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높이 의자 / 여자
이따금씩 하늘공원에 오르면서
자꾸만 마음에 들어오는 것들이 있다.
오르고 내리는 길목에 놓여진 쉼터
어울리는 모양새는 아니지만
누군가를 위한 잠깐의 휴식처가 되고저
여기저기 터를 잡고 앉았다.
특이한 것은 의자마다 키높이 신발을 신었거나
아니면,
다리를 잘린 것들이란 것이다.
문득 그 모양을 보면서
누군가의 계획에 의해 놓여졌지만
그 마음이 곱단 생각에 흐믓하게 지나친다.
찾아오는 누군가가,
쉼을 얻고자 찾아드는 잠깐의 주인을 위해
보기에도 짝짝이가 확실한 다리를 가졌다.
키높이로 신을 신고
기울어진 다른 한쪽과 맞추어
붙이고,
또 자르고 그렇게 존재를 이루었다.
어쩌면 아무렇지도 않게 놓여진
저 의자만도 못한 나의 마음씀씀이가
자꾸만 부끄러워진다.
나의 모양을 바꾸어 그렇게
남에게 안락한 자리라도 되었으면,
나의 한쪽을 잘라서라도 그렇게
잠깐의 주인을 위해 편안한 자리가 되었으면,
지나칠 때마다 자꾸만 가슴에 담겨
모자란 나를 꾸짖어 부끄럽게 하니
얼마나 더 살아야 나를 비워 주위를 편케 할꺼나.
무엇으로 나는...........
쉼터가 될까?
- 2012. 3. 21. 부끄러운 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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