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복음 8 : 20
예수께서 이르시되 여우도 굴이 있고 공중의 새도 거처가 있으되 인자는 머리 둘 곳이 없다 하시더라
예수께서는 자신을 에워싸는 무리들을 보시고 반가이 다가가지 않으시고 오히려 건너편으로 건너가셨습니다. 다양한 욕망들을 품고 다가오는 사람들, 간절한 눈빛들과 손길들에 온몸이 지쳐 녹아내리지 않도록 예수님 스스로 조절을 하시는 것 같습니다.
어디로 따르겠다는 서기관에게 예수님께서는 문득 인자는 머리 둘 곳이 없다는 현실적인 상황을 알려 주십니다. 또 한 제자가 먼저 아버지의 장례를 치르고 나서 따르겠다고 하자 예수님께서는 허락하지 않으시고 오직 자신을 따르라고 말씀하십니다. 사람들이 생각하기에 그 정도는 기본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제자에게는 기본이 아닐 수 있습니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기본적으로 필요한 집을 갖지 못할 수도 있고, 사람이라면 가본적으로 해야 되는 아버지의 장례마저도 치르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이렇듯 예수를 따르는 제자의 삶은 남들이 가진 것, 누리는 것을 하지 못할뿐더러 꼭 해야 하는 도리조차 못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제자의 삶이 이런것인가 봅니다. 내가 누리는 일상의 삶에 '제자의 삶'을 더하기는 불가능합니다.
'제자의 삶' 속에는 어쩌면 집이 없거나 사람의 도리가 빠질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따르겠느냐?"고 주님께서 물어보시는 것 같아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오늘도 주님 앞에 섭니다. 일상의 삶을 버리고 제자의 삶을 살아가겠다는 믿음을 가지고 살아가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