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검사비 최대 6만원… 치료제-백신은 계속 무료
방역당국, 31일부터 독감처럼 관리
대형 병원에선 마스크 계속 착용
31일부터 현행 2급 감염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인플루엔자(독감)처럼 4급 감염병으로 관리된다. 현행 무료이거나 진찰료만 내던 코로나19 검사 비용은 이날부터 일부 고위험군을 제외하고는 개인이 부담해야 한다. 독감 진료를 받는 것과 마찬가지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23일 중앙사고수습본부 회의를 열고 “6월 말부터 증가하던 코로나19 확산세가 최근 (4만 명대) 감소세로 전환됐다”며 “건강한 사람에게 코로나19의 위험도는 독감 수준으로 감소했고 의료대응 역량도 충분하다는 판단에 따라 코로나19 감염병 등급을 2급에서 4급으로 조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4월 코로나19가 2급 감염병으로 지정된 지 1년 4개월 만이다.
● 양성 자가검사키트 가져가도 보건소 검사 유료
사진은 23일 오후 서울 마포구 보건소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한 시민이 검체 검사를 받고 있다. 2023.8.23/뉴스1
현재 일반 국민이 코로나19 증상이 있어 동네 의원에 가서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RAT)를 받았을 때 내는 비용은 진찰료 5100원이다. 31일부터는 이 비용이 2만∼5만 원가량으로 늘어난다. 비급여 항목이기 때문에 의료기관마다 비용이 다르게 책정될 예정이다. 다만 60세 이상, 12세 이상 기저질환자 및 면역저하자가 내야 하는 검사 비용은 1만 원 정도다. 정부가 고위험군을 보호하기 위해 이 비용은 계속 지원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병원에서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게 되면 현재는 2만3000원만 내면 되지만 앞으로는 6만 원을 내야 한다. 다만 60세 이상, 요양병원 등 종사자, 의료기관 입원 예정 환자, 코로나19 의심 증상자 중 의사소견서가 있는 사람 등은 보건소 선별진료소에 가서 검사를 받으면 무료다. 지금은 집에서 자가검사키트를 사용해서 양성이 나온 사람도 보건소 선별진료소에 가면 무료로 PCR 검사를 받을 수 있지만 31일부터는 받을 수 없다.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은 현재처럼 계속 무상 지원을 유지한다. 당국은 겨울철 유행을 대비해 치료제를 추가로 구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대형 병원에선 마스크 계속 써야
방역당국은 현재 병원급 의료기관과 입소형 감염취약시설에 남아 있는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는 당분간 유지하기로 했다. 지 청장은 “고령자와 면역저하자 같은 고위험군은 여전히 보호가 필요하다”며 “향후 방역 상황을 살피고 전문가 자문을 거쳐 권고로 전환하는 시점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3년 7개월 동안 매일 확진자 모두를 집계하던 ‘전수감시’ 시스템도 바뀐다. 앞으로는 전국 520여 개 표본 의료기관에서 확진자가 발생했을 때 방역당국에 신고하고, 이를 통해서 유행 상황을 분석할 계획이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해외 국가들도 전수 감시에서 표본 감시로 전환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표본 감시를 통해서도 전체 감염 규모나 유행 양상을 예측하는 데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