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상황이든 간에, 병원에 가는 날은 긴장하게 됩니다.
'병원'과 '경찰서'는 안 가는 게 상책이다는 말이 있듯, 그런 곳은 가지 않을 수만 있으면 안 가는 게 좋은 거라서 그러겠지요.
오늘(28. 화)은 그동안 몇 달을(근 3개월) 끌었던 제 치아(이)를 해넣는 날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최종적으로 임플란트를 해 넣기 때문에, 오늘 이후에는 그 일에서 당분간 벗어나 있게 될 거라서지요.
근데요, 오직 임플란트를 마감하기만 하면(그 일 하나였다면) 조금 가벼운 마음으로 갈 수도 있었겠지요.
그런데 사실은... '혈액 검사'를 하는 날이기도 하다 보니,
어떤 결과가 있을까? 하는 불안감도 있었지만,
괜히 한다고 했다가, 혹시... 긁어 부스럼이 되지 않을까? 하는 복합적인 심정이었던 거지요.
제가 뜬금없이 '혈액검사'를 신청해 두었던 것은,
최근 몇 년 동안 국가에서 해 주는 '건강검진'에서, 무슨 일인지는 몰라도 '피검사'를 해주지 않아서,(이상하게 여기고 있었는데요.)
좋아서 하려는 건 아니었지만, 뭔가 찜찜해서(나이 들면서 자꾸만 혈압이 높아져서요. 그리고 제 '손떨림' 현상도 심해져서),
병원에 가는 김에(임플란트 문제로 최근에 자주 병원을 들락거리다 보니) 그 틈을 이용해서 한 번 받아보려고 제 자신이 신청을 해 놓았던 건데요,
그것도 제가 원한다고 바로 해 주는 게 아닌,
'가정의학과'에 진료를 신청한 뒤, 의사의 처방에 따라 할 수 있다기에,
지난번 치과에 갔을 때 하려다가 이번 주로 밀려나, 결국은 임플란트를 끝내는 날에 하게 됐던 건데요,
제가 최근에요, 병원에 갈 때마다... 혈압을 재보곤 하거든요?
혈압은 잴 때마다 달라진다기에, 병원에 들어갈 때와 진료를 받고 나올 때 두 번씩을 꼭 재보곤 해왔는데,
아니나 다를까, 잴 때마다 다 다른 수치가 나오드라구요.
그런데요, 평균적으로 보면, 140과 90 정도가 되는데,
조금 낮을 때는 130 선에서 80대고,
높을 때는 170, 100까지도 올라가드라구요.
(그러니 어느 수치를 기준으로 잡을지는 저 자신도 헷갈릴 수밖에요.)
근데요, 오늘 추운 아침...
본심은 나가기 싫었지만, 어쩌겠습니까?
이미 두 가지가 다 예약이 된 상태여서, '단식' 상태로... 아파트를 나섰지요.
그리고 다른 때처럼 병원에 도착한 뒤 한 10분 정도 안정을 취한 뒤 혈압을 재 보니,
웬걸?
오늘은 137. 83이 나오는 거 아니겠습니까?
이게 무슨 일이람? 저 자신도 많이 놀랐답니다. 최근에 쟀던 것 중 가장 좋았고, 어쩌면 이상적이기까지 해서요......
그래서 또 한 번 더 재보았답니다. 10분 쯤 지난 뒤에,
그랬더니 128. 87.
저도 믿기 어려웠습니다.
얘(혈압)가 미쳤나? 했지요.
아니, 오늘 병원 와서... 그 문제를 파악해보려고 했더니, 쫄았나? 시작도 하기 전인데, 바짝 엎드려서 이런 수치를 내 보내? 하지 않을 수 없었답니다.
지난 주에 치과 진료를 받고 돌아가기 직전에 받았던 검사에서는 170이 넘었었기에,
이거 큰일인데! 하고 가슴까지 철렁내려앉았었는데......
아무튼 그런 상황에서 가정의학과 의사 앞에 앉게 되었는데,
제 얘기를 들었던 의사는, 혈압은 잴 때마다 다르다면서도,
제 손떨림 현상에 대해선,
평소에 가만히 있을 때도 손이 떨린다면, '파킨슨씨병'을 의심해야겠지만,
저처럼, 밥을 먹으려 할 때거나 그림을 그릴 때 생긴 떨림은, '노화 현상'의 일부로 보는 게 옳고 굳이 '파킨슨씨 병'은 아닐 거라는 거 아니겠습니까?
(제 개인적으론 의사의 말보다 훨씬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그러면서도 혈액검사는 한 번 해 보자더군요.
그래서 '채혈실'에 가서 피를 뽑았는데,
(그 결과는 2시간 뒤에나 나온다기에, 거기에 맞춰 치과 예약과 조율해서 그렇게 시간 약속을 잡아두었기에)
그런 뒤 치과에 갔지요.
그리고 거기서도 오늘은 조금 복잡하고 길게 임플란트를 심어주었고,
새로운 이를 끼워맞춘 거라서 그런지 약간의 통증은 있었지만,(하루 정도는 그렇다네요.)
어쨌거나 말끔한 모습으로 돌아와있긴 한 것 같았습니다.(위)
오늘 이후론, 우스꽝스런 모습으로 타인을 접촉하지 않아도 된다는 거였지요.
물론 그에 따른 경제적인 지출은 있을 수밖에 없었지만, 저는 조금 싸게 한 것 같습니다.
(이 두 개는 보험이 되어 무료라 했던 것 같고, 하나의 비용만 지불했는데요, 제가 임플란트 총비용을 계산해두겠답시고 몇 차례 이런저런 지출내역(수납) 영수증을 모아왔는데요, 오늘로 총 마감이 되었는데도 저는 그 영수증들이 어디에 있는지도 정확히 모르고, 그것들을 챙겨 계산을 하게 될지는 더더욱 가능성이 없다는 걸 (스스로도) 잘 압니다. 제가 돈 문제에 그토록 불성실하답니다.(애착이 없어요.) 이 문제는 이제 끝났으니, 다시 되돌아보고 싶지 않다는 거지요. 그걸로, 끝!)
그래서 결과적으론 총 얼마가 들었는지는 잘 모른다는 거지요.
치과를 나오는데, 앞으로 6개월 뒤에나 한 번 나오라더군요.
그렇게 예약까지 잡혔으니, 병원 측에서 또 연락이 오면... 가게 되겠구요.
이제는 '혈액검사' 결과를 보러 가야 할 차례였지요.
그래서 갔더니 밀린 환자들 때문에, 저는 그 틈을 이용해서 다시 한 번 혈압을 재봤는데,
134. 83이 나왔습니다.
좌우간 이놈의 혈압이 오늘은 바짝 꼬리를 내린 모습이긴 했습니다.
결국 다시 의사 앞에 앉게 되었는데, 제가 들어가자마자(여의사였는데),
"오! 흠잡을 데 없는 수치들인데요?" 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활짝 웃으면서요.
(정작 웃을 사람은 전데, 저는 무덤덤했고)
"종합적으로 볼 때, 이 정도로 건강을 유지하신다면... 아무 문제가 없을 거 같아요, 아버님!" 하고 오히려 본인이 좋아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면서 그 메모지를 저에게 주던데(아래),
물론 나쁘진 않았습니다.
의사가(전문의일 텐데), 제가 건강하다는데 나쁠 리가 있겠습니까? 근데요, 저는,
그럴까? 하는 반신반의의 자세였는데요,
결과는 그렇게 나왔을지 모르지만, 제 혈압이... 170까지 올라가기도 했는데(그것도 1주일 전에), 그리고 여전히(아니 예전보다 더) 손이 떨려...
이러다, 오래 못 살겠구나...... 하기도 했는데(제 주변 사람들이 모두들, 제 손떨림 현상을 보면서는, "손 떨리는 게... 안 좋은 현상이라는데......" 하고 저보다 더 걱정해주는 실태라서요.),
유독(?), 의사만 좋아해서요.
근데, 거기에 기록된 '콜레스테롤 수치'를 알려줄 때는 저도 좋았습니다.
최근에 하도 제 혈압이 들쭉날쭉해서,
혈관에 '나쁜 콜레스테롤'이 가득한가 보다...... 하고 걱정했었는데, 더구나 내가 짭짤하면서도 칼칼한 음식을 좋아하다 보니 혈압이 높지 않을 수 없겠구나...... 할 수밖에 없었는데,
그렇지가 않은가 봐서요.
그러고 보면, 제 식습관이 까탈스러우면서도(이것저것 의외로 가리는 게 많아서) 잘 안 먹으려 하는 특성이 나쁘게 작용하지만은 않은 듯하드라구요.
'소식'인 것은 좋다고 하고(그렇다고 아주 소식은 아닌데) 술도 좋아하긴 하지만, 한국에선 '막걸리' 위주로 마시고 '맥주'는 아예 안 마시는 등, 최근엔 '폭음'은 절대 않거든요. 그러다 영영 술을 못 마실 것 같아서, 아주 약아빠지게(?) 술을 마시고 있어서요...... 그리고 남들 다 좋아하는 '커피'도 (평상시엔 거의)안 마시고, '콜라' '사이다' 등의 음료수는 거의 입에 대지 않고, 채식에 과일을 좋아하긴 하고, 고기는 먹긴 해도 그 횟수나 양이 적은 게 분명하고......
그리고 어차피 평생동안 자리가 잡혔던 식성이 갑자기 바뀔 리도 없으니, 이대로 먹고 살아도 건강은 어느 정도 유지는 될 것 같기도 하는 등,(짠음식을 조심해야 하는데, 그것도 잘 안 돼서 걱정이긴 합니다만)
제 식생활에는 큰 문제가 없는 듯하구요......
아, 또 한 가지!
이번 가을 들어 제가 두 차례 자전거를 타고 싸돌아다녔잖습니까?(위험을 감수하면서요.)
그런데 그것도 역시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한 것 같아(아무래도 힘들게 돌아다니다 보니, 근육이 붙어 근력이 여름보다는 조금 향상된 듯합니다. 사실, 저는 '건강'을 위해서 그랬던 건 아니고 '역마살' 때문에 그랬던 건데......), 다행이구요.
그래도 제 고개가 갸웃거려지는 건,
근데, 내가 정말... 건강하긴 한 걸까? 지금도 손가락엔 힘이 없어서, 뭔가 집으려고 하기만 하면 떨리고, 앉았다 일어나면 현기증도 나곤 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발걸음이 무겁지는 않았지만, 병원을 나오면서(쌔한 바람이 몹시 춥드라구요. 그래서 파카에 달렸던 모자를 뒤집어쓴 모습으로),
나 같은 사람(늙고 혼자 살면서 가난하기까지 한)이 건강이라도 해야지, 그렇잖으면 어떻게 살라고? 하면서 돌아왔답니다.
아, 그렇게... 인생의 또 한 단계가 지나갑니다.
일단 현 상태는 건강하다니(이빨 문제까지 마무리를 지었으니), 한 시름 놓았구요......
(원래, 이렇게 긴 얘기가 될 줄은 몰랐는데, 쓰다 보니 이렇게 길어졌네요......)
첫댓글 축하해야 한다고 할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잘 된일 아닌가요?
않았다 일어날때 어지러움은 직립성 어지럼이라고 하네요. 그건 건강에 큰 문제가 아니라고 하네요.
저도 가끔 않아다 일어나면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예, 축하받을 일이긴 하지요.
그리고 감사드립니다.
그렇지만 저는, 뭔가 의심쩍기만 해서요...(저는 제 건강에 자신이 없답니다.)