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비와 진눈깨비가 그리도 내리던 날!
기온은 옇하로 떨어져 갈바닥은 완전히 빙판길이었다.
그나마 스틱을 가지고 갓으니 다행이지...
집사람은 배낭을 메고 나서는 나를 보고, 뜨악한 눈초리로 하는 말이 가관이다.
"낭만에 초 쳐 먹을 일이 있어요?"
그 소릴 뒤로 하고 이 추운 겨울에, 이 눈속에 전철로, 버스로 <산들소리 수목원>에 겨우겨우 물어물어 도착했다.
거기 직원조차 이 눈속에 탐방온 나를 외계인 보듯한다.
그날, 그 수목원에 온 사람은 달랑 나 하나뿐이다.
푹푹 빠지는 눈산비탈을 여기저기 쏘다니니, 나 자신도 눈에 홀린듯 하다.
이 수목원의 특징은 자연 그대로 산골짜기를 잘 살렸다는 것이다.
작은 계곡도, 본디 노송도, 바위도 자그만 옹달샘과 폭포는 얼어 붙어 고드름이 매달려 있다.
수목뤈 중턱에 (산야초) 카페가 있다.들어가 차 한잔 청한다. 손은 오직 나 하나!
고즈넉한 분위기에 명상 음악과 한 오십줄은 됐을 주인 아줌마!
손수 만든다는 쌍화차 한 잔 시켰다.
마담은 우선 자기가 손수 산속에서 캐서 만든 야생화차를 디민다.
민들레, 질경이 등 산야초로 고아서 만든 구수하고 진한 차이다.
마음까지 따뜻해진다.
앞의 노송가지는 눈이 무거운지 자꾸 털려고 한다.
메뉴도 산속답다. 능이버섯 탕수육, 꾸지뽕청국장 등!
꾸지뽕 청국장 한 그릇 시킨다,.
차도 꾸지뽕차란다.
꾸지뽕 청국장이 나오고, 처음 먹어보는 (뚱딴지 짱아찌)도 나온다.
뚱딴지는 우리 게에서는 돼지감자라 했다.
그 당시는 정말 돼지먹이었으나 지금은 웰빙식품이란다.
아직도 빨갛게 달린 가막살나무 열매를 보면 수목원을 뒤로 했다.
길은 엄청 반질반질 유리알이다. 아이젠이라도 챙길 것을...
이리도 준비성으 부족하다.
이 수목원은 여름이나 가을이면 참으로 아름답다고 한다.
또 그럴 것 같다.
이 (산들소리 수목원>의 주제는 <치유의 숲>이다.
천만다행으로 엉금엉금 걸어서, 그나마 한번도 넘어지지 않고 집에 왔다.
집사람은 나를 제 정신 아닌 사람으로 치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