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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요리는 고르곤졸라 피자입니다. 얇은 도우에 피자치즈와 고르곤졸라 치즈를 얹어 구운 피자이지요. 도우만 얇게 만들 수 있으면 별 어려움 없이 성공할 수 있는데, 도우를 만들기 어려우면 또띠아로 대신해도 됩니다. 쾨쾨한 고르곤졸라 치즈의 향 만으로 맛이 좌우되는 까닭이지요. 고르곤졸라 치즈 특유의 향은 단맛과 만나면 더 고소하게 느껴지기 때문에 꿀에 찍어 먹으면 아주 잘 어울립니다. 루꼴라를 몇 장 얹으면 레스토랑에서 먹는 것처럼 근사한 맛과 멋을 낼 수 있지요. 두툼한 도우에 잔뜩 토핑을 얹은 콤비네이션 피자에 비해 보기에도 먹기에도 가볍습니다. 칼로리나 영양성분은 확인해보지 않았지만 햄버거 같은 정크푸드와는 느낌이 다르지요. 그래서인지 요즘은 두툼한 팬피자보다 도우가 얇은 씬피자가 더 인기를 끌고 있는 듯합니다. 밀라노식 화덕피자를 만드는 식당도 많아지고 있지요.
만드는 방법은 아주 간단합니다. 도우는 밀가루에 이스트, 소금, 설탕, 우유(또는 물)를 섞어 반죽해서 발효시키면 되지요. 빵 반죽보다 이스트를 조금 넣는 것이 좋습니다. 발효는 30분 정도면 되지요. 저는 요즘 전자레인지를 이용해서 발효시킵니다. 머그잔에 물을 넣고 4분 정도 돌리면 팔팔 끓는데, 그 잔을 한 귀퉁이에 두고 반죽을 담은 그릇을 넣어두면 되지요. 뜨거운 물이 담긴 잔이 적당한 온도와 습도를 맞춰주기 때문에 발효가 잘 됩니다. 전자레인지를 돌리는 것이 아니고 그냥 넣어두는 것이지요. 발효가 된 도우 반죽을 밀어서 얇게 편 다음에 피자치즈를 깔고 고르곤졸라 치즈를 듬성듬성 뿌려서 200도로 예열된 오븐에 넣어 15분 정도 구우면 완성됩니다. 도우가 두툼하고 토핑이 많은 팬피자는 더 높은 온도에서 25분 이상을 구워야 하지만 고르곤졸라 피자는 도우도 얇고 토핑도 적기 때문에 치즈가 녹아 약간씩 갈색이 돌면 다 된 것이지요.
고르곤졸라 치즈의 맛을 경험하지 못한 분들은 도대체 무슨 맛일지 짐작이 안 될 겁니다. 서양 사람에게 청국장 맛을 설명하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한 번이라도 먹어보았다면 쉽게 맛이 떠오를 겁니다. 음식이라는 게 대부분 그렇지요. 먹어본 음식이라야 맛을 기억하고 만들어보려는 시도도 하게 되고, 다른 형태로 변형도 시킬 수 있는 겁니다. 집에서 요리를 하게 되면 조리법에 나온 모든 재료가 있는 경우는 별로 없지요. 한 두 가지 재료는 없어서 빼고, 또 한 두 가지 재료는 있어서 넣다 보면 조금씩 다른 음식이 만들어집니다. 그러다 보면 새로운 음식과 조리법이 만들어지는 것이고, 그것이 요리의 세계이지요.
이러한 과정이 창의입니다. 경험하고 학습한 것을 토대로 새로운 무언가를 생각하고 만드는 것이 창의이지요. 먹어본 음식이 있어야 맛을 상상하고, 재료들의 맛을 알아야 조리한 후의 음식 맛을 상상할 수 있습니다. 음식에 대해서 개인이 가지는 상상력의 크기는 먹어본 음식과 재료의 종류를 모두 합한 숫자로 표현할 수 있지 않을까요. 우리가 교육이라 부르는 것도 지금까지 만들어진 지식과 지혜를 정리해서 아이들에게 경험할 수 있게 하는 것 이상은 아닐 겁니다. 아이들은 그것을 바탕으로 새로운 지식과 지혜를 만들겠지요. 여름입니다. 여건이 닿는 대로 아이들과 함께 여행도 가고 새로운 음식도 맛보며 아이들의 상상력을 길러주면 좋겠네요.
강북성북교육희망넷 이철우 회원의 글입니다.
<이 글은 서울교육희망넷 소식지에 소소한 일상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