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용 씨의 아버님이 돌아가신 지 벌써 1년이 되어 간다. 직원은 아버님의 기일이 다가오고 있음을 미용 씨에게 전했다.
“미용 씨! 이제 며칠 있으면 아버님 기일이에요. 돌아가시고 맞는 첫 기일인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산소 갈 때 꽃 사 가지고 가자. 쌍둥이 오빠 일하는 데 가면 꽃 있어.”
“아~ 국화꽃 말씀하시는 거죠? 납골당에는 생화를 가져갈 수 있는지 제가 한번 알아볼게요. 그리고 영석 씨 일정도 물어보고 함께 갈 수 있는지 미용 씨가 물어봐 주세요. 미숙 씨는 그때 캠프에 간다고 해서 못 가신다고 하셨던 것 기억하시죠?”
“응. 알아. 미숙이는 수영하러 간댔어.”
“맞아요. 그럼 영석 씨에게 함께 갈 수 있는지 물어봐 주세요.”
기일 당일, 미용 씨와 영석 씨는 함께 음성 생극으로 향했다.
“작년 아버님 돌아가셨을 때도 날씨가 더웠는데 오늘도 정말 덥네요.”
“미라 선생님! 가다가 증평에서 꽃 사 가지고 가자.”
미용 씨는 다시 국화를 사서 가자고 이야기 한다. 납골당에는 생화를 가져갈 수 없다고 여러 번 말씀드렸지만, 다시 꽃을 사 가자고 하는 모습을 보니 아버님을 향한 미용 씨의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듯했다.
“그래요. 그럼 국도 씨가 일했던 꽃집에 들러 꽃을 사 가지고 가요.”
꽃집 사장님은 미용 씨를 알아보시고 먼저 반갑게 인사를 건네셨으며, 주문한 꽃도 정성껏 포장해 주셨다.
미용 씨는 납골당으로 향하는 내내 두 손에 꽃을 꼭 쥔 채 놓지 않았다.
납골당에 도착한 후 방문자 명부를 작성하고 2층 자스민실로 향했다. 미용 씨 손에 들린 꽃을 본 납골당 직원은 생화는 봉안당 안으로 반입할 수 없다고 안내하셨다.
“네, 알고 있습니다. 고인께 꽃만 잠시 전해드리고 돌아갈 때 다시 가져가겠습니다.”
미용 씨는 봉안당 안에 놓인 자신의 액자 속 사진을 발견하고는,
“여기 맞네.” 라고 한다.
납골당 직원이 유리문을 열어 주시자 들고 있던 꽃을 유골함 앞에 조심스럽게 올려놓았다.
영석 씨와 미용 씨는 직원의 안내에 따라 봉안당 앞에서 두 손을 모으고 고개를 숙여 예를 표했다.
주변을 둘러보던 미용 씨가 이야기 한다.
“고모는 안 와?”
“이따 나가면서 다녀가신 분이 있는지 한번 여쭤볼게요.”
“미용 씨! 아버님께 미숙 씨는 왜 못 왔는지 말씀드려 보실래요?”
“미숙이는 수영 갔고, 나는 체조 다녀요.”
“다음에 올 때는 미숙 씨와 미용 씨가 함께 찍은 사진으로 바꿔 드리면 좋겠어요.”
“응. 좋아.”
그리고 한동안 유골함을 바라보던 미용 씨가 조용히 말씀하셨다.
“아버지 사진도 있었으면 좋겠다. 보고 싶을 때 보게…”
그 말 속에는 아버님을 그리워하는 미용 씨의 마음이 담겨 있는 듯 하다.
“미용 씨! 이제 가야 하는데 아버님께 인사드리고 가요.”
그 말을 듣자 미용 씨는 유골함을 손으로 가만히 쓰다듬는다.
“아버님! 추석 전에 미용씨 모시고 또 찾아뵐게요. 그때는 미숙 씨와 함께 올게요.”
목례를 한 뒤 유골함 앞에 올려 두었던 꽃을 다시 들고 1층 사무실로 향했다.
직원은 관계자분께 최근 '자스민 603호'를 다녀가신 분이 있는지 여쭈었다. 관계자분은 고인과의 관계 등을 확인한 뒤 최근에는 자스민실을 다녀간 방문객이 없었다고 말씀해 주셨다.
“미용 씨! 아직 고모님은 다녀가지 않으셨나 봐요.”
“언제 와?”
“글쎄요. 다음에 오면 다시 한번 여쭤볼게요.”
대답을 듣는 미용 씨의 목소리에는 힘이 없었다.
추석 전에 미숙 씨와 함께 다시 찾아오기로 약속하자, 그때 가져올 사진은 자신이 직접 고르겠다며 다음 방문을 기다리는 미용 씨의 모습에서 아버님을 향한 그리움과 가족을 함께 기억하고 싶은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26년 7월 22일 박미라
미용 씨가 아버지 기일을 맞아서 아들인 영석 씨와 꽃을 사서 찾아뵀지요.
고모님은 오지 않았는지, 아버지 사진도 있었으면 좋겠다고 하는 미용 씨 말에 왠지 마음이 숙연해 집니다.
미용 씨가 딸 노릇 잘하게 곁에서 잘 거들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추석 전에는 미숙 씨도 함께하면 좋겠습니다. - 다온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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