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월 4일 (목) 선곡내용
4. 수포풀린 내리다지 / 홍윤숙 시, 정연옥 곡, 바리톤 서정학
-- 실로 오랜만에 다시듣는 선곡이다.
이곡을 <신작가곡>에서 처음 초출곡으로 들었던 때가 2005.03.14 였다.
이때는 매주 월요일 <신작가곡>이란 꼭지로 초출가곡을 선정하여 소개하였는데
'가사'를 읽어주고 '곡'을 소개하였다.
당시에는 선곡표가 방송 전에 올라오지 않는 경우가 많았는데,
마침 그날 선곡표 없이 읽어주는 제목과 가사만 들으며 신작초출곡 <수포풀린 내리다지>을 들었는데,
도무지 제목이 무얼 말하는지 알 수가 없어, 그것을 찾아가는 과정을 <정다운>의 <청취자게시판>에 올렸는데,
어느 가곡동호회의 한 애호가가 본인도 똑같이 느낀 제목의 생소함에 공감한 바가 있어
<정다운 가곡> 청취자게시판에 올린 한 청취자의 글을 동호회 게시판에 복붙한 글을 찾아 소개한다.
하도 오래전 게시판이라 지금은 찾을래도 찾을 수 없었는데, 생소한 제목을 찾아가는 에피소드가 기억에 남아
구글링하여 찾은 camankim으로서는 소중한 자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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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풀린 내리닫이
가곡의 향기 (211.♡.138.245)
이 글은 [문답게시판]에 어느분께서 올린
[수퍼풀린 내리닫이]에 대한 질문이 잇어,
문득 수년 전에 그거에 대한 에피소드가 생각나
심심풀이로 여기 옮겨왔어요.
그 당시엔 선곡표가 늦게 올라올 때가 많았는데,
선곡표 없이 읽어주는 [곡 제원]과 [신작] 혹은 [초출곡]은 녹음하여 듣곤 했어요.
곡 제목을 확실히 이해했다면 곡 가사 내용도 어느 정도 짐작을 했을텐데,
[수퍼풀린 내리닫이]란 곡 제목부터 이해가 안되어,
한참을 헤맸던 적이 잇었어요.
짐작하셨겠지만,, 네, 맞아요,
KBS [정다운 가곡]에 올렸던 글이에요.
지루하시더라도 한 번 읽어보세요.
수퍼풀린 내리닫이
작성일: 2005/03/15 AM 02:14
작성자: 김평은(camankim)
도대체 이 말이 무슨 말일까?
수퍼풀린 내리닫이?????
매주 월요일이면 명명 끝나고 신작가곡 시간에
그 한 주일동안 불릴 새로운 가곡이 방송되는 날이다.
한 눈과 귀로는 KBS의 아홉시 뉴스를 보면서
또 나머지 눈과 귀로는 1FM을 듣는다.
항상 가곡 선곡표가 오르면 내게 그 곡이 있는지 없는지 목록을 살펴보고 녹음을 할 것인지 안할 것인지 미리 체크를 해 둔다.
그런데 오늘은 정다운은 체크를했는데,
아까부터 컴퓨러를 차지하고 앉아 있는 사람때문에
미처 이번 주 신작가곡 곡명을 찾아보지 못했다.
신작가곡은 트랙을 둘로 나눠 가사와 곡을 따로 구분하여 녹음한다.
오늘은 신작가곡이 무슨 곡인지 모르는 상태이기 때문에
신작가곡의 가사를 읽어 줄 때 보유 여부를 재빨리 알아보고
없는 곡이면 노래만 녹음하기로하고 스탠바이 상태로 해 놓은 다음,
오태훈 아나의 작사 작곡자와 곡명을 주의하여 들었다.
홍윤숙 작시, 정연옥 작곡
<**풀린 내리닫이>
인천서 공원 언덕위엔
여름이.....................
가사를 읽어 내려갔다.
,,,수포풀린 내리받이?
...수퍼풀린 내리닫이?
엥! 이게 무슨 말이야?
...수퍼풀린 내리닫이를 입고?
아니 그럼
**** 내리닫이가 몸에 입는 거야?
수퍼풀린 내리닫이?
이게 무슨 말?
혹시 <지퍼풀린 내리닫이>가 아닐까?
여보!
<내리닫이>란 옷이 있어?
으응,
원피스를 우리말로 순화해서 그렇게 말해!
그으래?
그럼 뭐야 <수퍼풀린 내리닫이>란 말이...
없는 노래여서 계속 녹음은 하면서 또 그 부분을
아아주 주의깊게 들어 봐도
역시 <수퍼풀린 내리닫이>로 들린다.
<수퍼풀린>이 아니고 <수포풀린>이 아니야?
아니, 그렇담 <수포풀린>은 또 뭐야?
아닌 것 같은데...!
<수퍼에서 풀린(팔린)>을 시어로 그렇게 줄여 쓴 게 아닐까?
우하하하!
웃기는 소리 말아!
이제 그만하고 <신작가곡> 좀 확인하자!
그래서 우리는 신작가곡을 확인했는데,
아래와 같이 생겼더라.
<수포플린 내리다지>
▶ 홍윤숙 작시, 정연옥 작곡, 바리톤 서정학
▶ 2004년 위촉 신작가곡
인천 서공원 언덕 위엔
여름이 까맣게 타버린 봉선화 꽃씨를
무더기 무더기 까고 있었다.
흰 빛 무궁화 꽃가지 사이로
마구 태양을 터뜨리고 있었다.
열다섯 살 여름이
꽃무늬 수포플린 내리다지 입고
바다로 바다로 뛰어가고 있었다.
그때의 아이들도
함께 언덕을 뛰어가고 있었다.
봉선화 활짝 벌어진 한낮의 언덕을
깔깔대며 깔깔대며 달려가는 웃음소리
문득 고개드니 바람이었다 바람이었다.
수포플린 내리다지
꽃무늬 수포플린 내리다지 입고
바다로 바다로 뛰어가고 있었다.
아하!
언뜻 가사를 일별한 나는 그래도 이해가 아니 갔다.
<내리닫이>가 아니고 <내리다지>로 구나.
<수포플린 내리다지>???라?????
참, <포플린>이란 천이 있지?
맞아. 그 <포플린>이야!
근데 그 포플린 천이 암수가 따로 있어?
뭬야!
천이 암수가 어디 있어?
아니 조직을 가로나 세로로 짜는 형태에 따라
<암수>로 구분하지 않나~~~?
아니, 이 냥반이...!
그럼 뭐야 <수포플린>이?
내리다지는 여자가 입는 옷이고....
그러니 <수놈 포플린>으로 짠 옷이 더 고급품 아니냐고~~?
아니... 가마안!!!
<꽃무늬 수포플린 내리다지 입고>
아하하하핫!
그렇구나!!!!!!!!!!!!
꽃무늬 수포플린...
꽃무늬 수포플린...
맞아!
<꽃무늬 수 놓은 포플린>이야!
<수>를 놓은 포플린을 <수포플린>이라 한거야.
<수 놓은 포플린 원피스>가 정답임에 틀림 없어!!!
우리는 정답을 맞히고 유달리 맑은 밤하늘을 쳐다보며 한참을 깔깔대었다.
하하하하하......
후후후후후......
히히히히힣......
흐흐흐흐흫......
낄낄낄낄낄.....
caman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