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원일보 오피니언 2005-12-9 기사 )
올 한해도 20여 일만 지나면 마감하게 된다. IMF 이후 사회 전반이 불경기로 어렵다고 아우성이다. 문을 닫는 점포가 속출하고 여기에 쌀 개방문제로 농민마저 추운 날씨에 길거리로 내몰리는 안타까운 모습이다.
사회경제가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이룬 경제가 주춤하는 사이 변화를 느끼지 못하고 종전의 삶의 질만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
한 예로 실내 온도를 3도만 낮추면 자그마치 1조500억원을 벌(절감) 수가 있다고 한다.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에서 흥청망청 소비가 이루어지고 있으니 개인은 물론 나라 살림살이가 어려울 수밖에 없지 않을까?
그 중하나가 음식물 낭비라 할 수 있다. 보릿고개라는 고통을 벗어 난지 얼마 되었다고 한 끼의 식사대가 1인 쌀 한 말 값은 보통이며, 음식물 쓰레기로 골치를 썩이다니 답답할 뿐이다. 일본은 반대로 필요한 음식만을 주문해 버려지는 것은 소량에 불과하다고 한다. 미국이나 영국 같은 선진국 역시 마찬가지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외국을 왕래하고 먹고 보면서도 남의 나라 일로 치부하기 일쑤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다음은 차량 운행이다. 대형, 고급, 외제차량을 소지하여야 사회의 대단한 인사가 되는 것처럼 사회 분위기가 직업이 없는 학생, 실업자를 막론하고 먹고 살기는 힘들어도 자동차는 있어야 하고, 평수가 넓은 아파트를 가져야만이 `부'나 `지위' 상승의 상징물이 되고 있으니 이러한 사고의식 속에서 지탱이 신기할 뿐이다. 부도가 나고 파산 어찌 보면 당연한 잉과응보 아닌가 싶다.
여기에 과다한 소비문화 역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최근에는 중소도시에도 대형마트가 설치되어 저렴한 가격이라 하면서 소비를 부추겨 총동심에 필요치 않은 물건까지 구입해 차량 트렁크 한가득 그것도 2, 3식구가 한달을 어떤 것은 1년을 사용하고 남을 정도로 소비를 미덕으로 착각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처럼 몇 가지 유형의 낭비성 소비를 예로 들었지만 우리의 일상생활을 살펴보면 사치성 부분이 많다. 힘들다고만 아우성치지 말고 씀씀이를 줄일 수 있는 방도는 없는지 살펴야 한다.
특히, 요즘과 같은 영하의 날씨에는 내복을 입는다든가 해서 불필요하게 낭비되고 있는 연료를 줄이고 아끼는 것도 생활의 지혜이며, 적당한 온도가 건강에도 좋다고 한다.
아울러 전기, 유류, 가스 등 난방기구 온도를 높이기 위한 과부하, 장시간 난방 기구를 켜 놓고 자리를 비우는 일은 화재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주의가 필요하다.
가까운 거리는 걷고, 대중교통을 이용해 아끼고 절약함은 물론 어려운 농민을 위하여 농산물을 사 주고 불우이웃을 돕는 마음만이 이 어려운 연말을 훈훈하게 보낼 수 있으며, 희망찬 새해를 맞이하는 길이 아닌가 싶어 감히 호소해 본다.
유용현<강원도 삼척소방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