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기에 앞서 걱정이 되었습니다.
뚱보 냉면 사장님이 저렇게 열심히 만드시는 냉면이 제 입에 맞지 않으면 뭐라고 말씀 드려야 할 지...
아무거나 잘 먹는 성격에 멘트까지 자신은 있으니 큰 걱정 될 일이 없었지만 이왕이면 맛이 있어서 맛있다고 말씀 드리고 싶었으니까...
가게 이익 보다 손님의 편의를 더 생각하는 사장님답게 식당 보다 주차장이 더 큰 그 가게에 들어섰습니다.
오래 된 건물을 깨끗하게 가꾼 티가 물~씬 풍기는 그 곳은 식당 규모에 비해 일 하시는 아주머니도 많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손님들에게도 친절해 보였습니다.
벽에 붙은 메뉴판엔 냉면이 함흥냉면과 평양냉면으로 쓰여 있었고 가격은 5000원으로 공장 냉면을 가져다 파는 보통 집과 같았습니다.
사장님이 직접 반죽 하시는 걸 보고 냉면을 뽑는 것도 봤습니다.
전문가 맞으십니다.(냉면 만드는 것은 모르지만 만들때 풍기는 느낌으로 알 수 있습니다.)
이 곳은 면수가 나오지 않습니다.
(저도 사실 면수 맛은 모르니까....^^)
먼저 차가운 육수가 나왔습니다.
육수가 진하고 간장을 넣었기 때문에 색이 진했고 겨울에 담근 동치미 만큼은 아니지만 여름임에도 동치미의 싸한 맛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평양냉면과 함흥냉면이 한 그릇씩 나왔습니다.
개인적으로 달고 맵고 밀가루 불어터진 맛의 비냉을 정말 너무나 싫어하는 저는 친구 앞에 놓인 평양냉면을 얌채 마냥 집어다가 먹었습니다.(속으로 얼마나 얄미웠을까???^^우린 늘 물냉만 먹거든요^^)
보통 물냉이라 생각하고 두 젓갈에 끝냈는데...너무 아쉬웠습니다.
그 짧은 순간 혀에 닿는 느낌이 많이 틀렸기 때문입니다.
약간은 거친 듯 한데 싫지 않고 넘기다 살짝 씹힐 때 나는 느낌도 좋고..
하여간 제가 느낀 뚱보평양냉면 맛은 면과 육수 중 뭐 하나도 튀지 않고 어우러지는 제가 먹어본 것 중에 가장 이상적인 맛이었습니다.
(제 개인적인 입맛이니까 너무 믿지는 마시구요..직접 드셔보세요!)
더 먹겠다는 말이 차마 나오지 않는데다가 이런 집의 함냉 맛이 궁금해지는 탓에 친구가 먹고 있는 냉면에 젓가락을 댔습니다.
너무 싫어하는 탓에 조심스레 한두가락 정도를 입에 담았습니다.
양념이 달지는 않은데 싱겁지도 않고 너무 맵지도 않고 면에서 나는 느낌도 밀가루 풀어진 듯 텁텁한 느낌도 없고...
다음엔 그 두 그릇을 몽땅 먹고 싶습니다.
그리고 나온 뜨거운 육수를 마셔보니 얼마나 이 집의 육수가 진~한 지 알 수 있었습니다.
동치미 국물을 섞은 찬 육수에서 한우를 진하게 우려낸 뜨거운 육수까지 저에게 있어선 만족감 그 자체였습니다.
겨울이 되어 동치미의 제 맛까지 살린 그 냉면을 먹을 땐...
^^
동두천에 있는 어느 면옥에 가 보았을 때는 그냥 먹을만한 면에 먹을만한 육수였고 아쉬운 점이 있다면 동치미를 좀 더 맛있게 담궜으면 좀 더 낫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서울의 을밀대를 가 보았을 때는 닝닝할 수도 있지만 먹을수록 진하게 느껴지는 육수가 너무 좋고 콩국에 말아 먹고 싶을 정도로 쫄깃한 면이 좋았지만 둘 다 서로가 너무 강해서 함께 먹기 보다 따로 먹고 싶었습니다.
얼마전 냉사모 벙개에서 가게 된 면옥은 육수의 맛이 강하지 않아(그래서 첨 입에 댈 때는 짠 맛만 난다고 느꼈죠) 면의 맛을 살리려 한다는 느낌으로 먹었지만 어느 하나가 죽고 어느 하나가 튀니까 그냥 먹었다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제가 가 본 냉면집 중 그 외의 냉면집들은 이제 냉면집이라고 부를 수 없는 까닭에 그 나마 냉면집이라고 생각하는 세 집에 대해 개인적으로 느낀 것을 적어 보았습니다.
뚱보냉면을 맛있다고 한 제 입맛은 이러하다고....
소문이 난 집을 많이 가 보지 못한 사람이라 이렇게 표현하는 게 이 글을 보시는 분들께 부끄럽기도 하지만 그냥 제가 느낀 제 입맛을 제 나름대로 표현한 것 뿐입니다.
제 입맛과 같은 분들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뚱보냉면보다 더 맛있는 집을 찾을 수 있을 지도 모르지만 지금까지 먹어 본 것 중에 제 입에 가장 잘 맞는 냉면이었던 것 같습니다.
첫댓글 강릉 모 어디쯤에 잇는지 알아야 가죠.. ㅡ.ㅡ;
제가 강릉 지리를 잘 몰라서리...앤이 데려가 준 거라서...강릉 의료원 근처이구요.114에 함 물어 보세요.'뚱보냉면'이라고 오래 된 집이에요.
강릉 시내에서..물어보세여..아실거에여..^^ㆀ확실히 어딘지 말은 잘..못하겠네여..ㅋ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