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드나무로부터의 편지 / 윤희상
이른 아침부터 언덕을 거닐며 안으로부터
울컥 차오르는 마음을 읽고 있다
그리움이거나
미움이거나
목마름이거나 그럴 테지만, 뜨겁다
이내 바람이 불어 부러지는 것은 나뭇가지이지만
아픈 것은 마음이다
이제 다치지 않는 바람이 되고 싶다
날마다 그런 마음을 드리운 그림자를 물 위로 띄워보지만,
아무도 건져서 읽지 않는다
그렇더라도, 바람에게로 간다
이미, 풀어내린 긴 나뭇가지의 잎사귀들이
바람 속으로 먼저 들어서고 있다
언덕에서 바람에게 몸과 마음을 다 맡기고 있다
벌써 바람과 함께 놀고 있다
첫댓글 한 폭의 그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