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2. 군자의 꺾이지 않는 마음(3)
「해변의 카프카」! 이 작품은 2002년 출간된 무라카미 하루키의 장편소설입니다. 이 소설 속 주인공 15세 소년 다무라는 가혹한 운명에 맞서 가출을 감행하면서 ‘카프카’란 이름을 스스로 선택합니다. 이 이름은 말할 것도 없이 체코 출신의 작가 프란츠 카프카(Franz Kafka)에 기인하고 있습니다. 유대계 부유한 상인의 장남으로 태어났으나, 예술가의 감성이 강했던 그에게 아버지는 거대한 장벽이었습니다.
아버지는 문학의 길을 가려는 아들을 프라하대 법학부에 입학시켰고 법학박사까지 받게 하였습니다. 분노와 절망, 나약한 자신에 대한 불신 속에 그는 세 번의 약혼을 모두 파혼했습니다. 대표작 「변신」(1915)의 주인공 그레고르 잠자(Gregor Samsa)는 그런 카프카의 오마주였습니다. 생전에 고작 몇 권의 책만 출판하고 특별한 명성을 얻지 못하였으나, 카프카는 작품을 향한 꺾이지 않는 군자상을 보였습니다.
[보충]
* 다무라의 아버지가 내린 잔인한 오이디푸스적 예언에서 도망치면서, 다무라는 도서관 사서인 오시마와 프란츠 카프카의 단편소설 「유형지에서」(1919)에 대해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눈 바 있고, 좋아하게 된 작가의 성을 자신의 이름으로 삼았습니다. ‘카프카’는 체코어로 ‘갈까마귀’를 뜻합니다.
* ‘카프카(갈까마귀)’는 까마귀과 중 가장 작으나, 소년의 꺾이지 않는 단단한 내면의 힘을 상징합니다. 다무라에게 환상 속 존재인 ‘까마귀라고 불리는 소년’이 자주 등장, 다무라가 무릎을 꿇으려 할 때마다 “너는 세계에서 가장 강인한 열다섯 살 소년이 되어야 해”라며 중심을 잡아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