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방황하던 영가를 천도하다
간혹 불자들로부터, 조상이 돌아가신 지 오래 됐는데도 제사를 지내고 축원을 하는 게 영험이 있는가 하는 말을 듣습니다. 제가 겪어본 경험으로는 육체를 버리고 속히 새 생명을 받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고 수십 년을 방황하는 영가들도 있습니다.
제가 겪었던 영가 중에 부산에 사는 한 의사의 아버님이 있습니다. 그 영은 대략 30년을 방황했던 것 같습니다. 생전에 건달로 살던 분이었는데 한량으로 살았다고 했습니다. 한평생 돈 한 푼 없이 매일 술이나 마시고 태평 세월을 살다가 돌아가실 때도 “그저 나 죽거든 술 한 잔만 떠다오. 아무것도 안 바란다” 하는 유언을 남기고 가셨는데, 사후에도 방황하는 건달생활, 한량생활을 했던 모양입니다. 수십년 후에도 괴로우니까 나중에 아들에게 빙의해서 아들이 병이 났습니다. 본인이 의사지만 병의 원인을 모르겠고 약을 먹어도 효과가 없으니까. 기도하러 저를 찾아왔습니다. 그 아들을 통해 아버지의 영이 자기고백을 하고 같이 대답을 하게 되어 천도를 한 적이 있습니다.
그 분의 경우는 관세음보살 이름은 알아도 염불도 안하고 그저 알고 있는 정도로 구원받으려고 생각했는지 처음에는 “관세음보살을 불러도 소용없더라” 그런 소리를 하더군요. “그럴 리가 있느냐? 당신이 믿음이 약하고 정신력이 허약하여 그러니까 여기서 함께 기도하고 축원하자.” 그래서 영과 서로 합의가 되어 기도를 한 적이 있습니다.
하여튼 조상들이 돌아가셔서 시간이 비록 오래 됐다 하더라도 천도 못받고 방황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그런 분에게 제사지내는 것도 허망하지 않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그리고 제사상을 차리는 것에 대해서 영들이 어떤 관심을 가지고 있는냐 하는 것입니다. 대개 깨달음의 힘이 큰 고급 영들은 음식에 대해서 관심이 적습니다. 그러나 영들의 고백을 들어보면 돌아가신 후 ㉮초기에 닥쳐오는 제일 큰 고통은 불안입니다. 생각이 불안한 것, ㉯그 다음이 시장한 것입니다. 그럴 것입니다.육체를 자기로 삼고 육체에 의지해 살다가 육체로부터 떠나니까 혼란스러운 것입니다. 그래서 무엇이든지 잡으려는 것입니다.
생명에 대한 집착력 때문에 길에서 죽으면 지박령이 되고, 나무에 매달려 죽으면 나무귀신이 된다는 것은 자기 생명에 대한 애착 때문입니다. 그리고 돌아가신 후 얼마 안 되는 동안에는 육체생명을 가지고 있을 때 습관이 남아았어 불안과 함께 시장기가 있다고 합니다.그래서 공양을 차려드리는 것입니다. 그러나 깨달음을 이루신 고급령들에게는 그리 큰 문제가 안됩니다. 제가 체험한 어떤 영의 경우는 자기 정도가 되면 시장기에 대해서 불편을 느끼지 않는다고 말하는 영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위패를 모셨거나 제사를 차렸거나 할 때,자식으로서 정성껏 하면 됐지 뭐 실제로 드시는지 오시는지 알게 뭐냐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혹 있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조상님은 반드시 거기에 와 계십니다. 비록 종이를 접어서 써 놓은 위패라 하더라도 그 위패가 영이 의지하고 있는 중심입니다. 혹 꽃 한 송이,음식, 병풍 같은 것을 챙겨놓았다 하더라도 그곳은 영이 살고 있는 장엄도량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소중히 해야지 함부로 하면 안 됩니다. 그 곳에 어른이 임하셨다고 생각하고 존중해야 합니다.
출처: 【마음이 바뀌면 세상이 바뀐다】중(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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