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2008.5.4.(일요일)
처는 동생이 산에 같이 가자더라며
충청도 민주지산과 악휘봉 으로 고심 하더니 악휘봉으로 가잔다.
5시20분 집떠나 6시반 장호원의 광장휴게소에서 처제네 만나 동서의 차로
중부내륙도로로 가다가 연풍ic로 나간다는데, "연풍이라~ 연풍할매곰탕 하는 곳인가? " 하니
처는 그건 현풍 할매곰탕 이라네^^*
은티마을에 주차하고 7시50분 부터 등산.
은티마을 유래비와 남여 장승이 서있는데, 초입부터 소나무가 예사롭지가않구먼~~
왼편의 주막을 보니 리본과 찌그러진 노란 주전자가 여러개 달려 있다.
배밭과 우사(牛舍)를 지나고, 마을 상수원이라며 우측으로 올라가라는 안내판 보고
오른쪽으로 올라가니 밭 가로 오르는 길이다.
8시는 지났으니 처에게 밥먹고 가자 하니 더 올라 가 먹잔다.
오늘 밥먹자 소리는 내가 먼저 안하리라 작정 하고. 가다가 리본 달린 우측으로 오르는데,
처제가 "이상하다 오늘은 형부가 밥 먹자는 말을 안하네." 한다
처가 "왜 안해 ! 벌써 한차례 했지." 하더니 "그래 먹고 가자." 한다.
내 말은 안듣더니.....
왼쪽에 무덤 2기가 있어 무덤 주인에게 묵념하고 앞에 앉아 떡과 밥먹고(8시35분~9시4분)
커피 한잔씩 하고 가파른 경사길을 치오른다.
동서는 2월 이후 바빠서 산행을 안해 힘들런지 모르겠다지만, 젊으니 잘 가겠지
.........
새로나온 연록색의 신갈나무 떡갈나무잎의 숲을 보며 오른다
악산이라 그런지, 제대로 가지치기를 하지않아 소나무는 가지가 많아 용재림은 아니다.
하지만 오래된 멋진 소나무가 많다
가끔 금강송도 보이지만 수직 바위에 뿌리를 박고 바위와 평행으로 솟았으나 가지가 많다.
분홍철쭉은 많고 흰철쭉도 가끔 있는데 지금 한창 피어 아름답다.
각시 붓꽃도 간간히 보이고.
9시38분에 692m봉이라 흐릿한 검은 끌씨의 봉에 올라 가니 조망은 별로이지만 철쭉은 곱다.
가파른 밧줄구간을 내려 가 다시 오르는데 처는 우측바위로 바로 오르고
처제네는 좀더 가 안전하게 오른다.
나도 처를 따라 오르고 보니, 멋진 바위능선이 나타난다
처제네랑 20여m 떨어져 바라 보며, 서로 사진 찍어 주며 한참을 즐겼다
계룡산 자연성능길은 한쪽이 수직 절벽이지만 여기는 양쪽이 수직절벽이다.
수석(樹石)길이네.
나무가 대단 한 것은, 씨 하나가 떨어져 발아 하여 뿌리를 아래로 아래로 내려
흙을 찾아 큰 나무로 자라, 사람들이 보러 오게도 하고, 잡고 오르기도 하고,
밟고 오르기도 또 내리기도 한다.
밧줄 내림구간 내리고 보니 붉은 페인트로 마법의성 시작이라 쓰여 있으니
우리가 마법의 성으로 제대로 올라 온 것이었다.
처는 우주선 바위를 놓쳤나? 하며 끌타령을 하며 간다.
정선 두위봉이나 소백산은 6월초순에 철쭉을 보는데, 여기는 산이 낮아 그런지 5월 초에 보게 되는 구나.
10시30분 철쭉이 터널을 이룬 곳도 지나 간다.
이 나무도 꽃이 한참 펴서 아름다운데, 이름을 모른다
아시는분?
10시38분 높낮이가 다른 떨어져 있는 바위를 밧줄잡고 오르려는 처제가 팔힘이 모자란듯
형부 빨리요 한다.지지 하는 발을 잡아주고 하나 둘 셋 구령 소리에 올라 간다.
제신랑을 부를 일이지 !
처제가 10시52분 직벽에 늘어진 밧줄도 잡지 않고 바위 잡고 잘도 올라 가는 것 보니
재주가 늘었구나.
10시56분 바위 절벽에 소나무 가지가 계단 처럼 있어 가지를 밟으며 모두 잘 올랐다.
11시7분 처가 UFO 바위가 여기 있다고 알려 주어 보니 우주선 같구나.
마법의성을 지나면서 놓친 줄 알더니, 여기에 있는 것을........
동서는 우주선이 생각했던 것보다 작다고 하기에 내가 1인승 우주선이라 말해 주었다.
11시15분 UFO 바위봉에서 내려와 밧줄 잡고 다시 올라 조망이 트인 봉에 올라도 연무로 흐려 조망이 나쁘다.
11시27분 마분봉(776m)에 올랐다.
등산 안내판에는 악휘봉 까지 3시간이라 되어 있는데 마분봉이 3시간 40여분 걸렸네.
악휘봉으로 가며 처가 "당신 전에 악휘봉 갔었다며요?" 묻는데 긴가민가 하다.
마주치는 사람들 보며 인사 하며 물으니, 악휘봉에서 온다는데 하나같이 시무룩 한게 표정들이 좋지 않다며
처제는 "악휘봉이 대단히 힘든가 보다" 며 지레 겁 먹는다.
11시42분 세조각으로 떨어져 있는 수직 바위는 가운데와 왼편 바위사이에 다른 바위가
떨어지지도 않고 끼어 있다.
12시 17분 네거리 은티재에 오니
악휘봉 0.8km 50분 했지만 내걸음으로 25분이면 된다. 고쳤으면...
이정표를 본 처제는" 악휘봉 0.8k에 50분이나 걸리는 걸 보면 몹씨 험한가 보다" 면서
무릅이 신호가 와서 안 간다 며 은티 마을로 내려 간단다.
20여m 올라가 동서에게 올라 오라니 처제가 안돼! 소리치며 남편을 못 가게 한다.
은티마을에서 기다리라 하고, 우리 부부만 올라 가는데(12시25분)
처는 동생내외 두고 가서 그런지 빨리 갔다 오려고 잘도 달아 난다.
입석 바위가 보이니 생각 난다.
몇년전 서봉 산악회 따라 입석 마을에서 반대로 산행 했던 게 이제 확실히 생각 난다.
입석을 보면 방송 시작 할때 애국가 나오며 동해의 추암(촛대바위)이 생각 나고.
12시50분 악휘봉(845m)에 오르니 오석의 가로 정상석은 악휘봉이고
그옆 조금 위에는 말뚝 같이 세로로 흰 돌에는 악희봉 이라 되어있으니
악휘봉인지? 악희봉인지 ? 둘 다 맞는지?
어떤 사람들이 술 한잔 하라며
소주 섞은 복분자 술을 주어 안안팍이 한잔씩 얻어 마셨는데' 말 소리가 강원도 억양이라
강원도 분이냐 물으니 강원남도라며 웃더니 제천이란다.
어떻게 제천말이 강릉 말씨랑 닮을 수 가 있는지...........
은티재에서 악휘봉정상까지 25분만에 온 걸 보면 이정표가 잘못 된 것 같다
25분이라 쓰여 있었으면 처제네도 분명 같이 왔을 텐데........
소주 섞은 술이라 그런지 부부 모두 어질어질 하다,
왔던길을 되돌아 입석바위를 지나 12시 58분 길옆 낙엽에 앉아
남은 고구마와 떡으로 간단한 요기를 하며 취기를 날려 보낸다.
오줌 누는 사이에 처가 안보여,
따라 간다고 가다 보니 마주 오던 어떤부부가 마분봉 가는 길이 맞느냐 물어
반대라고 가르쳐 주니 자가네가 악휘봉에서 온다며 내가 틀렸다네.
나도 마분봉 갔다가 악휘봉 다녀 온다며 내가 맞다니 그이들은 자기들이 맞는다네.
그러면 뭣하러 나한테 물어 보는 거야 !
그런데, 가다보니 내가 악휘봉으로 되돌아 가고 있더라니.....그분들에게 미안 하구나.
소주섞은 복분자 한잔에 내가 뱅뱅 돌고 있구나.
어디선가 날 부르는 소리 같은게 들려 무조건 소리 치고 보니, 처가 부르는 소리라.........
되돌아 가니 "당신, 왜 그래요.그런짓은 나나 하는 것이지 ㅎㅎ " 하네.
보통때의 방향치는 마누라인데 .망신살이 뻐쳤나 보다~ 오던 길로 되돌아 가다니....
1시46분 보라색 같이 푸른 꽃인데 꽃잎 끝이 나비 같은 처음 보는 꽃 보고 사진으로 남기고.
1시45분 은티마을 60분 이란 이정표 보니 황당 하다.
네거리 안부에서 2.4km에 40분이라 보았는데 한참을 왔는데 60분 남았다니
이런 이정표는 누가 만들어 세웠는지 무신경의 극치로다.
2시16분 마분봉에서 바로 내려 오는 길과 합치는 곳에 오니
은티마을 0.7km에 15분 이라 표기된 이정표가 있는데 처는 얼마나 빨리 가는지
11분 만에 다리까지 내려 왔네
악휘봉에서 백두대간을 좀 타다가 오봉정고개로 내려오려고 했으나,
동생네가 기다리고 있으니 처는 마음이 바쁜 모양이다
.
오른쪽으로 악휘봉 845m, 마분봉 776m.
왼쪽으로 시루봉 914m, 희양산 998m, 구왕봉 898m, 이란 백두대간 길 안내판이 있다.
언젠가 왼쪽 세개의 산에도 가야지.
오후 2시27분 주막에 도착 하여 산행을 마쳤다.
먼저 내려온 처제네는 주막에서 점심으로 두부찌개를 먹고 있기에, 우리도 남은 두부찌개와 밥 한공기를 나누어 먹었다
밥맛이 좋아 한공기 더 먹으며 밥맛이 좋다니 주막집 부인은 이동네 쌀이 좋다네!!!
엄마랑 판박이로 닮은 주막집 6학년 딸이 우리 먹은 뒷자리 정리도 잘 한다. 착하기도 하여라!
처제에게, 악휘봉 까지 25분 정도 거리 라고 하니,
도중에 만난 사람들 표정이 안좋고 시간도 50분이라 힘들줄 알고 포기 한 것을 아쉬워 한다.
처제가 서낭당이 있대서 보니 큰 나무옆에 검은 큰돌을 몇개 모아두고 새끼줄 둘러 치고
천조각을 몇가닥 걸쳐두었다.
어렸을때 본 서낭당과는 사뭇 다르다. 당집도 없고.........
악휘봉 마분봉은 오름 내립도 많고, 암벽 밧줄구간도 많아 거리에 비해 시간이 많이 걸렸다
겨울에는 초심자들은 위험구간이 많아 조심해야 할 것 같다
세시에 떠나 네시에 광장휴게소에서 내차로 바꾸어 타고 집에오니 다섯시 반.
트래픽 잼 없어 기분 좋은 하루였다.
첫댓글 잠시 실례를 하는 사이에 고만 방향이 헷갈리셨네요. ㅎㅎㅎ 한참을 웃었습니다. 선배님같은 고수분의 실수는 사실 인간적인 정을 더 많이 느끼게 되지요, 안그렇습니까? 그런데 아무래도 처제 사랑은 형부인가 봅니다. 급하면 형부를 부르시니...ㅎㅎ 행복이 가득한 가족산행, 자주 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대학 1학년 때부터 38년간 처제였으니...
선배님의 글을 읽노라면 사람사는 맛이 풀풀 풍깁니다 ,두분이 티격 태격 하시면서도 아주 잘 맞는 오케스트라 연주같습니다 ^^
연주라면 처가 지휘를 잘 해서 그럴 겁니다.좋게 봐 주셔서 고맙습니다.
성님 얼마전에 다녀왔던 곳이라 척하면 어딘줄 다 알겠군요. 우선 나무는 [쇠물푸레나무] 은 [벌깨덩굴]입니다. 산행코스가 다소 의외입니다. 제가 생각했을땐 악휘봉에서 장성봉 대야산찍고 내려오실 줄 알았는데 많이 단셨네요. 마분봉 바우 오르내리시는 것은 성님의 입장으로 보면 물만난 고기처럼 재미있을 것 입니다. 그런데 복분자주 한 잔에 항로를 이탈하시다니요 기분좋은 하루였다고 하시는 것을 보면 무척 만족한 산행이었던 것 같습니다. 다음에 도명낙영가령산을 타려고 하는데 그때 성님내외분을 다시한번 뵈었으면 합니다. 늘 산이어가세요.
처제가 안 따라 오고 버티는데 더 멀리 갈 수는 없지요.도명 낙영 가령산 언제 갈거요.
도명~낙영~가령산 갈때 공지를 올리겠습니다. 이번주 연휴땐 아이들과 함께 부산 처가에 가기로 했습니다. 아마도 부산인근의 산을 월요일인 12일(석탄일)에 탈 것 같습니다. 충청도 산은 그 이후에 한 번 생각해 보겠습니다.
주막집 찌그러진 노란주전자에 막걸리 받아 파전이랑 마시면짝짝한게 정말 맛이 있을것처럼 정겹습니다...멋진 산행기에 연휴가 더 기다려집니다...
옥수수 막걸리 한잔 걸쳤지요.그주전자로는 아니고 다른 이들이 안먹는대서 양은 잔으로 한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