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혼자만의 몸이 아니다
간경화!
병원 문 앞에 섰을 때 허탈했다.
나 때문이 아니다. 나로 인해서 고통받을 사람들,
특히 가족 생각을 하니 도저히 발걸음을 옮길 수가 없다.
'미안하다.'
진심이다. 나는 나 혼자만의 몸이 아니라는 것을
너무 모르고 살았다. 일이 닥쳐서야 그것을 깨달은
나는 참으로 어리석은 사람이다.
백번을 미안하다고 하더라도
용서될 수 있을까?
- 임채영의《나도 집이 그립다》중에서 -
* '딸린 식구가 많다'는 말들을 더러 하지요?
그만큼 책임이 무겁고 진 짐도 많음을 일컫습니다.
'딸린 식구'의 중심에 서 있는 사람이 무너지면
다른 사람도 속절없이 함께 무너집니다.
'딸린 식구'가 없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래서 건강하게 살아야 합니다.
늘 조심하며 살아야 합니다.
걷다가 넘어지지 않도록.
미안해지지 않도록.
장우성 / 歸牧(귀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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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담(菜根譚)-후집 제96장]
은자(隱者)는 유유자적하는데 멋이 있다.
幽人淸事는 總在自適이라
유인청사 재재자적
故로 酒以不勸하고 爲歡하고 棋以不爭으로 爲勝하고
고 주이불권 위환 기이부쟁 위승
笛以無腔으로 爲適하고 琴以無絃으로 爲高하고
적이무강 위적 금이무현 위고
會以不期約으로 爲眞率하고 客以不迎送으로 爲坦夷하나니
회의불기약 위진솔 객이불영송 위탄이
若一牽文泥跡하면 便落塵世苦海矣리라
약일견문니적 변락진세고해의
은자(隱者)의 맑은 흥취는 모두가 자적하는 데에 있다.
그러므로 술은 권하지 않는 것으로 즐거움을 삼고,
바둑은 다투지 않는 것으로 이김을 삼고,
피리는 구멍이 없는 것으로 적당함을 삼고,
거문고는 줄이 없는 것으로 고상함을 삼고,
만남은 기약하지 않는 것으로 참됨을 삼고,
손님은 마중하거나 전송하지 않는 것으로 편안함을 삼는 도다.
만약 일단 겉치레에 사로잡히고 형식에 얽매인다면
문득 속세의 고해에 떨어지고 말리라.
[해설]
숨어서 사는 사람은 남과 이해 득실을 따질 일이 없으니
무슨 형식적인 굴레에 얽매일 까닭이 없습니다.
진실한 마음 그대로면 족할 뿐 형식을 차리는 것이
번거롭고 폐스럽고 욕되고 거짓되기가 쉽기 때문입니다.
제 마음과 제 분수에 맡겨서 자연에 융합하는 것이
은자의 맑은 흥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