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3OChLbrjTm0?si=ub4Jmf6eucXbbAwu
Mikhail Pletnev plays Chopin Preludes, op. 28 - video 2004
쇼팽의 전주곡은 바하의 '전주곡과 푸가'와 마찬가지로 24개의 모든 조에 걸쳐 작곡되었지만, 조의 배열순서는 전혀 별개의 방법을 취하고 있다. 바하의 전주곡과 푸가는 C장조에서 시작해서 다음은 C단조, C sharp장조, C sharp단조와 같이 반음계적으로 상승하여 마지막에 B조로 끝나는 구성으로 24개의 조를 다루고 있는 반면에 쇼팽의 전주곡은 C장조로 시작하여 관계조인 A단조, 다음은 G장조, 관계조인 E단조 A장조, F sharp단조와 같은 5도를 기준으로 한 조성배열을 하고 있다.
악보를 전체적를 보면 자연조인 C조에서, sharp(#)기호가 하나씩 늘어나서, sharp의 수가 최대가 되는 13번에서 장조의 클라이막스를 이루고, 14번부터는 반대로 6개의 flat(b)을 가지는 E flat단조에서부터 점차로 조표의 수를 줄여나가기 시작한다. 단조의 클라이막스인 동시에 음악적인 클라이막스는 13번과 대칭되는 16번에 위치한다. 전체의 배열은 이렇듯 매우 우아하게 이루어져 있지만 이 음악들은 바하의 음악처럼 기하학적인 구조를 가지지는 않는다.
1번 C장조, Agitato
<사랑하는 이를 애타게 기다리며>. 연주시간이 1분이 되지 않는 짤막한 곡이다. 2/8박자라는 다소 특이한 박자를 취하고 있으며 밝고 경쾌한 느낌을 전해준다. 즉흥적인 성격이 강한 곡이지만 선율선의 포인트가 중반 이후에 강음으로 옮겨진다는 것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2번 A단조, Lento, 2/2박자 (파데레프스키판에서는 4/4박자)
<슬픔 명상, 아득히 보이는 쓸쓸한 바다>. 낮은음에서 시종 반복되는 우울한 리듬을 타고 우울한 선율이 노래하듯이 흐른다. 이 우울함을 굳이 강조할 필요는 없으며 왼손의 집요한 선율을 띤 리듬을 잘 노래시키는 것이 곡의 포인트가 된다.
3번 G장조, Vivace, 2/2박자
<시내의 노래>. 왼손의 유창하고 날렵한 움직임이 매우 인상적인 곡이다. 선율은 강한 싱커페이션을 띠고 있다. 마지막에 왼손의 움직임을 흉내낸 움직임이 양손에서 동시에 전개되고 살며시 곡을 끝마친다.
4번 E단조, Largo, 2/2박자
<무덤가>. 2,3,4마디에 붙어 있는 C음은 충분히 끌어 주어 구슬픈 선율을 잘 살려 줄 필요가 있다. 쇼팽 스스로 이 곡을 매우 좋아했다고 하는데, 실제로 그의 장례식에서 연주되기도 했던 곡이다.
5번 D장조, Molto allegro 3/8박자
<노래 소리에 찬 나무>. 가볍고 화려한 분산화음들 사이에 단순하지만 우아한 선율이 떠오른다. 5마디째부터는 액센트를 가진 8분음표 없이 16분음표의 분산화음만으로 발랄한 악상을 전개해하가며, 이러한 형태를 반복하다가 곡은 갑작스럽게 끝난다.
6번 B단조, Assai Lento, 3/4박자
<향수>. 매우 시적인 음악이다. 선율은 왼손에서 느긋하게, 그리고 우울하게 흐르며 오른손은 단조롭게 흔들리는 듯 한 리듬만을 집요하게 반복한다. 마지막에 이르러 이 리듬은 더듬거리면서 정지하고 ppp로 조용히 끝마친다.
7번 A장조, Andantino, 3/4박자
<좋은 기억 속을 향내처럼 즐거운 추억이 감돈다>. 이 곡의 선율은 6번 전주곡의 선율동기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마주르카 풍의 단순한 선율이지만 이루 말 할 수 없을 정도로 깊은 시적인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 불과 17마디의 짧은 곡이며 선율과 화성도 극히 단순하지만, 그 깊이는 만만치 않다.
8번 F sharp단조, Molto Agitato, 4/4박자
<눈은 펑펑 내리고 바람은 불고 폭풍은 사납게 울부짖는데, 내 마음 속엔 더욱 사나운 폭풍이 인다>. 정신없이 휘몰아치는 듯 한 악상이다. 피아노라기보다는 오히려 바이얼린의 주법을 연상시키는데, 중간부를 제외하고는 약음으로 연주하는 부분이 많으므로 그 긴장감을 더욱 극적인 것으로 만들고 있다.
https://youtu.be/lS2PZD7X8aE?si=D5wAg8_0DimmSHD3
Chopin 24 Preludes op.28 [Denis Zhdanov]
작품해설 및 개요
"쇼팽이 작곡한 음악 가운데 가장 뛰어난 곡이 어떤 곡이냐?" 라는 질문을 받게 된다면 가장 흔히 들을 수 있는 대답이 바로 이 전주곡일 것이다. 쇼팽의 음악은 기본적으로 병약하고 신경질적이며, 매우 아름다운 선율을 만들어 낼 때에도 건전하지 않은 병적이고 퇴폐적인 아름다움을 가진 것이지만, 그의 작품들 전체를 통해서 본다면 병약하지 않으면서도 극적인 아름다움을 지닌 음악을 너무나 많이 찾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전주곡을 쇼팽의 가장 뛰어난 작품으로 꼽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전주곡에서 쇼팽의 어떤 음악은 정열적이고 과격하며 (16번), 또 어떤 곡은 경쾌하고 목가적이며 (3번, 23번), 혹은 유쾌하고 (11번), 어떤 곡은 절망적이다 (24번, 18번). 위에서 열거한 몇 가지 성격 외에도 전주곡집에는 쇼팽의 수많은 표정이 남김없이 드러나 있으며 이 곡들을 하나의 연속적인 음악으로 연주했을 때에는 형이상적인 애매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쇼팽의 전주곡(Prelude)은 이전에 작곡되었던 순수한 의미의 전주곡은 아니다. 쇼팽 이전에는 항상 푸가 앞에 붙는 짤막한 도입곡으로 사용되거나 모음곡의 첫머리를 장식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곡이었으며 그러한 이유에서 '전주곡'이라고 번역된 것이다.
쇼팽의 전주곡은 그 자체로서 독립된 음악이므로 '전주곡'이라는 보편적인 해석은 옳지 않다고 봐야 할 것이다. 하지만 그 바탕에 깔려 있는 음악적인 발상은 바흐의 전주곡과 전혀 다름이 없다. 작곡 양식을 이야기 하는 것은 아니지만 24개의 모든 조에 걸쳐 작곡되었다는 점이라든가 하나의 아이디어에 기초하여 한 곡이 완성된다는 점이 특히 그렇다.
바하의 전주곡과 공통되는 또 하나의 사실은 24개의 모든 조성으로 작곡을 실시하면서 각각의 조성에 대해 작곡가가 가지고 있던 인상, 혹은 즉흥적으로 떠오르는 이미지를 음악적으로 표현했다는 점이다. 더불어 이 곡들에는 쇼팽의 가장 뛰어난 모습들이 남김없이 드러나 있고, 작곡기법의 능수능란함은 완전히 모차르트를 능가하고 있다고 해도 좋을 정도이다. 그러므로 이들 곡에는 시적인 감흥과 회화적인 이미지가 공존하고 있으며, 각각의 곡은 보석처럼 고귀한 빛을 내뿜고 있는 고차원적인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전주곡들을 연주할 때는 두 가지의 관점에서 완성된 음악이 될 수 있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한다. 하나의 개개의 곡이 가진 음악적, 기교적인 참신성과 그 조성이 가지는 고유한 감각을 최대한 끌어내어야 한다는 것, 또 이 음악들은 고도로 세련되고 우아한 감각을 지니고 있으므로 항상 세심한 터치 [ 어떤 경우에도 난폭한 터치는 금물이다]를 유지하는 동시에 감상적, 낭만적인 해석에 빠져서는 안된다는 점이 그 첫 번째이며,
두 번째는 이들 곡을 연이어서 연주했을 때 전체가 한 곡으로 완성이 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를 위해서는 하나의 곡을 해석하는데에 있어서 너무 집착해서는 안 되며 각각의 곡이 전 곡 중에서 어떠한 위치를 담당하는지를 분명히 의식하고 있어야만 하는 것이다.
자료출처: 참마음 참이웃
https://youtu.be/zIQvgbf6rkU?si=YXA2MvhGN1fR4gLv
Daniil Trifonov - Chopin 24 Preludes Op.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