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레길 13코스(용수리 ~ 저지리)
2021.12.5
올레 13코스는 중산간 숲길 올레의 시작을 알리는 코스다.
해안가를 이어오던 제주올레의 지도가 내륙으로 방향을 틀었다.
바다는 오직 시작점인 용수포구에서만 인사한 후 길은 중산간으로 이어진다.
용수저수지와 숲을 지나 작은 마을 낙천리를 만나고 다시 숲과 오름을 오른다.
50여명의 특전사 대원들의 도움으로 복원된 숲길, 밭길과
저지오름의 울창한 숲이 매력적인 길이다.
올레길에서 조금 벗어난 곳에 조수공소와 청수공소가 있다.
가톨릭 신자들은 그곳을 방문하는 것도 좋겠다.
용수포구
용수포구는 우리나라 최초의 카톨릭신부인 김대건이
중국 상하이에서 사제서품을 받고 귀국하던 길에 표류하다 도착한 포구로
이국적인 건축 스타일의 기념성당이 바다를 향해 언덕 위에 지어졌다.
순례자의 교회
길 위에서 묻는다.
나는 누구인가?
제주 올레길, 한적한 들녘에 작은 교회가 서 있다.
키 낮은 돌담이 문을 열어놓고 어서 오라 반겨준다.
‘순례자의 교회’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작은 교회다.
넓이는 8㎡(2.4평). 정기적인 예배가 없고,
담임하는 목사가 없고, 출석하는 교인이 없다.
종교를 떠나 누구나 올레길을 걷다가 문을 열고 들어갈 수 있다.
두 평 남짓 내부는 쉼을 얻는 공간이다.
자신을 돌아보고 지친 영혼을 위로받는다.
잔잔한 음악이 들려오고 잠시 기도하기 좋은 곳이다.
나는 지금 나 자신에 대하여 잠깐 생각을 해본다.
솔직히 나는 내가 누구인지 나 자신도 잘 모르겠다.
내 맘대로 세상을 사는 것 같아도 내 의지대로 되는 것은 별로 없다.
내 생명 다할 날도 나의 미래도 나는 모른다.
세상 물결 따라 산다고들 하나 그 물결을 만드시는 분은 오직 주님 뿐이시다.
나는 그 파도에 나를 맡길 뿐이다.
나의 계획도 나의 미래도 모두가 주님의 손안에 달려 있다는 사실을 깨달을 뿐이다.
이토록 나이 들어 되돌아 생각하니
인생의 굽이 굽이마다 주님의 손길이 미치지 않은 곳이 없다.
몸부림치고 발버둥을 쳐봐도 그것은
하느님 앞에서 나의 광기 어린 어리광일 뿐이다.
결국 내 인생의 결론도 의지도 목표도 내 욕심일 뿐이다.
세상의 것 버리고 모든 소망을 주님께 둔 것만이 영원히 남는다.
인생은 이슬 같고 마른풀과 같다하였다.
그러나 하느님께 소망을 둔 자는 반드시 그의 열매를 얻게 된다는 사실을
오늘도 나는 깨닫고 그것을 꿈꾼다.
세상 살면서 서로 미워하고 목에 힘을 주어 봤자 죽어 썩을 인생이요
그 행한 모든 것은 하느님 앞에서 고스란히 심판받을 흔적만 남길 뿐이다.
기왕 사는 것 하느님의 뜻대로 살고 선을 이루며
하느님의 영광을 위하여 조금만 더 참고
조금만 더 노력 했더라면 하는 후회가 없도록 살아야 한다.
지나간 날들은 이미 내 것이 아니다.
지금 내가 누리는 순간만이 내 것이다.
일생 중에 지금 이 순간이 제일 행복하도록 살아야 한다.
지금 행복을 느끼지 못하고 산다면 불행하게 살고 있는 것이다.
하느님은 나에게 이 세상을 누리라고 지금이란 시간을 선물로 주신 것이다.
지금 하느님을 바라보며 마음껏 행복하라고 하느님이 응원하고 계신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그저 세상에 꼭 필요한 존재로
주신 사명을 감당하라 부름 받은 존재 일뿐이다
용수저수지
1957년에 제방을 쌓아 조성한 저수지로,
인근 논에 물을 대는 용도로 유용하게 활용돼 왔다.
이곳의 소나무 숲과 갈대, 부들 군락지는
겨울을 나러 오는 철새들의 보금자리로 더 유명하다.
밭에는 꿩, 까치 등이 농작물을 해쳐 위에 그물을 치던가,
시간 간격을 맞추어 깡통소리처럼 울리는 장비를 설치해 놓고 있다.
비를 맞으며 콜라비밭 옆을 지나가는데 장끼가 그물에 갇혀
벗어나려고 1미터 이상을 튀어오르는 장면을 포착 사진을 찍으려하자
인기척을 듣고는 숨어버려 찍지를 못함.
특전사숲길
50명의 특전사 대원들이 이틀 동안 총 3Km, 7개 구간에 걸쳐
사라졌던 숲길을 복원하고 정비하여 만들어 낸 길이다.
한때 사람들의 왕래가 끊어져 사라졌던 숲 속의 오솔길이라 더욱 신비롭다.
고목숲길
수령이 오래된 큰 고목이 눈길을 끄는 숲길이다.
제주올레가 이 길을 새롭게 내면서 고목숲길이라고 이름 지었다.
고사리숲길
고사리가 무성하게 우거진 숲.
길 양편에 고사리가 가득해 제주올레에서 고사리숲길로 명명했다.
낙천리 아홉굿(샘) 마을
제주시 한경면 낙천리는350여 년 전에 제주도에선 처음으로 대장간(불미업)이 시작된 곳으로
불미업의 주재료인 점토를 파낸 아홉 개의 구멍에 물이 고여
수원이 풍부한 샘(굿)이 되었다는 이야기를 간직한 곳이다.
9가지 좋은 것(Good)이 있어서 즐거움이 샘솟는 마을이라고도 합니다.
낙천리 체험마당에는 농산물을 판매하는 체험관, 문화공연장 락센터,
특히 마을 사람들이 직접 만든 천 개의 아름다운 의자들이 보여주는
아홉굿마을 체험마당은 낙천리의 백미.
1,000개의 의자를 만들었다고 하니
마을을 사랑하는 낙천리 분들 대단합니다.
서있는 사람은 오시오~!!
저도 아버지의 의자에 앉아
잠시 돌아가신 아버지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리고 현재 아버지인 나의 모습을~~
椅子[조병화]
1
그 자릴 비워 주세요
누가 오십니까
"녜"
그 자릴 비워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누가 오십니까
"녜"
그 자릴 비워 주시면 쓰겠습니다
누가 오십니까
"녜"
그 자릴 비워 주셨으면 합니다
누가 오십니까
"녜".
2
그렇습니다
이 자린 저의 자린 아니오나
아무런 생각없이
잠시 있는 자리
떠나고 싶을 때 떠나게 하여주십시오
그렇습니다
이 자린 저의 자린 아니오나
아무런 딴 생각없이
잠시 머물고 있는 자리
떠나고 싶을 때 떠나게 하여주십시오
미안합니다
이 자린 저의 자린 아니오나
떠나고 싶을 때 떠나게 하여주십시오.
3
來日에 쫒기면서
지금 내가 아직 생각을 하고 있는 건
지금 내가 앉아 있는 자리의 어제 들이다
"그 사람은 어디로 갔을까"
時間의 宿所를 더듬으며
지금 내가 아직 생각을 다하지 못하고 있는 건
지금 내가 머물고 있는 자리의 어제 들이다
"그 사람들은 어디로 갔을까"
차례에 쫓기면서
지금 내가 아직 생각을 거두지 못하고 있는 건
지금 내가 앉아 있는 자리의 어제 들이다
"그 사람들은 어디로 갔을까".
4
가을마다 이 자리에 돌아오는 건
무언가를 이 자리에 잊은 거 같은
생각이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가을마다 이 자리에 돌아오는 건
먼 자리 가다
무언가를 이 자리에 두고 온 거 같은
생각이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봄,여름,겨울,멀리
혼자 가다
가을마다 이 자리에 돌아오는 건
무언가를 이 자리에 잊은 거 같은
생각이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5
떠나야 할 시간이오나,아직
떠나지 못하옵는 건
"來日?"
어디라 장소를 정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일어서야 할 시간이오나,아직
일어서지 못하옵는 건
"來日?"
어디라 장소를 정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비워야 할 이 자리,시간이오나,아직
비우지 못하옵는 건
"來日?"
어디라 장소를 정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6
시간은 마냥 제 자리에 있는 거
실로 변하는 건
움직이는 것들이다
옛날에도 그랬고 오늘도 그렇고
내일! 우리 이 자리에 없으려니
시간은 마냥 제 자리에 있음에
실로 변하는 건
사람뿐이다
시간에 집을 지으라
생각에 집을 지으라
시간은 마냥 제 자리에 있음에
실로 변하는 것은
"오고 가는 것"들이다.
7
지금 어디메쯤
아침을 몰고 오는 분이 계시옵니다
그 분을 위하여
묵은 이 椅子를 비워 드리지요
지금 어디메쯤
아침을 몰고 오는 어린 분이 계시옵니다
그 분을 위하여
묵은 이 椅子를 비워 드리겠어요
먼 옛날 어느 분이
내게 물려 주듯이
지금 어디메쯤
아침을 몰고 오는 어린 분이 계시옵니다
그 분을 위하여
묵은 이 椅子를 비워 드리겠습니다.
8
보이는 자리엔,낙서를 하지 말자
"옛날에 어느 분이 이 椅子에......"하고
나를 찾을 때
-그 생각 속에 있자
보이는 그 자리엔, 낙서를 새기지 말자
"옛날에 어느 분이, 이 椅子에......"하고
나를 찾을 때
-그 생각 속에 있자
보이는 자리엔,낙서를 하지 말자
"옛날에 어느 분이, 이 椅子에......"하고
나를 찾을 때
-그 생각 속에 있자.
9
인사말을 이야기 하기엔 너무 어림에
옛날 어느 분이 내게 한 말이
"이 자릴 사랑하라"
인사말을하기엔 너무 어림에
오늘 내가 오는 분께 할 말이
"이 자릴 사랑하라"
인사말을 이야기 하기엔 너무 어림에
옛날 어느 분이 내게 한 말이
"너를 위해 너를 이야기 하지 말라"
인사말을 하기엔 너무 어림에
오늘 내가 오는 분께 할 말이
"너를 위해 너를 이야기 하지말라".
10
가을 公園에
빈 椅子 하나 놓여 있다
나뭇잎이 떨어짐에
먼 고요함
가을 公園에
빈 椅子 하나 놓여 있다.
저지오름
저지오름은 정상에서 바라보는 풍광도 아름답지만,
오름을 오르고 내리는 숲길 그 자체의 아름다움으로 더욱 유명하다.
처음에 조금 가파른 목재계단을 오르면 오름 중간쯤 둘레길과 정상부의 분화구 숲길이 나오는데,
움푹 패인 분화구에 뺵빽하게 들어찬 숲이 색다르고 신비롭다.
조수공소
한경면 조수리에 위치한 신창성당 관할의 공소.
1957년 11월 3일 신창본당 소속으로 설립되었고,
2001년 1월 11일 새 성전이 봉헌되었다.
5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민박동과 교육관을 갖추고 있다.
청수공소
한경면 청수리에 위치한 고산성당 관할의 아름다운 공소.
1956년에 설립되었고,
2,000년 북제주군 건축상(특선)을 수상한
현재의 경당은 2,000년에 신축되었다.
첫댓글 올레 13코스를 아름다운 음악과 함께 잘 둘러보았습니다
특히 용수포구가 참 예쁘네요
13코스는 10번 이상 걸었지만
걸을 때마다 느낌이 다르네요.
걷는 시간동안 내 마음에 낀 때를 벗길 수 있고
새로운 다짐도 하게 됩니다.
게다가 육체적 건강에도 도움이 되지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