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여행 인터넷 언론 ・ 2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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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필자는 매우 특별한 작가의 정령(?)을 만났다!
3년 전....
이 지긋지긋한 더럽고 추한 세상을 떠나, 천국으로 가며 고스란히 남겨놓은 유작(遺作) 40여점의 매우 특별한 전시.
"박춘옥, Park Choon Ock 시간의 경계를 넘어서.....".
전시가 열리고 있는 ‘인사아트센타 5층’은 그윽한 영혼의 훈향(薰香)이 풍겨오는 듯, 필자의 온 몸으로 스며들고 있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녀의 작품 하나하나에 떠밀려 들어가듯, 오랜 동안 응시하고 응시할 수밖에 없었다. 무슨 힘일까? 무슨 공감일까?
도대체 이 아티스트의 영혼은 무엇을 보았는가?
왜 저런 구도와 색감과 붓자욱으로 피사체(被寫體)를 대하고 있는 것일까?
삶과 죽음의 경계를 이미 알고 있는 것일까?
남편 감재환님은 회고(回顧)한다.
장두이가 만난 영혼의 아티스트 박춘옥, Park Choon Ock
“부산여대 유아교육학과를 나온 아내는, 아니 박춘옥은 이미 아티스트의 본능이었습니다. 피아노, 사물놀이, 기타연주, 미술 등 온갖 예술에 한번 빠지면 생사를 거는 열정과 집중력으로 가족 곁을 무언의 손짓으로 견디고 있었죠. 마치 성격은 삼국지에 나오는 장비에 마음은 한없는 현덕이랄까요? 제가 쓸데없이 아내를 자랑하는 게 아니고요. 아내지만, 정말 존경과 존엄함에 제가 서포트할 수 있는 모든 걸 후회없이 간단없이 했죠. 이렇게 일찍 생을 마감한 건 아마 모든 걸 쏟아 부어, 미련 없이 살았기 때문 아닐까 생각합니다....”
작가이자 아내 박춘옥 아티스트의 지난 일상(日常)을 더듬는 가운데, 눈가에 맺힌 촉촉한 방울방울.... 그것은 전시회 모든 작품에 고스란히 고여 있는 아트의 꽃이요, 땀방울처럼 내게 다가왔다.
박춘옥 작가에게 회화는 리듬이었다. 그래서 피아노를 그리고 우리 사물놀이 장단에 빠졌다. 청소년들에게 우리의 리듬, 우리의 맥박을 반드시 가르치며 공유하고자, 그녀는 청소년사물놀이단을 만들어 전국에서 공연을 갖기도 했다. 훌쩍 뉴욕으로 건너가 몇 개월이지만, 배움에 밤낮 구분 없이 온몸과 영혼을 불사르다 그녀는 아트病(?)에 걸린다.
“새로움에 대한 도전과 두려움이 전혀 없는, 보통 남자도 무서워 할 일을 거침없이 하는 거예요. 이 시대에 영어라는 세계 공통어 같은 어학을 배우기 위해 혼자가 아니라, 청소년들에게도 필요하다고 아이들과 외국으로 훌쩍 가서, 익히며 배우고 돌아오는 그 전념의 여정.... 전 감복했죠. 아내의 그런 영혼이 모든 작품 속에 또렷이 잊을 수 없는 흔적처럼 남아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오랜 동안 준비한 끝에 전시회를 마련했습니다.”
아티스트는 누구나 자신이 바라보는 삶의 궤적이다. 그 특별한 감성과 지성과 영성을 함께 녹여내는 무시무시한 작업, 웍샵(workshop). 그래서 아티스트는 세상을 섬뜩하게 희화(戱畵)하는 시각적 삐에로다.
안견 미술대전 대상, 대한민국 미술대전 특선, 목우회 미술대전 특선, 대한민국 회화대상전 최우수상, 대한민국 누드공모전 특선, 2014년 프랑스 앙드레말로협회 황금고양이상 수상, 프랑스 INTERNATIONAL DU PORTRAIT 초대전 등을 거친 특별한 아티스트 박춘옥.
“대학에서 회화과를 전공하지 않은 이유로 받아야 하는 어려움과 수모를 안고 견딘, 아내의 집념과 굳건한 믿음에 감탄할 뿐입니다.”
쓸데없는 교육으로 편견과 소아병적인 눈을 가진 아티스트들에게 박춘옥 작가는 과감히 인간들의 고집스런 편견안(偏見眼)에 구애 없는 자유로운 작업을 이어간 작가다. 교육조차 받지 않았음에도 최고의 회화 세계를 보여준 ‘앙리 루쏘’처럼 더 오래, 이 편견과 불평등한 인간 세상에 남아 작업을 계속했더라면, 매우 새로운 아트의 세계를 이뤘을 거라는 필자의 상상은 갤러리를 나올때까지 하나의 진한 화두(話頭)로 남아 맴돌았다.
천국에서 남편의 손에 만들어진 전시회, 그리고 그 전시회장을 찾는 필자 같은 보통인에게 그녀는 무슨 여백의 말을 할까......?
인사동을 돌아 종로 거리로 나서며, 필자는 잔뜩 찌프린 하늘을 우러러보았다. 그렇다 영혼의 세계... 영혼은 공기의 정처럼 우주를 덮고, 못다 한 여한(餘恨)을 토해내느라, 저렇게 찌프린 모습이거나 무섭게 더운 열기를 우리에게 쏟아내고 있는 것 아닌가!?
오랜만에 특별한 전시에 특별한 아티스트와의 만남이 있어, 다시 한 번 미술세계의 [미술여행]과 여정에 감사함을 느낀다.
고맙습니다. 박춘옥 작가님! 부디 내생(來生)에 멋진 남편과 재회(再會)하고, 더 무섭도록 뜻 깊은 비주얼의 세계를 우리의 망막에 부어주소서! 총총........
◆남편의 손에 만들어진 전시회 : <故 박춘옥 작가 유작(遺作)들>
8F 45.5 X38.0 Oil on Canvas 민소매 여인 (2014) L1030494 Img7973.jpg (20.45MB)
10P 53.0 X 40.9 Oil on Canvas 여인(2014) L1030308 Img7972.jpg (23.91MB)
20F 60.6 X 72.8 Acrylic on Canvas 깨어있는 초상 (2015) L1030063 Img7962.jpg (26.51MB)
20P 53.0 X 72.8 Oil on Canvas 엄마와 아이 (2017) L1030138 EDS_5075.jpg (17.58MB)
45.5 X 45.5 Oil on Canvas 연못 1(2011) L1030492 Img7967.jpg (20.75MB)
45.5 X 45.5 Oil on Canvas 연못 2( 2011) L1030489 Img7966.jpg (20.12MB)
50F 90.9 X 116.7 Oil on Canvas 그집 앞 (2010) L1030614 EDS_5110 액자.jpg (27.15MB)
50P 80.9 X 116.7 Acrylic on Canvas Monarisa Rhapsody (2015) L1030506 ~.jpg (31.98MB)
50P 80.9 X 116.7 Acrylic on Canvas 봄의 향기(2011) L1030042 EDS_5105 액자.jpg (26.74MB)
100F 130.3 X 162.1 Oil on Canvas 시~.jpg (23.21MB)
100F 162.1 X 130.3 Oil on Canvas 눈내린 당산 골목(2012) L1020900 EDS_5053.jpg (20.28MB)
100P 162.1 X 112.1 Acrylic on Canvas 유혹 그리고 나태 (2016) ~.jpg (22.17MB)
사진: 20F 72.8 X 60.6 Oil on Canvas 뉴욕 8 (2016) L1030069 Img79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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