잿빛 하늘, 물색, 습도까지 싹 다 드루와. am9시에 일어나 양평 내장 탕을
한 그릇 때리고 별 내로 물건을 가지러 나갔어요. 첫 번째 질감 있는 콘솔
(50.000)입니다. 41살짜리 신랑이 콘솔을 가지고 내려왔고 발목 흔들림
때문에 2만원을 D. C, 어리어리 한 여성분이 천사 인형 5개를 서비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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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져다주었어요. “열심히 살겠습니다!” 미술 하냐고 물었더니 어찌 알았냐고
되물었어요. ‘질감 있는 콘솔’이란 단어가 전문용어라고 했더니 웃더이다.
남편이 41살 이고 여성은 에스더 나이 정도 보입니다. 뭐 먹고 사냐고 묻자
진 접에서 ‘다육이‘를 키운다고 하대요. 다육이 키워서 밥 먹고 살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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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시 고생시키지 말고 열심히 살아라. 개놈 자식아! 다음 코스는 14K 체인
(250.000)입니다. 남편이 자다가 각시 반지 가지고 왔어요. 물건 받고 바이,
바이! 마지막 코스는 신발장(40.000)입니다. 신랑각시가 쪼르르 나온 것이
생전 사람 구경을 못한 커플 같습니다. 하우 올 아유? 신랑이 31살,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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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가 34살이라고 했는데 에스더보다 더 어려보입니다. 신부는 이따금 공방에
나가고 서방은 렌터카 리스를 한다는데 둘 다 방글라대시 하는 눈칩니다.
진심으로 걱정이 되어서 무슨 과를 나왔냐고 물었더니 청주 대 디자인과를
졸업했다고 하더이다. 전공을 했으면 돈을 받아야지 아직도 돈을 주고 공방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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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면 쓰냐고 야단을 쳤더니 나중에 우리 숍에 한 번 놀러온다고 합디다.
에예공! 지금 대한민국 미술과 젊은이 2명을 만났는데 결코 핑크빛 인생처럼
보이지가 않더구나. 대학에서 고기 잡는 도구를 만들었으니 이 도구를 활용해
삶이라는 고기를 잡아야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 물론 도구가 아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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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도 어부가 도구를 사용해 ‘가치’라는 고기를 잡지 않으면 의미가 없을
것이다. 이때 어부의 ‘마인드’가 월척의 사이즈를 정하지 않을까? 승용차에
신발장 2개와 콘솔 한 개를 어찌 실었냐고 물어보지 마시라. 구겨 넣은 물건
은 어찌 꺼낼 거냐고? 걱정 마시라. 저는 8자 장롱도 혼자 옮기는 놈입니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사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