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최원창 (사진설명: 박주영의 숙소앞에서 함께. 박주영의 표정은 항상 이렇다) |
지난 22일 올림피크 드 마르세유전을 마친 후 히카르두 고메스 모나코 감독은 박주영의 에이전트 이동엽 텐플러스스포츠 대표의 어깨 위에 손을 얹었다.
그리고는 "정말 좋은 선수다. 고맙다(very good player. thank you)"고 인사했다. 이날 박주영은 감기 몸살을 이겨내며 90분 풀타임 출전했다. 전반을 마친 후 히카르두 감독은 "힘들면 교체해주겠다"고 했지만 박주영은 "15분 정도 더 뛸 수 있다"고 했다. 히카르두 감독은 "정 힘들면 손을 들어 표시하라"면서 후반에도 그를 내보냈다. 박주영은 끝내 손을 들지 않았고 히카르두 감독은 그를 끝까지 기용했다.
다음날 훈련장인 라 투르비에 모습을 보인 히카르두 감독은 "어제 마르세유에서 봤던 친구들이구만"하며 반갑게 맞이했다. 파리 생제르맹전을 하루 앞둔 24일에는 훈련을 마친 후 "박주영은 릴전에 선발로 내보낼 생각이다. 파리전은 벤치에서 시작한다"고 꼼꼼히 설명할 만큼 친절하다.
하지만 그가 원래부터 부드러운 남자는 아니었던 모양이다. 지난 1일 박주영의 입단식 당시 밝은 표정의 제롬 드 봉탱 사장과는 달리 히카르두 감독은 떱떠름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는 전언이다.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당초 히카르두 감독은 박주영을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모나코 담당 기자들로부터 박주영 이적에 관한 비화를 들을 수 있었다.
▲위건이 꺼진 불씨를 되살렸다
4월 모나코 사장에 부임한 봉탱 사장은 미국과 아시아 시장을 겨냥해 프레디 아두를 임대하고 박주영을 영입하는데 박차를 가했다. 지난 6월 그는 이대표를 모나코로 불러 협상을 시작했다. 하지만 곧바로 의향서를 주기로 했던 봉탱 사장이 차일피일 미루기 시작했다.
급기야 이대표에게 "한국에 가있으면 의향서를 보내겠다"면서 돌려보냈다. 이대표는 당시 영문을 알 수 없었지만 이 곳 기자들은 그 이유를 알고 있었다. 브라질 출신의 히카르두 감독은 자신이 점찍어둔 남미 출신의 공격수 영입을 강경하게 밀어부치며 박주영 영입을 탐탁지 않게 여겼다는 후문이다.
한참 후에야 모나코 구단은 박주영의 소속팀 FC 서울측에 의향서를 보내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이적료가 걸림돌이었다. 서울은 자신의 요구안을 모나코에 보냈다. 답변이 없었다. 서울이나 이대표 모두 이번에도 물건너갔다고 판단했다.
박주영은 지난해 여름 LG 전자가 후원하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풀럼에 갈 수 있었다. 하지만 전제조건이던 아시안컵 대표로 발탁되지 않으면서 꿈이 사라졌다. 이대표는 "주영이나 나나 '이번에도 못가는구나'하고 크게 실망했다"고 회고했다. 꺼져가던 모나코행 불씨는 우연챦게도 위건 어슬레틱이 살렸다.
위건이 한국의 대기업 두 군데를 끼고, 내년 1월 박주영을 임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소식이 외신을 타고 모나코 구단에 전해진 것이다. 이적 시한을 얼마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봉탱 사장은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어차피 공격수가 절실하던 터였다. 히카르두 감독 등을 설득하고 일사천리로 이적을 추진했다. 모나코와 서울 양측 모두 양보한 끝에 박주영의 이적이 극적으로 성사되기에 이른다. 박주영이 모나코로 떠나는 출국장에서 "나도 너무 급작스럽다"로 말한 까닭이다.
당초 떱떠름하던 히카르두 감독의 얼굴 표정이 달라지는데는 얼마 걸리지 않았다고 한다. 몇 차례 훈련한 후 박주영의 경기 운영과 기술에 만족감을 표했다는 것. 14일 로리앙전에서 1골1어시스트를 기록하자 히카르두 감독의 반응은 180도로 달라졌다.
히카르두 감독의 고심은 지난 시즌 나란히 7골을 뽑아냈던 피키온느(29·리옹 이적)와 메네즈(21·AS 로마)의 공백을 메우는 것. 모나코의 훈련장인 라 투르비에서 만난 한 기자는 "히카르두 감독은 박주영 정도라면 이들의 공백을 메울 수 있다는 확신을 느끼고 있다"고 귀띔했다.
라투르비 (라 투르비의 전경. 절벽을 깎아 만든 아담한 훈련장이다) |
▲시저의 추억 '라 투르비'
라 투르비(La Turbie)는 탑을 뜻한다고 한다. 시저가 프랑스를 침공할 당시 첫 승리를 기념하기위해 세운 탑이 이 곳에 세워져 있다. 모나코에서 북쪽으로 산비탈을 따라 30여분 올라가면 절벽을 깎아 만든 훈련장이 나온다. 서울의 북악 스카이웨이보다도 험한 이 길은 자칫 실수하면 절벽 아래로 곤두박질칠만큼 험하다. 그레이스 켈리 모나코공국 전 왕비가 교통사고로 사망한 곳이 바로 이곳이다.
라 투르비는 잔디구장 3개면과 인조잔디 1개면의 아담한 훈련장이다. 선수들은 등번호에 따라 주차 지정석이 따로 마련돼있는게 특이하다. 렌트해서 사용중인 박주영의 벤츠는 'JOUEUR 10'이라고 적힌 곳에 서있다. 지중해의 따뜻한 바람이 전해오고 헬스장과 수영장도 따로 마련돼있다.
인조잔디 구장에는 주로 유소년들이 훈련한다. 이 곳은 매주 목요일마다 일반인들에게도 공개된다. 단점이라면 인근에 사격장이 있어 가끔씩 들려오는 총소리 때문에 훈련 집중력을 떨어뜨린다는 점이다.
스타디움 (루이2세 스타디움에 모인 파리 생제르맹 팬들) |
▲루이2세 스타디움
모나코의 홈구장인 루이2세 스타디움은 모나코 중심가에 위치해있다. 1939년 지어졌고, 1985년 개축한 이 경기장은 1만8500석의 트랙을 갖춘 종합운동장이다. AS 모나코-파리 생제르맹간의 프랑스리그컵 16강전이 열린 지난 25일 이 곳은 한산했다. 평일인데다 컵대회라 5000여명의 팬들밖에 찾지 않았다.
사실 모나코 인구는 3만2000명이지만 실제 모나코인들은 8500명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본부석에는 모나코 공국의 왕자이자 구단주인 알베르 2세가 보였다. 그 옆에는 어린 시절부터 유명했던 스테파니 공주가 앉아 있었다. 세기의 스캔들로 유명했던 스테파니 공주를 난생 처음으로 볼 수 있었지만 그의 얼굴에는 세월이 짙게 묻어있었다.
▲박주영에게 두 번 놀랐다는 봉탱 사장
봉탱 사장과 인사할 기회를 얻었다. 무례를 무릅쓰고 "인터뷰를 한 번 하고 싶다"고 하자 그는 곧장 "내일 하자"고 했다. 이 곳에서는 잉글랜드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들이 벌어지고는 한다. 언제든지 훈련장에 갈 수 있고, 선수들과 인터뷰할 수 있다. 취재 허가 공문을 넣고 며칠 기다려도 답변을 기대키 어려운 잉글랜드에 비하면 이 곳은 천국이다.
다음날 루이2세 경기장 내의 봉탱 사장 사무실로 찾아갔다. 그는 AS 모나코 역사가 담긴 책을 한 권을 선물로 줬다. 30년간 재정전문가로 일한 터라 차가운 인상이었지만 박주영에 대한 기대만큼은 대단했다. 그가 밝힌 박주영에 대한 이야기다.
"우리는 골잡이가 필요했다. 박주영은 훌륭한 기량을 지녔고 젊고, 지적이다. 프랑스리그에는 중학교도 채 못나온 선수들이 허다하다. 박주영처럼 대학원을 다니는 선수는 극히 드물다. 그를 보고 잘 교육받았다는 느낌이 들었다. 포르투갈어를 쓸 줄 알고 한국에서 유명하다는 점도 고려했다.
첫 인상이 이토록 강한 선수는 드물었던 것 같다. 우리는 박주영에게 두 번 놀랐다. 로리앙전에서 1골1어시스트를 기록한 훌륭한 기량에 놀랐고, 마르세유전에서 아픈데도 불구하고 뛰는 모습에 또 놀랐다. 박주영이 팀에 미치는 영향은 꽤 긍정적이다.
선수들은 '대단하다. 저런 모습은 배워야 한다'고 하고, 코칭스태프도 '기대 이상'이라고 칭찬한다. 올시즌은 10위권 이내 진입을 목표로 한다. 다음 시즌은 5위권 내로 들어갈 것이다. 그리고 세 번째 시즌에는 다시 한번 리그 우승을 노리는 3개년 계획을 세웠다. 박주영은 우리의 목표를 이룰 키플레이어다."
▲여전히 과묵한 박주영
박주영은 인터뷰하기 힘든 선수로 악명(?)이 높다. 워낙 내성적인데다 대답이 단답형이어서 얘기가 될만한 답변을 얻으려면 진땀 빼기 일쑤다. 모나코에서는 조금은 달라지겠거니 기대했지만 역시나 쉽지 않았다. 훈련을 마친 그를 따로 만나 인터뷰를 시작했는데 10분간 진전된게 없었다.
진짜 진땀이 났다. 10분이 지나서야 그의 입이 조금씩 열리기 시작했다. 물론 단답형이었지만…. 국가대표 이야기가 나오니까 그는 이야기가 많아지기 시작했다.
박주영은 한국 축구가 위기라는데 동의하지 않았고 "항상 힘들었고 그것들을 이겨내야 월드컵에 오를 수 있다. 예전 선배들도 항상 위기를 이겨 나갔기 때문에 월드컵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이다"며 "우리도 해낼 수 있다고 믿는다"고 자신했다. 이어 "정당한 비판은 수용하겠지만 무턱대고 욕하는 것은 관심을 가질 필요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첼시전에서 골을 넣는 장면을 봤다. 박지성 형은 누구나 부러워하고 존경할 만한 플레이를 보여줬다. 유럽에서 살아남는 법을 배우고싶다"고 했다.
훈련장과 숙소를 오갈 때 몇 차례 그의 차를 얻어탔다. 라 투르비까지 가려면 택시비가 상상을 초월하는데다 다시 내려올 때는 택시를 잡을 수도 없었기 때문이다. 며칠간 매일 만나면서 조금은 가까워졌다면 나만의 오해일수도 있겠지만 멀게만 느껴지던 박주영을 새롭게 바라볼 수 있던 기회였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그 키퍼 히카르두가 모나코 감독임?????????????????????????????!!
아님
ㅋㅋㅋㅋ 지금 레알 베티스에 있지않나 ㅋㅋ 잘은 모르겠네
아닌데... 히카르두란 성씨는 많아요... 울나라에서 김씨가 많듯이
전혀 다른 사람
이분 그냥 강태공입니다.;;
ㅋㅋ
여기에 반응하는게 더 웃기네 ㅋㅋ
최원창이네 ㅋ
최원창은 다 따라다니네... 잉글 갔다가 프랑스 갔다가 수고한다 정말 낄낄
원창형 기사지만 흐뭇해지는디?
사진설명: 박주영의 숙소앞에서 함께. 박주영의 표정은 항상 이렇다. 박주영의 표정은 항상 이렇다. 박주영의 표정은 항상 이렇다. 박주영의 표정은 항상 이렇다. 박주영의 표정은 항상 이렇다 정말 그럴까?
원창이 형님이 굳이 그런 코멘트를 달았다는게 더...
내가쓸려구했는데 ㅋㅋㅋ 네티즌의식ㅋㅋ
네티즌 의식 ㅋㅋ 친한척 할라구 하는거 같은뎁 ㅋ
인증샷.
최원창의 신뢰도는 바닥이지만.. 참 열심히는 다니는듯.. 발품팔아 얻어걸리는 만큼 질좋은 기사를 써줬다면, 축구팬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기자였을 텐데.. 암튼.. 이번 기사는 내용 재밌네.. 흠..
원창이횽 기사지만 재밌게 읽었다~~~~
원래는 최원창 기자님 어느정도 알아주는 기자라고 난 알았는데,,,
근데 너무 최원창에 부정적이시다 물론 너무 설레발치고 한 최원창 기사도있었지만 그렇다고 너무 최원창 만 뜨면 다굴터네...이런기사는 좋은데
일단 최원창기자는 60%가 소설이라 ㅡㅡ;;
ㅋㅋ 최원창기자 알싸에서 많이까이다 호감으로 변해가네 ㅋㅋㅋㅋ~~
3J 사건 전까지만 해도 원탁의 기사 뜨면 호평이 줄을이었죠. 그러나 그 이후로...
주영인 꼭 대박난다~ 화이링!
낚시기사가너무많았던게탈이죠 이번기사는 괜찮군요~
소설가로 데뷔하지 ㅡㅡ
최원창 기사 좋은데.......난 소설 읽는 기분....나쁜 의미 아니고 좋은 의미로;
이번엔 굿 뉴스 ㅎㅎ
최원창 기사는 좋은데 왜 소설읽는 기분이지
저도 ㅜㅜㅋ
아 ㅋㅋㅋㅋㅋㅋㅋ박주영의 표정은 항상 이렇다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며칠간 매일 만나면서 조금은 가까워졌다면 나만의 오해일수도 있겠지만 -> 뭔가 박주영에게 죄책감을 가지고 있는듯한.. 매일만나면 가까워지는게 정상 아닌가?
사진 설명에서 폭소ㅋㅋㅋㅋㅋㅋ어쨋던 먼곳까지 비용이 만만찮을텐데(물론 신문사 출장비로 쓰겠지만) 좋은 정보 주신거 감사요 기자님^^
박주영 속으로는 '아나.. 이번엔 어떤 소설이냐 -_-'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최원창 축구전문기자....책도 썻죠 2006 월드컵을 앞두고 투혼인가 뭔가?...ㅎㄷㄷ 진짜 소설가
영입 어쩌고 그런기사 말고 이렇게 선수근처에서 재밌는 기사 써주시길.. 이런 글만 쓰시면 됨..
원창기자님 사람들이 하두 낚시꾼으로 몰으니까 사진까지 찍어오셨낭..ㅋㅋ 이런기사 계속써주시면 안티팬이 팬이되버릴꺼에요.. 계속 수고 해주시길..ㅋㅋ(최원창 기자님도 여기 들어오실꺼 같은데..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