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생각없이 열어본 메일함에 즉각적으로 답변을 누른 손가락 덕분에 작년 1년동안 노워리 기자단으로 활동했다. 새로운 사람들, 좋은 기억때문에 1년 더 기자단을 하기로 결심했다. 올해 함께 읽는 첫 책이 '공감과 연대의 글쓰기 수업'이란 부제가 붙었기에 글쓰기에 대한 테크닉과 동기부여에 관한 내용이리라 지레 짐작했다.
저자의 서문에서 나의 짐작은 이미 빗나갔고 좀처럼 진도를 나가기 힘들었다. 여러가지 질문이 나를 향해 동시다발적으로 화살처럼 쏘아졌기 때문이다.
- 나는 왜 글을 쓰는가
- 글쓰기는 나에게 어떤 의미인가?
- 왜 다른 사람들에게 나의 의견에 동조해 달라고 설득해야 하는가?
- 세상은 왜 더 나쁜 방향으로 나아가는가?(내 기준)
- 사람들은 세상을 나쁘게 만들어 놓고 다시 좋게 만든다고 이리 힘들게 사는가?
- 우리의 의지로 할 수 있는 일이 있기는 한가?
- 사람들은 왜 그리 이윤을, 다른 이를 짓밟으면서까지 추구하는가?
- 삶은 의미 있어야 하는가, 삶에는 목적이 있어야 하는가?
- 삶은 왜 이리 힘든가, 나는 뭘 위해 이렇게 살고 있는가?
- 사람은 쓸모가 있어야 하는가?
- 나로 인해 세상이 좋아져야 하는가?
- 왜 자꾸 비교하는가?
- 왜 우리는 서로 연결되어야 하고, 연대하여야 하는가?
- 나와 다르다고 여기는 것들에 대해서 그토록 무관심하고 잔인할 수 있나?
- 여러가지 방면에서 발달하고 전진하는 거 같지만 근본적인 것은 오히려 퇴보하는 이유는 뭔가?
- 그냥 아무생각없이 살면 안되나.....
이런 방향없는 질문들이 스스로에게 난무하는 이유는 뭘까. 요즘 내 마음이 복잡하고, 지난날에 대한 회환, 여태 살아온 날들에 대한 항변, 불확실한 미래, 그리고 여전히 방황하는 내 50대가 안쓰러워서인가 보다. 죽기전까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을까? 찾는다 한들 내 삶이 바뀔까? 그래도 찾고 싶다. 정답은 아니어도 나만의 답을 갖고 싶다.
결국 책읽기와 타인과 교류, 나와의 대화, 그리고 글쓰기. 이런 일이 정답을 찾아가는 길이 아닐까. 꼭 글을 쓰는 목적이 있어야 하나? 내가 갖고 있는 궁금증을 하나라도 풀기 위해 너무 재촉하지 않고, 추궁하지도 않으며 찬찬히 나를 살피며 나아가련다.
첫댓글 나를 향한 질문들에 잠을 이루지 못할 때가 있지요..두렵기도 하고, 답답하기도 하고, 때로는 우습기도 하고~우쭐하기도 해보고ㅎㅎ그게 인생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