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날,
이른 아침에 여길 왔습니다.
저 탑을 오르겠다는 것은 아니고,
여길 출발 하여,
산으로 가려고 합니다.
얼마 전에도,
여기에서 출발하여,
비수구미 계곡을,
편안한 마음으로 다녀왔는데...
오늘도,
편한 산행을 기대하며,
잠실역을 출발했습니다.
산행 들머리에,
서울을 출발하고,
50분 만에 도착했습니다.
정확한 위치는 모르겠고,
아직 잠도 깨지 않았는데,
산객들은 서둘러 산행을 준비하고 있네요!!!
참고로,
오늘 산행은,
유명산에서 용문산을 가는 것이 목표입니다,
산행 안내판에는,
한강기맥 용문산권역이라고 하고...
가는 경로는,
소구니산 -> 유명산 -> 용문산 -> 단월산 -> 비슬고개이고,
거리는 약 22Km입니다.
겁도 없이 덤빈 이유는,
지도에서 볼 때 비교적 높은 산이 없고,
경사가 완만해 보여서 철없이 도전했으나...
초반,
주 능선에 오르기까지,
잠시 어려움은 있었지만...
이런 능선엘 오르니,
경사도 완만하고,
걷기에는 부담이 없었는데...
오전 9시를 지나면서,
기온이 30도 가까이 오르면서,
서서히 지옥체험이 시작되었고...
초반이라서,
길가에 털귀신(솜귀신) 그물버섯도 보면서,
한가롭게 걸었는데...
머지않아서,
어마무시한 고통이 닥칠 것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네요!!
참고로,
털귀신 버섯은,
독성은 없으며 맛은 담백하고,
생식보다는 버섯볶음요리로 일품이라고...
능선 길이다 보니,
완전한 그늘은 없고,
해가 비교적 많이 들어오는데...
이때쯤,
온몸은 땀으로 범벅이 되었고...
암튼,
어렵지 않은 구간을,
정말 어렵게 올랐습니다.
한 시간 남짓 걸어서,
벌써 소구니산에 도착을 했고...
아직까지,
가방에 물도 많고,
체력도 견딜만해서,
어렵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는데...
땀으로 인해,
급격한 체력 저하는,
어찌할 도리가 없었습니다.
소구니산에서,
유명산으로 이어지는 구간은,
비교적 그늘이 많아서 좋았고...
물론,
흐르는 땀은,
어쩔 도리가 없었지만...
수풀이 우거져서,
걷기가 좋았다는 의미입니다.
기온은 점차 오르지만,
산에 바람이 솔솔 불어오면,
그렇게 덥다는 생각은 없었습니다.
그래서,
다가올 지옥을 모른 채,
여유롭게 걸었고...
한 가지 단점은,
숲에 자라는 나무는,
오래된 고목이 한 그루도 없었고...
오전 9시 50분에,
유명산에 도착했습니다.
3Km는 넘게 걸었는데,
시간이 조금 지체되고...
그래도,
5시까지 목적지에 도착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했으나...
용문산은,
구름 속에 가려서,
보이지도 않네요!!!
유명산에서,
저기까지 걸어야 한다는 것이,
정말로 난감하기만...
더구나,
저기가 오늘 걷는 구간의,
절반 지점이라는 사실...
암튼,
여기까지 왔으니,
정상석에서 인증은 하고...
이 산도,
결코 낮은 산이 아닌데,
사람들이 너무 편하게 생각하는데...
그 이유는,
잠시 뒤에 자세하게 설명을...
산에는,
구름이 밀려와서,
마치 불이라도 난 것처럼 보이고...
가끔 시원한 바람이 불면,
산행하기에 최악의 조건은 아니었으나...
지금부터 이어지는 길은,
산객들은 지옥으로 이끌었고...
아직은,
하늘에 구름이 있어,
뜨겁다는 생각은 못했는데...
먹구름이,
점차 연해지더니,
하늘은 해님이 활짝 웃고...
유명산은,
나무는 어딜 가고,
온통 잡목과 잡초뿐이고...
심지어,
산 정상에 이런 중장비가,
3대가 모여서 작업을 하고 있는데...
얼마 전 내린 비로,
길이 움푹 파인 구간을,
말끔하게 정비하고 있는데...
등산로가,
이런 길을 따라서,
5Km 이상 걸어야 한다는 것...
유명산 정상은,
페러글라이딩을 위한,
활공장이 3곳이나 있습니다.
그래서,
산 정상 부근의 모든 나무는,
깔끔하게 정리가 되었고...
암튼,
나무가 한 그루도 없는 길을,
뙤약볕을 쬐면서 걸어야 했고...
유명산을 지나서,
임도를 걸어 가는데도,
갈수록 햇살이 강해지는데...
산길이 힘든 것이 아니라,
땀을 너무 흘리다 보니,
몸에서 진이 빠져나가는 느낌이고...
암튼,
앞에 가는 산꾼에게 뒤지지 않기 위하여,
죽을 둥 살 둥 뒤를 쫓았고...
11시가 조금 못되었는데,
중간 배넘이고개에 도착을...
너무 힘들어서,
뭐라도 먹고 가려했지만,
너무 힘든 관계로 먹을 수가 없었고...
암튼,
물만 한 모금 축이고서,
부리나케 일행의 뒤를 따랐고...
용문산까지는,
4Km 이상 걸어야 하는데...
조금 전 등산로는,
길은 쉽고 넓지만,
햇살이 문제였는데...
여기는,
길은 숲으로 이어지지만,
인적이 없는 자갈길을 걸어야 하고,
끝없이 오르막이 어어지므로...
그나마 다행은,
햇살이 없으니,
땀은 훨씬 줄었는데...
잠시 쉬다 보니,
같이 왔던 일행들은,
바람처럼 사라져 버렸고...
여기는 초행이라서,
조금은 걱정이 되는데,
지도에도 등산로 표시는 없었고...
일단,
희미한 등산로를 다라서,
정말 부지런히 올랐는데...
아무리 걸어도,
일행의 흔적은 보이질 않네요!!!
고개를 지나고,
1Km 남짓을 어려웠지만,
그 이후로 경사가 급하지 않으니,
모두들 바람처럼 산을 달리고 있나 봅니다.
정말로 열심히 왔는데,
갑자기 이런 공간이 눈앞에 펼쳐지고...
건물을 보니,
드디어 용문산에 왔다는 안도와 함께,
몸에 긴장도 풀리고...
참고로,
용문산은 5번째 오지만,
이쪽으로 오는 것은 처음이라 긴장을 했고...
이곳에서,
물을 얼마나 맛있게 먹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샘물도 아니고,
수풀 사이로 흐르는 그냥 꼬랑물인데...
갈증이 심해서 그런지,
얼음처럼 차가웠고,
꿀처럼 달콤했네요.
등산로에,
여로꽃이 피었는데...
그런데,
여로는 보라색인데,
이 녀석은 푸른색이네요!!!
확인해 보니,
푸른색 여로도 있고,
흰색 여로도 있다고 합니다. ㅎㅎ
여름이라서,
마타리가 지천으로 피었는데...
이 꽃을 보면,
오래전 호랑이가 사는 산에서 보았던,
그곳의 마타리가 생각나고...
지금은,
전쟁 중인 관계로,
라조에 있는 호랑이 부름 국립공원이 그립기만...
용문산 전망대에서,
사나사 계곡을 바라보니,
여기도 감회가 새롭고...
불과 1년 전에,
천둥과 번개를 뚫고서,
이 계곡을 내려간 경험이 있는데...
문득,
그때 같이 했던 일행들이 생각나서...
산에는,
동자꽃과 함께,
둥근이질풀이 지천으로 피었고...
풀의 이름을 보면,
마치 독성이 강한 못된 풀처럼 보이지만...
소화기능에 좋은,
약초로 사용한다고 합니다.
한여름 땡볕에,
이런 급경사를 오르려고 하니,
정말 죽을 맛이었고...
지금까지 걸으면서,
땀을 너무 흘렸더니,
몸은 기진맥진이고...
암튼,
죽지 않기 위하여,
나무그늘을 찾아 가는데...
나무 그늘에 도착해서,
드디어 주저앉고 말았습니다.
집을 나서면서,
바나나 4개와 초콜릿 조금 챙겼는데...
너무 힘드니,
초콜릿은 고사하고,
바나나 한 개를 겨우 먹었고...
불과 1년 전에,
저 움막에서 천둥소리와 함께,
막걸리를 비웠는데...
1년이 지나고,
다시 찾아오니,
전혀 색다른 보습으로 반겨주네요!!!
암튼,
이제는 용문산을 찍고서,
내려가면 되는데...
여기는,
용문산에서 바라본,
용문사 방향입니다.
날씨는 좋은데,
좋은 것이 지나치니,
나에게는 독이 되어 돌아오고...
암튼,
산행 당일,
양평 기온이 36도를 찍었다는 소식이...
그늘도 없고,
오로지 햇살만 가득한 정상은,
너무나 황량하기만...
나에게 이 장소는,
단 한 번도 편하게 오른 적이 없는,
악몽 같은 장소입니다.
이번도,
예외 없이,
무더위가 괴롭혔고...
더 이상 걸을 수 없어서,
나무 데크에 그냥 주저앉았습니다.
집을 나서면서,
게토레이 1.5리터와,
생수를 보온병에 가득 챙겨 왔는데...
이제는,
모두 떨어지고,
500 미리짜리 미지근한 물만 남았고...
여기는,
용문산에서 내려가는 갈림길입니다..
날이 덥거나,
체력에 한계가 있다면,
여기에서 용문사 방향으로 가면 되는데...
분명히,
정말 힘들었는데,
객기에 한강지맥을 걷는다고 했고...
한강지맥 코스는,
길도 희미할 뿐만 아니라,
사람의 왕래가 없으니 수풀이 우거져 있고...
더구나,
길은 미끄러워서,
삐끗하면 미끄러지기 일쑤였고...
암튼,
이때라도 발길을 돌려서,
편하게 지하철 타고 집으로 갔어야 했는데...
등산로는,
주변을 조망할 곳도 없고,
힘이 빠져서 무작정 땅만 보고 걸어야 합니다.
덕분에,
한강지맥에 핀 버섯은,
모두 눈을 맞춘 듯...
덕분에,
식용이 가능한 껄껄이그물버섯이,
이렇게 큰 녀석도 만났고...
한강지맥은,
일부 유명한 구간은 등산로가 좋으나,
대부분 이런 모습이었습니다.
물론,
160Km 중 20Km만 걸었지만,
나머지 구간도 이와 동일한 모습일 듯하고...
암튼,
길도 희미한데,
물도 모자란 상황에서,
무작정 걸어야만 했고...
이주 가끔,
정말 가끔 나타난 이정표는,
내가 알 수 없는 내용으로 표시됐고...
오래전에,
철조망이 있었는지 모르지만,
어떤 의미인지는 지금도 모르겠네요!!!
암튼,
아직도 7.5Km 이상 남았는데,
자꾸만 다리에서 근육 경련이 생기고...
암회색광대버섯인데,
이렇게 큰 녀석이 있을 줄은 몰랐고.,..
더구나,
독은 있지만,
데쳐 먹으면 식감도 좋다고 하는데...
힘이 없고,
버섯이 너무 커서,
도저히 따서 들고 올 수가 없었고...
버섯을 핑계로,
잠시 쉬고 있는데,
한 무리의 산꾼들이 나를 앞질러 가는데...
산꾼을 따라가야 하는데,
올망졸망한 산들이 끝없이 이어지니,
오르막을 도저히 따라갈 수가 없었고...
기억에는,
용문산을 지나고,
700미터가 넘는 봉우리를 10개쯤 지난 듯...
너무 힘들어서,
길가에 주져 앉았습니다.
그런데,
흰 가시광대버섯(닭다리버섯)이,
순백의 비소로 반겨주고...
조금 더 힘내라며,
응원을 하지만,
그저 귓전에 맴돌 뿐...
용문산을 지나고,
7Km를 걷는 동안,
유일한 조망점입니다.
그나마,
탁 트인 공간을 보니,
숨통이 트이는 듯한데...
이전 장소라면,
바람이라도 불 듯 하지만,
날씨는 숨이 막히도록 고요하기만...
이 막대기를 부여잡고,
10분 이상 머물렀습니다.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두 다리에 경련이 너무 심해서,
도저히 걸을 수가 없었네요!!!
암튼,
지나친 탈수로 인해,
온몸에서 경련이 일어나서 설 수가 없었고...
마지막 봉우리라서,
젖 먹던 힘까지 짜내보지만...
오르막을 오르다 보니,
다리에는 감각이 점차 무뎌지고,
근육 경련은 복근까지 이어지고...
암튼,
멀리 보이는 산꾼에게,
물 반모금 뺏어 먹고서,
네발로 기어서 올랐습니다.
드디어,
20.5Km를 걸어서,
마지막 봉우리인 싸리봉에 도착했는데...
도저히 걸을 수가 없는데,
시간은 오후 5시 10분을 지나고 있고...
마감 시간이,
오후 5시 30분인데,
내 다리는 전혀 움직일 기미가 없네요.
어르고 달래서,
이럼 모습의 내리막을 걸어 보는데...
내리막 길이,
정말 험했는데,
사진으로는 한 장도 담지 못했고...
왜냐하면,
가파른 구간에서 다리에 힘이 풀려서,
걷는 것을 빼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어서...
죽을힘을 다해서,
목적지에 도착을 했는데...
도착시간은,
5시 40분을 지났고...
차가 없을 까봐,
부리나케 달려갔는데...
나를 빼고,
진정한 산꾼들은 모두 한자리에...
너무 힘들어서,
도저히 차에 탈 수가 없다고 하고,
정자 한켠에서 5분간 기절을 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안부를 물었지만,
눈에 뵈는 것도 없고,
귀에 들리는 것이 하나도 없었고...
사람을 살려야 한다며,
10분 뒤에 출발하기로 하고,
나에게 쉴 수 있는 시간을 줬는데...
더 고마운 것은,
같이 했던 산객이,
얼음물도 한 모금 주고,
이렇게 귀한 수박까지 한 조각 건네주네요!!!
내가,
나이도 젊고 체력도 자신했지만,
70에 가까운 아주머니 아저씨들에게는 어림도 없네요!!!
드디어,
출발 장소에 왔는데...
차에서 기절을 했더니,
여길 어떻게 왔는지 아무런 기억이 없고...
더구나,
서울에 도착할 때면,
어딘가에 연락해서 술집으로 갔지만,
오늘은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서 집으로 발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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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이면,
술도 많고,
유흥문화도 엄청 좋은데...
모든 것은,
체력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절실하게 깨달았고...
암튼,
정말 많은 도움을 준 분들께,
다음에는 술 한병 드려야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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