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발표작
지폐 한 장, 동전 하나
박계자
거친 손 감추려고 주먹 쥔 차가운 손
손녀 닮은 강사에게 꾹 질러 넣어 준다
천오백, 꼬깃한 온기가 온몸으로 퍼진다
물가는 가파른데 무얼 살 수 있을까
편의점 뱅뱅 돌아 햇반도 살 수 없는
할머니 걸어온 세상 장터국밥 한 그릇
신작
갓바위 오르며
일 년을 하루같이 1365계단 오른다
연골이 닳았다며 수술을 권했지만
오로지 합격을 위해 또 한 발을 내딛어
돌계단 앞에서는 층층이 무거운 몸
쉬었다 되오르고 오르며 숨 뱉으며
더 높이 무릎 세운다 산수유꽃 보란 듯
염불소리 가까워져 어느새 가벼운 마음
휘어진 몸을 세워 알알이 헤아린다
빠알간 열매 익는 날, 그 얼굴 당겨 보며
새단장
어린 불빛 따라 나를 부른 카카오스토리
거미도 찾지 않아 기억에도 없는 사진
엄마 손 꼬옥 꼭 잡고 뒤뚱이던 그 장면
서울서 돌아오는 딸내네 반겨주던
노오란 프리지아 한 컷에 깜박깜박
다시금 먼지를 닦아 단란 사진 올린다
<대구시조> 2023. 제27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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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폐 한 장, 동전 하나 외 2편 / 박계자
김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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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2.04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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