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2일(화) 사순절 24일차 – 암흑을 광명으로 바꾸고
말씀제목
– 암흑을 광명으로 바꾸고
말씀본문 – 이사야 42장 16절
“눈 먼 나의 백성을 내가 인도할 것인데, 그들이 한 번도 다니지 못한 길로 인도하겠다. 내가 그들 앞에 서서, 암흑을 광명으로 바꾸고, 거친 곳을 평탄하게 만들겠다. 이것은 내가 하는 약속이다. 반드시 지키겠다.”(새번역)
“내가 맹인들을 그들이 알지 못하는 길로 이끌며 그들이 알지 못하는 지름길로 인도하며 암흑이 그 앞에서 광명이 되게 하며 굽은 데를 곧게 할 것이라 내가 이 일을 행하여 그들을 버리지 아니하리니”(개역개정)
말씀묵상
우리는 사도신경을 통해 하늘과 땅을 만드신 하나님 ‘아버지’를 믿는다고 고백합니다. 하나님을 ‘아버지’라 부르지만 사실 영이신 하나님께 성별이 있을 수 없습니다. 하나님을 ‘아버지’라고 부르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그 분이 한 가정의 아버지처럼 권위와 능력을 가진 든든한 분이시기 때문이고, 다른 하나는 그처럼 권위 있는 분이 아버지처럼 우리를 사랑하시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성서는 종종 하나님을 여성, 특히 ‘어머니’의 이미지로 묘사하기도 합니다. 이사야서 42장이 그 하나의 예입니다.
본문에서 하나님은 “내가 해산하는 여인과 같이 부르짖겠다”(사42:14b)라고 말씀하십니다. 해산하는 여인은 숨을 헐떡이며 극한 고통 속에서 새 생명을 낳습니다. 하나님도 그렇게 아기를 낳고 계십니다. 그 아기는 바로 오랜 기간 바벨론 포로기를 거쳐 회복되고 있는 유대인들입니다.
유대인의 포로생활 50년 동안 하나님께서는 조용히 침묵하시며 참아 기다리셨습니다. 누군가는 하나님의 능력이 바벨론의 신 마르둑보다 약하다고 조롱했고, 누군가는 하나님의 존재 자체를 부정했습니다. 그런 가운데서도 하나님은 마치 해산할 때까지 인내하며 생명을 키우는 임산부처럼 계셨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해산의 날이 되었을 때, 곧 하나님을 참으로 믿고 따르는 새로운 백성이 탄생하게 되었을 때 하나님은 그분의 뜻과 그분의 백성을 가로막던 세력을 방치하지 않으셨지요. 그분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내가 큰 산과 작은 산을 황폐하게 하고, 그 초목들을 모두 시들게 하겠다. 강들을 사막으로 만들겠고, 호수를 말리겠다.”(15절).
반면 그분의 백성에게는 이런 말씀을 하십니다. “눈 먼 나의 백성을 내가 인도할 것인데, 내가 그들 앞에 서서, 암흑을 광명으로 바꾸고, 거친 곳을 평탄하게 만들겠다.”(16절). 여기서 ‘눈 먼 백성’은 앞길을 제대로 분별하지 못하는 어리석은 사람들을 가리킵니다. 새롭게 다시 태어날 그분의 백성은 그들이 전혀 알지 못한 매우 놀랍고 기적적인 방법으로, 또한 한 번도 다닌 적이 없는 길로 인도받아 약속의 땅으로 돌아갈 것입니다. 하나님은 이 과정에서 흑암을 광명으로 바꾸고 거친 곳을 평탄하게 할 것이라고 약속하십니다.
보아도 보지 못하고 들어도 깨닫지 못하는 눈 먼 백성을 하나님은 포기하지 않으시고 끝까지 인도하십니다. 이 말씀을 통해 우리는 하나님의 사랑과 인간의 부족함을 동시에 봅니다. 그리고 오직 주님께서 우리를 불쌍히 여겨주시길 기도합니다.
함께 드리는 기도
주님, 주님은 우리가 감히 셀 수 없는 큰 은혜로 우리를 대하십니다. 우리가 무슨 말을 더하겠습니까? 주님은 우리의 배신을 아시고도 우리에게 다가오십니다. 우리가 무슨 말로 변명을 하겠습니까? 주님은 우리가 어리석어도 우리에게 길을 보이시고, 우리가 눈을 감아도 보여주시며, 우리가 귀를 막아도 소리 높여 돌아오라고 권하십니다. 우리가 무슨 말을 하겠습니까? 주님, 우리를 불쌍히 여겨 주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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