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래의 사내들이 길을 나섰다
새벽에 내린 비가 서늘한 바람을 데리고오는가 했더니 후덥지근 하다
세 사람이 만났다
약속없이 만나기에 어디로갈까
달성토성마을을 걷고 점심을 먹자 그리고 대구문화예술회관에 지인의 전시회를 가자로 쉽게 합의를 했다
차를 달성토성마을에 주차하고 토성마을 골목 정원을 한바퀴 돌았다 천천히 옛이야기를 하면서 추억을 더듬었다
달성공원 토성을 걷고 동물원을 들여다보았다
이상화 시인 시비 앞에서 비문을 읽었다
예전 같았으면 그냥 지나칠 비석 앞을 자세히 읽어본다
배가 고프니 서문시장에 가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옛날의 시민극장, 아이스케기를 만들던 석빙고 돼지껍데기집을 살펴보며 추억을 한톨씩 줏었다
납작만두, 떡볶이, 오징어튀김, 고구마튀김, 순대까지 시켰다 얼른 먹고 호떡, 국수, 묵도 맛보자 했는데 배가불러 먹기를 끝냈다
예전에는 서민들의 배를 채우던 난전음식들이 지금은 제법 비싼 느낌이 든다
1만7천원을 계산했다
또다시 토성마을 쉼터에 우슬차 한잔을 마셨다 해설사로 수고하는 김연희 선생님 을 만났다 교감 정연퇴직후 열정을 다해 고향발전을 위해 수고하는 모습이 참 아름답게 보인다 글도 잘 쓰시는 분이다
대구대 교수로 정년을 하신 김인환교수님 사진전에 갔다 최근 사진에 열정을 쏟으시더니 원로작가전에 전시도 하신다독서클럽 회장 한귀예선생님의 문인화전도 옆 전시실에서 열린다
설명도 듣고 축하도 드리고 차와 다과 대접도 받았다
한물간 사내들의 번개모임이 참 재미있고 보람있는 하루였다
좋은 사람들도 소개받았다
가만히 보니 대구원로작가 전시회에 쓰고그리기반 할머니 한분의 그림이 전시되고 있다
얼마전 등단작가가된 91세 할머니다
시를 배우겠다고 행정복지센타에 찾아온 그분
지난주에 "선생님 저 점심 대접하고 싶습니다" 전화가 왔었다
밥 먹으며 등단 소식을 알리던 분이다
나이들어서 좋은 취미활동을 하는 모습이 부럽다 아름답다
전시회를 둘러보고 여러 사람을 만나고 좋은 일들을 접했다 참 알찬 하루였다
불그스레 모나지않게 은은하고게 익어가는 모습들이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