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이
불면 증상이 더 심해지는 것이 관절염, 기후 변화와 관계가 깊어 흔히 ‘날씨 병’이라고 부른다.
우리 몸의 관절은 저온ㆍ고습ㆍ저기압 등에 매우 민감하며 특히 일교차가 심하고 찬바람이 불면 찬 기운이
신경을 자극하여 무릎 관절
주위의 혈액순환이 제대로 되지 않기 때문이다.
# 나이
들면 ‘퇴행성관절염’
관절염은 우리나라 남성의 5.9%, 여성의 15.9%가 앓고 있는 흔한 병, 100가지가 넘는것중.
류마티스ㆍ통풍ㆍ루푸스 등도 관절염의 일종이다. 그래도 관절염의 80%
이상은 퇴행성관절염이다. 뼈와 뼈 사이에 있는 연골(물렁뼈)이 닳거나 손상되는 것이 퇴행성관절염의
주원인,물렁뼈라는
‘완충장치’가 사라지면서 뼈와 뼈가 직접 부딪쳐 통증과 염증을 부르는 것이다. 아침에 일어나면 관절이 뻣뻣해지는 것이 흔한 증상이다.
관절의
통증은 움직일 때 심해지고 쉴 때 완화된다. 춥거나 습도가 높아지면 증상이 더 심해지는 것이 특징이다.
퇴행성관절염은 노화의 일종으로도 간주, 환자의 80% 이상이 50세 이상, 45세 미만에선 남성이
훨씬 많고, 45세 이상에선 여성이 약간 많다. 젊은 여성
환자가 많은 류마티스성 관절염과는 대조를 보인다.
관절염 환자들은
스테로이드나 비(非)스테로이드성 소염 진통제 등 약에 주로 의존한다. 약물치료는 효과가 빠르지만 위장장애ㆍ간 손상 등 부작용이 늘
문제다. 효과는 약만 못하지만 관절염 치료를 돕는다는 식품ㆍ건강기능식품도 많다.
# 부족한 콜라겐 보충해
연골 재생 유도
관절염의 한방명은 ‘역절풍’(歷節風)이다. 모든 뼈마디가 쑤시고 붓고 아프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급성 류마티스 관절염의 한방 이름은 ‘백호 역절풍’이다.호랑이에게
물린 것처럼 통증이 심하다는 이유에서다.
관절염을 한방에선
‘관절에 풍(風)ㆍ한(寒)ㆍ습(濕)ㆍ어혈(瘀血)ㆍ담음(痰飮) 등이 뭉쳐 기혈의 순환이 원활하지 못한 탓’으로 여긴다. 관절 질환의 예방ㆍ치료에 있어서 바탕이 되는 한방 이론은
‘동기상구’(同氣相求)다. ‘같은 기운을 가진 것으로 기운이 부족한 부분을 구한다’는 뜻이다. 한방에선
관절 질환은 몸 안에서 콜라겐이 감소한 탓이며 콜라겐이나 젤라틴을 보충하는 것을 최선의 예방ㆍ치료법으로 친다.콜라겐이
연골의 재생을 유도하기 때문이다.
콜라겐은 사람을 비롯한 동물의
뼈ㆍ연골ㆍ힘줄ㆍ피부와 생선의 비늘 등을 구성하는 단백질이다. ‘교원질’(膠原質)이라고 한다. 콜라겐에
물을 넣고 끓이면 젤라틴이 된다. 한방에선 젤라틴을 ‘교’(膠)라 한다. 약재명 끝에 ‘교’자가 들어가는 아교(당나귀 피부)ㆍ녹각교(사슴의
녹각)ㆍ구판교(거북의 배딱지)ㆍ별갑교(자라의 등딱지) 등이 여기 해당한다. 이 ‘교’들은 퇴행성관절염
환자에게 주로 처방된다.
# 뼈째 먹는 생선, 관절
건강에 ‘보약’
‘어두육미(魚頭肉尾)’는 생선의 머리 쪽이 진미라는 뜻, 생선 중에서 몸의 대부분이 대가리인 놈이
아귀다. 아귀의 대가리엔 쫀득쫀득한 콜라겐이 풍부하다. 맑은 탕이나 찜으로 요리하면 젤라틴이 우러나온다. ‘운곡본초학’에 ‘아귀는 관절 등이
시큰시큰한 증상을 없애주며 통증을 가라앉히고 독기를 해소해 주며 열감을 진정시킨다’고 기술돼 있다.
명태와 대구도 콜라겐이 넉넉하게 든 생선이다. 대구뽈탕ㆍ대구뽈찜은 ‘젤라틴 공급소’다. 대구살보다
대구뽈(대가리)이 더 비싼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관절 건강에 이로운 젤라틴이 더 많이 들어있어서다.
홍어는 뼈가 연골이다. 뼈째 썰어 회로 먹거나 쪄서 찜으로 먹으면 다량의 콜라겐을 섭취할 수 있다.
복어껍질은 생선 껍질 중에서 콜라겐의 맛을 가장 잘 음미할 수 있는 음식이다. 일식당에서 나오는 민어ㆍ도미의 껍질, 고급 중국요리인 샥스핀(상어
지느러미)의 주성분도 콜라겐이다.
생선의
뼈ㆍ연골ㆍ껍질ㆍ지느러미ㆍ꼬리도 빼놓을 수 없다. 그래서 관절 건강엔 통째로 먹을 수 있는 생선이 그만이다. 뼈째 먹는 생선 중 대표적인 것은
멸치와 전어다. 게다가 멸치는 칼슘까지 풍부하니 골다공증을 동반하기 쉬운 퇴행성관절염 환자에겐 보약이나 다를 바 없다. 가을에 즐겨먹는
전어구이도 꼬리를 잡고 대가리부터 시작해 꿀꺽 삼켜야 제대로 먹었다고 할 수 있다. 전어의 고소한 맛의 비밀도
콜라겐이다.
# 마오쩌뚱도
돼지껍데기 즐겨
콜라겐은
소ㆍ돼지ㆍ닭고기에도 있다. 소등심의 가운데쯤에 있는 새끼손가락 굵기의 노란 심줄이 콜라겐 덩어리다.
중국의 마오쩌뚱이 보음제로 즐겨 먹었다는 돼지 껍질은 워낙에 잘 알려져 있다. 관절 질환 환자에게
돼지껍데기를 추천하는 것도 콜라겐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한방에선
돼지껍데기를 ‘저부’(猪膚)라고 한다. ‘동의보감’에서는 ‘건조한 것에 윤기를 주며 부종과 통증을 가라앉히는 효능이 있어 관절염 관련 증상에
유용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닭고기 중에선 날개 부위에 콜라겐이 많다.
살은 별로 없고 연골이 많은 닭 날개는 다른 부위에 비해 쫀득하고 감칠맛이 난다.
도가니탕ㆍ설렁탕ㆍ곰탕도 관절 건강에 좋은 음식이다. 도가니탕에 든 소의 연골 부위를 살피면 우리
무릎이 어떻게 생겼는지 대략 짐작할 수 있다. 곰탕은 소의 사골(四骨)을 솥에 넣고 밤새 정성껏 고아낸 탕이다. 곰탕 국물은 시간이 지나면
묵처럼 엉긴다. 사골에서 우러나온 젤라틴이다. 곰탕을 끓이려면 먼저 핏물을 깨끗이 뺀 뒤 펄펄 끓는 물에 넣어 약한 불로 오랫동안 고아야 한다.
기름기는 완전히 걷어내고 먹는 것이 좋다.
# 건강기능식품, 예방효과
없지만 통증완화
글루코사민과 콘드로이틴의 퇴행성관절염 예방 효과는
근거가 없다고 ,
그러나 관절염 환자의 통증을 덜어주는 효과는
있다.
글루코사민은 굴이나 게 껍질의 분해 산물로 글루코오스와 아민으로
구성된 제품이며 콘드로이틴은 소ㆍ상어ㆍ돼지의 연골에서 얻는다.과학전문지 ‘랜싯’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퇴행성관절염 환자 212명에게 3년간 매일 글루코사민을
1500㎎씩 복용토록 했는데 이 중 20∼25%가 통증 경감 효과를 얻었다. 하지만
관절염의 진행을 늦추거나 연골을 재생시키지는 못한다.
관절ㆍ뼈 건강을 돕는 것으로 개별인정을 받은 기능성 원료에는 뉴질랜드 마오리족의 관절이 유난히
튼튼하다는데서
착안한 초록잎 홍합추출오일복합물ㆍ로즈힙
분말ㆍ차조기 등의 복합추출물, MSM(메틸설포닐메탄, 식이유황), 콩의 이소플라본 등이 있다.
유럽에선 ‘네틀’이란 생약이 널리 사용된다.
네틀은 독성이 강해 피부에 닿으면 오랫동안 자극을 유발하는 허브다.
네틀 추출물은 관절에서 염증 유발물질을 억제하고
통증을 완화하는 효능이 있다.
#
좋은
식품
사과: 사과엔
염증은 물론 알레르기ㆍ암 예방에 유효한 다양한 항산화 성분이 들어 있다.
식이섬유도 풍부하여 변비예방에도 유익히다.
오렌지ㆍ밀감ㆍ자몽: 오렌지류 과일들에
함유된 항산화 성분은 무릎 퇴행성관절염 예방에 효과적이다.
오메가3 지방 강화 계란: 암탉에
DHAㆍEPA 등 오메가3 지방이 함유된 사료를 먹이면
오메가3 지방은 식품 성분으론 유일하게 류마티스성
관절염 치료 효과를 보이는 영양소다.
등푸른생선:
고등어ㆍ정어리ㆍ꽁치ㆍ연어ㆍ청어 등 등푸른생선엔 오메가3 지방이 풍부해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의
염증 통증을 덜어준다.
심장병ㆍ뇌졸중 등 각종 혈관 질환의 주범인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와 혈압을 낮추는 효과도 있다.
브로콜리: 항산화
성분ㆍ식이섬유는 물론 각종 비타민ㆍ미네랄이 풍부하다. 칼륨이 많이 들어 있어
고혈압 환자에게도 추천된다
녹차: 카테킨 등 각종 항산화 성분이 풍부하다. 하루 4잔 가량
마시면 류마티스 관절염의 발병과 진행을 억제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우유: 관절염 환자는 뼈를 튼튼하게 유지해야 하므로 우유를 충분히 마셔야 한다. 유당 불내증이 있다면
치즈나 떠서 먹는 요구르트도 훌륭한
대용식이다
유념해야 할 것
첫째, 비만.
비만한 사람의 지방세포에선 염증 관련 물질(사이토카인)들이 많이 나온다. 이는 관절염 증상의 악화 요인,
따라서
관절염 환자는 근육을 강화하고 지방을 줄이는 체중조절을 게을리 하면 안 된다.
둘째,
포화 지방ㆍ콜레스테롤이 많이 든 동물성 식품과 술ㆍ담배 금물
셋째, 황당한 속설에 현혹되지 말것
양귀비가 관절염에 좋다는 속설, 양귀비는 일시적으로 통증을 완화할 뿐 관절염 치료제는
아니다.
‘고양이를 먹으면
관절염이 낫는다’는 속설, 고양이
고기가 관절염 치료를 돕는다는 과학적 근거는 일체 없다.
고양이를 먹다간 감염 위험이 뒤따른다.
<박태균 중앙일보
식품의약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