"그럴지도"
심각하게 고민하는 라이델이 귀여워 한 대답이 끝나기 무섭게 작게 변신해버린 라이델을 보며 예전부터 궁금했던 점이 떠올랐다.
"변신할줄아는게 고양이종류뿐이야?"
얼굴이 일그러진다고 느낀순간 머릿속을 강타하는 고주파.
[날무시하지마! 니가 헷갈릴까바, 날 못알아볼까바 이러는거잖아!]
회의장안은 대체로 활기찼다. 오늘 모인 이유를 모르거나, 아니면 나라일에 관심이 없거나 둘중에 하나일테니.. 둘중에 뭐가되었
든 걱정이 되는 일이였다.
"황녀전하, 오랫만에 뵙습니다"
고개를 돌리자 그웬델의 삼십년 후의 모습을 보는것 같은 사람이 서있었다.
"안녕하세요, 슈미에르공작"
슈미에르 공작이 빼주는 의자에 앉아 무사히 회의장안에 들어온 라이델을 쓰다듬고 있을때 아바마마가 회의장에 들어오셨다. 한
순간에 조용해지 사람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일제히 고개를 숙였다.
"다들 앉으시오"
긴 테이블을 가득 매운 사람들이 자리에 앉자 아바마마는 사람을을 한번 훑어보고 입을 여셨다.
"1급회의를 소집한 이유를 아는 이는 여기서 몇명되지 않을것이오"
아바마마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조용했던 회의장 안이 시끄러워졌다. 서로에게 회의에 대해 아는바가 없는지 물어보기 바빴고 추
측성 대화가 오고갔다.
"전쟁이 일어날것 같소"
한순간에 조용해졌던 회의장 안은 곧 시끄러운 장터처럼 변해만 갔다. 웅성거림에 인상을 찡그릴때 옆에있던 슈미에르 공작이 질
문을 했다.
"어디...의 전쟁입니까?"
"뮤란제국과, 클라이엔제국의 전쟁이다"
이번에도 역시 시끄러워 질것이란 내 예상과는 달리 회의장안은 찬물을 끼얹은듯 조용해졌다.
"갑자기... 전쟁이라니"
어디서 중얼거림에 가까운 말소리가 들려왔다. 그 사람 뿐만아니라 회의장안에 있는 거의 모든 사람이 충격을 받은듯 했다.
"한달 전쯤 뮤란제국의 군대가 셀리스타키숲 앞으로 모이는걸 포착했습니다. 처음에는 셀리스타키에 사는 블랙드래곤이 깨어나는
바람에 몬스터들이 숲 외곽 마을을 공격하여 그 몬스터를 퇴치하기 위한 군대라고 예상했으나 ... 얼마전 그것이 황태자를 중심으
로 한 세력이 전쟁을 일으키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 사실을 안 후 곧바로 켄 제국에 지원요청을 부탁, 수락
을 받았습니다. 이것이 어제 까지의 일이며 오늘 새벽, 뮤란제국의 세력교체가 일어났습니다..........텍스토르 황태자가 황제가 되
었습니다"
#039 皇女[황녀] ; 움직임
-콰당!
"애슐리!!!!"
"이러시면 곤란합니다. 아무도 들이지 말라는...."
소란을 몰고 들어온 사람을 보기위해 고개를 돌리자, 그곳에는 옷도 제대로 갖춰입지 않은채 잔뜩 화난 얼굴을 하고 있는 사람이
보였다.
"됐어요, 그만 나가보세요"
막무가내로 문을 열고 들어온 사람을 막기위해 따라들어온 하인을 내보내고 아무런 일도 없었던 것처럼 다시 눈을감았다.
"애슐리!"
밤새 내곁에서 도망가잔 말을 하다가 아침해가 뜨는걸 보고서야 잠이 든 라이델이 깰까바 조용히 하라는 손짓을 했다.
"너...너 도대체!"
"시끄러워 그웬델"
오랜 시간에 걸친 회의를 하는 내내 동정어린 시선을 받았기때문에 그웬델의 방문이 반갑지만은 않았다. 분명히.. 어제 회의 내용
을 듣고 내게 찾아온거겠지?
"애슐리!!"
그웬델이 화를 내고 있었다. 도대체 무엇 때문에 화를 내는지 몰랐지만 저대로 두면 행폐를 부릴것 같은 생각에 나는 침대에서 일
어났다. 쌀쌀한 아침 날씨에 나는 겉옷을 걸치며 밖에 대기하고 있을 하인에게 소리쳤다.
"차좀가져와... 그리고.. 밖에 아무도 서있지말고 가서 쉬어"
창문을 열어 상쾌한 아침공기를 마시고 테이블에 앉아 그웬델에게 앉으라는 신호를 보냈다. 그웬델은 화를 억누르려는듯, 슬픔을
억누르려는듯 숨을 크게 한번 들이쉬고는 자리에 앉았다.
"제정...신이야....너?"
나는 공허한 눈빛으로 그웬델을 바라보았다.
"왜 너야?! 왜하필 너야! 왜 네가 그 빌어먹을 황태자놈의 후궁으로 들어가야 하냔말야 ! 안돼 당장취소해! 방법이 있을꺼야, 응?
어서 황제폐하께 가서 말씀드려 ! 맘이 바꼈다고말야!!"
화를 주체하지 못해 쥔 주먹이 하얗게 되는 그웬델의 모습을 보니 맘이 아파왔다.
-똑똑
"황녀전하 차를 가져 왔습니다"
"들어와"
시녀가 들어와 테이블에 차를 내려놓고가는 모습을 멍하게 보고 있다가, 시녀가 나가며 문을 닫는 소리를 듣고나서야 정신을 차리
고 찻잔을 손에 들었다.
"마셔 그웬델"
"애슐리!"
왜... 왜 네가 화를 내고있지 그웬델? 나도 내지않는 화를 왜 네가 내고 있냔 말이야... 나도 못내는 화를 어째서 네가!
"이유가...뭐야?"
내 물음에 그웬델은 무슨소리냐는 시선을 보내왔다.
"왜. 왜 네가 화를 내는거야?"
내 말이 끝나기 무섭게 그웬델의 온 몸이 떨리기 시작했다.
"내가... 내가 왜 이러는건지 몰라?"
화를 참기위해, 슬픔을 참기위해 꾹꾹 누르는 목소리로 말하는 그웬델을 보며 아무말도 할수가 없었다. 어쩌면... 어쩌면 내가 알
고 있는것 같아서일까?
"내가.. 내가 널 얼마나 생각하고 있는지 몰라?....내가.. 내가 널 얼마나,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지 모른단 말야?!"
나는 그만 손에 들고있던 찻잔을 놓쳐버렸다. 뜨거운 차가 내 다리에 쏟아졌지만 아무런 느낌도 들지 않았다.
"괜찮아? 괜찮은거야 애슐리?! 이봐......! 아, 잠시만 잠시만기다려"
그웬델은 밖에있는 하인을 부르려다가 조금전에 내가 모든 사람을 보냈다는 사실을 기억하고는 직접 욕실로 뛰어가 수건에 차가
운 물을 적셔 왔다.
"이바보야?! 안뜨거워?!"
"호들갑 떨지마"
걱정이 가득한 눈으로 날 바라보는 그웬델에게 차갑게 말을 뱉었다. 평생 친구로 남을줄 알았던 그웬델이...날 사랑한다라. 내 입
꼬리가 올라가는게 느껴졌지만 내가 왜 웃고있는지 알지 못했다.
"왜.. 왜 날 사랑해?"
무릎을 꿇고 앉아 열심히 내 옷을 닦는 그웬델에게 물었다. 그웬델은 시리도록 푸른 눈으로 나를 올려다보며 말했다.
"그게 무슨말이야? 왜 널 사랑하냐니!"
"그럼... 언제부터 날 사랑했어?"
내 물음에 당황해하는 그웬델을 보자 또다시 웃음이 나왔다.
"사실... 우리집엔 내 개인수련장이 있어.. 들었지? 우리집은 대대로 검술로 먹고사는 집안이라 어릴때부터 검을 잡아왔다는거...그
런데 어느날 부턴가 네가 연습하던 수련장으로 발걸음이 가기시작하더라"
그웬델의 이야기는 어린시절 이야기를 생각할수있게 도와주었다.
"사실... 그게 널 처음본게 아니였어. 아버지를 따라 황궁에 들렀다가 길을 잃었는데 정원에서 누군가가 고양이랑 놀고있는거야.
황금색 머리카락이 햇빛에 반사되어 눈부시게 반짝이는데... 난 정말 천사가 내려온줄 알았어"
기억할수 없는 이야기이지만 어린아이같은 그웬델의 말에 웃음이 나왔다. 생각해보니... 그웬델 우리가 만난지도 참 오래됬구나..
"애슐리.. 난 너를 너무너무 사랑해. 네 옆에 서기위해 내가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지 넌 모를꺼야, 텍스토르 황태자를 내가 얼마
나 질투했는지 모를거야"
웃고 있는 그웬델의 눈에서 떨어지는 눈물이 햇빛을 받아 반짝 빛이 났다. 그 눈물이 너무나도 이뻐보여 나도 손이 가버렸지만, 그
웬델이 내 손을 잡아버리는 바람에 내 손은 그웬델의 얼굴에 닿지못한채 허공에 멈추고 말았다.
"애슐리"
그웬델의 목소리에 나는 그웬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웬델 역시 날 바라보았지만 그게 끝이였다. 서로 바라보기만 할 뿐이였
다.
"나 갈게"
해가 져 갈 무렵. 반나절이란 시간이 무색할 만큼 밝은 목소리로 그웬델이 입을 열었다.
"애슐리.. 약속할게 무슨일이 있어도 널 이대로 내버려 두지 않을거야. 절대로... 약속할께"
그 말을 끝으로 문을 열고 나가버리는 그웬델의 모습에 가슴이 두근거려왔다. 내 심장은 내 머리도 예상하지 못하는 일을 알고 있
는듯 했다.
창문넘어 세상은 겨울이 오기 시작했는지 차갑게 식어가고 있었다.
나.. 나 왜이렇게 불안한걸까... 그웬델..
한동안 평화로운 날들이 이어졌다. 정말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 나를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에 나도 역시 그렇게 대응할 뿐이였다.
그날 이후 그웬델은 더이상 보이지 않았다. 랄프 역시 바쁘다는 핑계로 날 만나는것을 꺼려하고 있다. 그들 대신 내 옆에 머물러
주는 사람은 할아버지와, 얼마전에 돌아온 삼촌뿐이였다.
"휴...."
[왜 또 한숨이야~ 집중해 집중]
내 손에 모이던 마나가 흩어지는걸 느꼈는지 라이델이 말했다. 어쩐지 내가 마법 배우기를 적극적으로 추천한다 했더니 잔소리를
위해서 였나보다.
손에 겨우 모아두었던 마나가 흩어지는걸 느끼자 온몸에 힘이 빠졌다.
"같이 목욕이나 할까?"
[조금전에도 했잖아! 왜이래 애슐리, 정신차려]
아! 했었구나... 그랬었지.
[너.. 혹시 마법배우기 싫어서 어린애처럼 그러는거 아니지?]
라이델의 말에 부정할수 없었다. 딱히 마법이 싫다거나 배우기 어렵다는건 아니다. 다만 .. 조금 무서울 뿐이였다. 내가 그렇게 좋
아하던 검술, 삼촌에게 배우기 시작한 초대황제의 검술도 배우기가 무서울뿐이다. 마치 내가 이걸 다 배우고 나면 떠날 사람들 처
럼 나를 다그치는 사람들이 무서웠을 뿐이다.
"나 바람좀 쐬고 올게"
[같이가. 넌 또 어디로 셀거같단 말이야]
정말 맘같아서는 성 벽을 넘어 밖으로 나가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이미 결과를 예상하지 못할 나이는 지나버렸다.
"됐어... 그냥 연습이나 할래"
다시 자리에 앉아 손에 마나를 모으기 위해 정신을 집중했다.
-둥, 둥, 둥ㅡ 둥
너무나도 조용해서일까, 멀리서 북치는 소리와 함께 병사들의 기합소리가 들려왔다. 또 셀리스타키로 가는 군대겠지?
[애슐리~집중]
도저히 집중이 되지않았다. 어제까지만 해도 조금은 괜찮았지만 오늘 아침에 산책을 나가며서 본 텅 빈 복도가 맘에 걸렸다. 성을
지키던 병사들의 반이상이 셀리스타키로 가버렸기 때문이다. 어째서 우리 병사가 셀리스타키로 다 가버리고, 켄 제국의 지원군이
수도를 지키는지 도저히 이해할수 없었다. 지원군.. 이란 이름으로 끌려온 사람들이, 우리 병사들 처럼 목숨을 걸고 싸워줄까? 젠
장! 안봐도 뻔하잖아, 셀리스타키에서 밀리면 황성은 끝난거나 다름없어..
[애슐리. 안돼겠다.. 오늘은 다른거 해볼까? 작은 파이어볼이라도 만들어볼까? 마나만 계속 모으니깐 재미가 없어서 그러는거
지?]
라이델의 목소리가 머릿속에 울렸지만 나는 침대에 누워버렸다.
"나힘들어 라이델..."
[애슐리...]
언제부터 꼬인걸까? 텍스토르 황태자가 차라리 내게 적의를 보이며 전쟁을 예고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믿었던 만큼 충격도 컸
다.
나는 아무것도 알지 못한다. 뮤란제국의 군사가 얼마나 되는지, 우리나라의 군사는 얼마나 되는지, 우리가 이길 확률이 얼마나 되
는건지, 켄 제국의 지원은 어느정도인지...
이대로 아무것도 모른체 있다가 나는 우리 제국이 이긴다면 켄 제국의 후궁으로 팔려가는 것이고, 진다면 뮤란제국의 포로로 잡혀
가게 되는 것이다.
내게 마법을 가르쳐주고, 아직 부족한 실력으로 황궁에 전해져 오는 검술을 물려받고 ... 이건 마치 전쟁 후에는 가르쳐 주지 못한
다는것으로 이해됬다. 왜? 우리제국이... 져서?
[나가자]
라이델이 결심했다는 투로 말을 했다.
"위험하잖아.. 괜찮아"
[하늘위면 괜찮을거야]
내가 대답도 하기전에 라이델은 창문을 열고서는 하얀 빛을 내뿜으며 밑으로 떨어졌다. 그리고 곧 창문 밖에 나타난것은 황금색
깃털을 가진 거대한 새였다. 변신을 해도 특유의 황금빛은 변하지 않는것 같았다. 이처럼 아름다운 황금색은 라이델 너뿐인데, 왜
내가 널 못알아 볼거라고 생각했던 거니?
[타! 조금만 날다가 오자, 훨씬 기분이 좋아질거야]
조심스럽게 창문틀로 올라선 나는 라이델의 넓은 등위로 뛰었다. 조금 휘청한듯 했지만 곧 하늘위로 올라갔다.
수직으로 곧게 올라가는 라이델 덕분에 자연스럽게 등에 바짝 붙었지만 어느 순간부터인가 바람을 타고 날기 시작했다. 조그마해
진 황성을 보자 기분이 좋아져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질러버렸다.
"와우! 하하하"
하늘 위 세상의 맑은 공기가 내 속으로 들어오자 라이델의 말처럼 조금전에 기분은 거짓말 같이 기분이 좋아져 버렸다.
라이델의 털에서 손을 떼고 조심스럽게 등위에 올라서 양손을 벌렸다. 손가락 사이로 바람이 지나가며 손을 간질었다.
안녕하세요 똘꽃입니다 :)
텍스토르 황태자...이제 텍스토르 황제인가요?!
어쩜그럴수 있는거죠?! 인기투표에서도 당당히 1위를 차지한 사람이...헉 실망이에요
우리 애슐리는 이제 어떻게 되는걸까요?!
아, 하루에 12시간 생활하다가 원래생활로 돌아오려니힘들어죽겠습니다!
평소같으면 한참 꿈꾸고있을시간에 씻고 학교가야하다니...흑흑
너무슬퍼요! 앞으로 성실연재 못하면 어떻게되죠...?
저미워하실건가...요?........
皇女[황녀]다음편 업데이트될때 쪽지 받으실분은 댓글 앞에 +기호를 남겨주세요!
오타나 어색한 문장은 댓글로 지적해주세요!
제말이요! 그래도 애슐리가 주인공인데, 주인공을 그렇게 비참하게 만들수는 없어요!
에이씨, 라이델!! 그 인간들(늙은 황태자, 황제된 놈)을 마법 몇 십방 날려버려!!
ㅠㅠㅠ우리 라이델이 이제 자신의 능력을 업그레이드 시키기를 바래야겠어요!
+라이델...그 인간(늙은 황태자)만 죽이면 안될까?
휴...라이델에게 그런 능력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ㅠㅠ능력은 있는데 아직 잘 사용을 못하는거 같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