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자하니 유기준 의원님은 한글날 국경일 제정에 반대하신다고 하더군요. 경제적인 논리를 내세워서 말이지요. 그런데 세상에는 경제적인 논리로 풀어나가야 할 것이 있고 그러지 말아야할 것이 있다는 것을 간과하신 것은 아닌지요?
최근 한류열풍이 일본과 중국 그리고 동남아를 뒤덮고 있습니다. 한류열풍의 근원이 무엇이라 생각하십니까? 우리 민족의 대단한 창의력과 노력이라고 말씀하실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다일까요? 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한류 열풍의 근원에는 바로 우리말과 글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한글’이라는 배우기 쉬우면서 과학적인 우리 글이 없었다면 ‘겨울연가’라는 대본이 어떻게 만들어졌겠습니까? 그리고 그 ‘겨울연가’를 만든 제작진도 한글이 없었다면 어떻게 교육을 받을 수 있었겠습니까? ‘한글’이 없어 늘 그래왔던 것처럼 ‘한자’를 빌려다가 썼다면 결국 교육은 상류층 사람들에게만 국한되었을 것입니다. 만일 그리 되었다면 오늘날 ‘한류’를 있게한 많은 인재들조차 교육받을 기회를 박탈당하고 그냥 무지랭이로 살고 있을테지요.
우리나라가 지금 이만큼 발전한 것은 교육을 통한 인적자원에 있다는 사실 누구나 다 아는 사실입니다. 일반 민중 모두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된 것은 ‘한글’의 힘이 지대하며, 오늘날 우리가 쟁취하여 누리고 있는 민주주의도 결국 한글의 힘인 것입니다.
아울러 한류열풍으로 인해 현재 ‘한국어’와 ‘한글’을 배우려는 외국인이 물밀 듯이 밀려들고 있습니다. 이는 무엇을 반증하는 것입니까? 상대방의 나라를 알기 위해서 제일 먼저 해야할 것이 곧 그 나라말과 글의 습득이라는 사실을 입증합니다.
그런데 우리의 모습은 어떠합니까? 우리 역사상 가장 위대한 발명품으로 손꼽히는 한글창제를 기리고자 한글날을 국경일로 격상시키고자 하는 것도 경제적인 논리로 안된다고 합니다. 그리고 국어공부는 제쳐두고 영어공부만 하자고 합니다. 그것이 곧 세계화라고 하면서 말입니다.
한 나라의 문화의 힘은 곧 그 나라의 말과 글에서 시작됩니다. 우리나라가 진정한 문화국가가 되길 원한다면 우리 것을 먼저 가꾸고 키워나가야 하는 모습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세계 문자역사상 문자를 만든 이유, 만든 이, 만든 방법이 문헌으로 전하는 유일한 문자가 곧 ‘한글’입니다.
‘한글날 국경일 제정’은 곧 우리 문화를 아끼고 키우는 시작점이 될 것입니다. 한 나라의 문화의 힘은 곧 그 나라의 말과 글과 직결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