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cience 1992년, 연구자들은 지구 최초의 생명체 흔적일지도 모르는 증거를 발견했다. 호주의 암석에 각인된, 현미경으로만 볼 수 있는 35억 년 전의 '구불구불한 형체'를 발견한 것이다. 그러나 그 이후, 과학자들은 '그게 정말로 고대 미생물의 흔적인지', '설사 미생물의 흔적이라 하더라도 그렇게 오래된 것인지'를 놓고 논쟁을 벌여왔다. 이제 그 미화석(microfossil)을 포괄적으로 분석한 결과, "그 형성물이 실제로 고대의 미생물이며, 제법 복잡한 것으로 봐서 지구의 생명체는 그보다 5억 년 앞선 40억 년임에 틀림없다"는 의견이 제시되었다.
"이번 연구에 따르면 그 초기 미생물은 놀랍도록 정교해서, 광합성과 그 밖의 (에너지 획득에 필요한) 화학과정이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라고 호주 커튼 대학교의 버거 라스무센 박사(지구생물학)는 말했다. "이번 연구를 계기로 하여, 많은 연구자들이 호주의 암석에 달려들어 이번 결과를 지지하거나 부인할 수 있는 데이터를 찾게 될 것이다"라고 캔자스 대학교 로렌스 캠퍼스의 앨리슨 올코트 마셜 박사(지구생물학)는 말했다. 마셜 박사는 이번 연구에 관여하지 않았다.
호주에서 미화석을 발견했던 UCLA의 윌리엄 쇼프 박사(고생물학)는 이번 연구를 위해, 위스콘신 대학교의 존 밸리 박사(지구과학)와 팀을 이루었다. 밸리 박사는 하나의 샘플 속에서 상이한 형태의 탄소비율을 결정하는 SIMS(secondary ion mass spectrometry)라는 분석기법의 전문가인데, 이 분석은 샘플의 유기물 여부를 측정하는 데 있어서 핵심적인 부분이다.
쇼프 박사는 화석이 포함된 암석의 박편(slice)을 현미경으로 4개월 간 들여다본 끝에, SIMS로 접근하기에 충분한 표본을 포함한 화석을 찾아냈다. 그 표본에는 11개의 미화석이 들어있었는데, 형태와 크기의 다양성을 감안할 때 다섯 종(種)의 미생물을 나타내는 것으로 보였다. 또한 그는 비교분석을 위해, 화석으로 추정되는 것이 전혀 포함되지 않은 표본도 추가로 확보했다.
쇼프와 밸리가 이끄는 연구진은 SIMS를 통해 여러 가지 독특한 탄소동위원소비율(carbon ratio)을 탐지하여, 12월 18일 《미 학술원회보(PNAS)》에 발표했다(참고 1). 첫째로, 두 가지 유형의 미화석이 현대의 세균과 동일한 탄소동위원소비율을 갖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는데, 그 세균은 빛을 이용하여 (활동에 필요한) 탄소화합물을 만드는, 일종의 원시광합성(산소를 사용하지 않는 광합성)을 하는 세균이다. 둘째로, 다른 두 가지 미화석은 고균(archaea)과 동일한 탄소동위원소비율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고균은 메탄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며, 다세포생물의 탄생에 결정적으로 기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미화석의 탄소동위원소비율은 대사의 일부로서 메탄을 생성했던 것으로 추정되었다.
"그밖에도 상이한 탄소동위원소비율들이 많아, 호주에서 발견된 화석들이 진짜 화석이라는 심증을 굳게 한다. 무기적 과정(inorganic process)이 그 구불구불한 화석을 만들었다면, 탄소동위원소 비율들이 모두 똑같을 것이다"라고 쇼프 박사는 말했다. "35억 년 전에 미생물들이 그렇게 다양했다면, 지구의 생명사는 40억 년으로 연장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그는 덧붙였다. 종래에도 다른 연구자들이 그에 비견되는 생명의 징후를 제시한 적이 있지만(참고 2), 쇼프 박사의 발견보다 더 큰 논쟁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세구조(microstructure)가 생물학적이라는 아이디어에 힘을 실어줬다"라고 라스무센 박사는 동의했다. 그러나 그는 미화석의 보존상태가 불량했을지도 모른다고 우려한다. '그 암석에 각인된 흔적은 화석이 아니며, 지질학적 과정의 산물이다'라고 주장하는 올코트 마셜 박사는 더욱 비판적이다. "이번 분석기법은 오류가 너무 많아, 암석 속에 상이한 미생물들이 존재했다고 말하기에 불충분하다"라고 그는 말했다.
그러나 SIMS의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연구진은 매우 신중하고 잘 설계된 실험을 수행했다. 그들은 모든 눈금을 적절히 조정했다"라고 워싱턴 대학교의 라라 갬블 박사(화학)는 논평했다. 갬블 박사는 이번 연구에 관여하지 않았다.
라스무센 박사는 후속연구를 통해 좀 더 많은 미화석들이 분석되기를 바라고 있다. "우리가 가장 오래된 생물의 흔적을 찾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번 연구를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 화성과 그 너머의 천체를 바라보고 있는 이때, 지구상에 남아있는 고대의 생물학적 특징(biosignature)을 인식하는 기법을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라고 그는 말했다.
※ 참고문헌 1. http://www.pnas.org/cgi/doi/10.1073/pnas.1718063115 2. http://www.sciencemag.org/news/2015/10/scientists-may-have-found-earliest-evidence-life-earth
※ 출처: Science www.sciencemag.org/news/2017/12/life-may-have-originated-earth-4-billion-years-ago-study-controversial-fossils-suggest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